파라과이 도심에 울려 퍼진 아리랑 선율

posted Oct 14,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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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파라과이 아순시온의 쇼핑몰에서 있었던 '아리랑 플래시몹' <<유튜브 캡처>>

 

 


한인·현지인 함께 '아리랑 플래시몹'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파라과이 수도 아순시온의 한 대형 쇼핑몰. 분주히 오가는 사람들 틈에 첼로를 든 한국 여성이 갑자기 자리를 잡고 앉아 천천히 아리랑을 연주하기 시작한다. 쇼핑을 즐기던 사람들이 호기심에 삼삼오오 모여드는 사이 남성 바이올린 연주자가 동참하고 관객 속에 있던 연주자들이 하나둘 합류하면서 순식간에 수십 명의 오케스트라가 구성된다. 그들 뒤로 합창단까지 나와 웅장한 아리랑 공연을 펼친다.

 

최근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 '파라과이 아리랑 플래시몹' 영상이다.

 

게시 일주일 만에 9천 명가량이 본 이 영상에 담긴 깜짝 공연은 5개월 전인 지난 5월 11일 아순시온의 최대 쇼핑몰 '쇼핑 델 솔'에서 펼쳐진 플래시몹이다.

 

파라과이의 여러 한인 및 현지인과 함께 행사를 기획하고 영상을 제작해 공개한 김형민(24) 씨는 14일 연합뉴스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유네스코의 인류무형유산이 된 아리랑을 모두와 함께하고 싶었다"며 프로젝트 취지를 소개했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컴퓨터 분야 봉사단원으로 지난해 파라과이에 간 김씨는 같은 봉사단원, 한인 친구와 함께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아이디어가 떠오르고 나서 곧바로 편곡에 들어가 '파라과이 아리랑'을 만들고 장소와 참가자를 섭외해 기획 2주 만에 실행에 옮겼다.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으로 참여한 인원만도 모두 80여 명. 영상 제작을 위한 카메라는 6대가 동원됐다.

 

음악 봉사단원을 비롯한 KOICA 봉사단원과 한인들 외에 파라과이 국립음악원 사람들, 어린이 합창단, K팝 팬 등 많은 현지인도 동참해 완벽한 연주와 노래로 아리랑 공연을 만들어냈다.

 

김씨는 "특히 연습 장소부터 악기, 간식, 차량 제공까지 현지 한인 분들이 큰 도움을 주셨다"며 "한인 분들이 없었으면 프로젝트를 진행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감사를 전했다.

 

이날 행사는 아리랑을 처음 접하는 현지인들도 매료시켰지만 오랜만에 고국의 노래를 들은 한인들에게도 큰 감동을 줬다.

 

관객과 함께 아리랑을 따라 부르던 한인 할머니 세 명은 끝내 눈물을 흘렸고, 또 다른 한인도 "아리랑을 30년 만에 불러 본다"며 감격했다고 한다.

영상 공개와 함께 아리랑 플래시몹 행사는 마무리됐지만 이들의 '아리랑 알리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김씨는 "내년 2월 현지 오케스트라 NGO의 음악 캠프에서 '파라과이 아리랑'을 연주할 수 있도록 준비할 생각"이라며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지역의 특색에 맞는 모두의 아리랑이 만들어졌으면 한다"고 밝혔다.

지난 5월 파라과이 아순시온의 쇼핑몰에서 있었던 '아리랑 플래시몹' <<유튜브 캡처>>

 

mihye@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10/14 07:01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