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U-동부협력정상회의 앞두고 EU-러시아 갈등 고조>

posted Oct 13, 2013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우크라이나 EU 접근에 러' 반발…무역·국경통제 등 분쟁 확산

 

(브뤼셀=연합뉴스) 송병승 특파원 = 유럽연합(EU)과 우크라이나 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이 성사 단계에 이른 가운데 옛 소련권 국가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하려는 러시아와 유럽 동부로 권역을 확대하려는 EU 간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다음 달 28~29일 EU 순회의장국인 리투아니아의 수도 빌뉴스에서 열리는 'EU-동부 협력 프로그램' 정상회의에서 EU는 우크라이나와 FTA를 체결하고 포괄적인 정치·경제 협력 협정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러시아 정부는 잇따라 강력한 경고를 보내고 있다.

세르게이 이바노프 크렘린 행정실장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주도의 3국 관세동맹(러시아-벨라루스-카자흐스탄)에 참여하지 않고 EU와 FTA를 체결할 경우 좋지 않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세르게이 글라지예프 크렘린 경제고문은 12일 러시아 언론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가 EU와 협력 협정을 체결하면 우크라이나는 통상과 경제정책의 자주권을 상실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러시아는 표면적으로는 우크라이나가 EU에 가입할 경우 입게 될 경제적 손실을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로는 옛 소련의 핵심국이었던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영향권에서 벗어나게 되는 정치·외교적 손실을 더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등 옛 소련권 국가의 EU 접근을 저지하려는 러시아는 이들 국가에 제재를 가하는 등 압박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리투아니아 유제품의 품질과 안정성에 문제가 있다며 7일부터 러시아 소비자들의 권리와 식품 안전 관련 법률에 저촉되는 모든 제품의 수입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EU는 정치적인 동기로 리투아니아 유제품 수입을 중단한 러시아에 대해 '과잉조치'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EU 집행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러시아의 조치는 보건 문제가 아니라 정치적인 동기에서 이뤄졌다고 지적하고 EU는 리투아니아 유제품의 안정성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 성명은 "러시아의 기준은 과도하게 엄격한 것으로 과학적인 필요를 넘어섰다. 위험성과 방어 조치 사이에는 균형이 맞아야 한다"며 러시아 측의 조치를 비난했다.

 

러시아 세관은 지난달부터 리투아니아 제품에 대해 통관 검사를 강화했다. 이 때문에 러시아와 리투아니아 국경 지역 세관엔 상품을 실은 트럭들이 긴 행렬을 이루는 등 불편이 빚어졌다.

 

EU는 러시아의 리투아니아 제품에 국경 통관 검사가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을 위반한 것인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렐 데 휘흐트 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은 8일 유럽의회에 출석해 러시아 측에 리투아니아 트럭에 대한 국경 통관 검사 강화의 이유를 물었으나 아직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밝히고 이 문제를 오는 18일 제네바에서 열리는 WTO 회의에서 의제로 제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U는 또 러시아와의 자동차 관세분쟁을 WTO에 정식 제소하는 등 단호한 대응을 보이고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WTO의 분쟁해결 절차에 따라 러시아 측과 '협의와 조정'을 벌였으나 모두 실패로 돌아감에 따라 정식 제소 절차에 돌입했다고 10일 밝혔다.

 

앞서 EU 집행위는 지난 7월 러시아가 EU 산 자동차 수입에 부과하는 '재활용세'(recycling fee) 를 부당한 관세 장벽으로 간주하고 WTO의 분쟁해결 절차에 착수했다.

 

이후 EU와 러시아 측은 조정 절차를 진행했으나 아무런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

 

러시아는 지난해 8월 WTO의 156번째 회원국으로 가입함에 따라 WTO의 분쟁 해결 절차에 따라야 한다.

 

러시아의 WTO 가입 이후 EU가 정식으로 러시아를 제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U 집행위는 지난달 발표한 무역장벽보고서에서도 러시아를 대표적인 고율의 관세장벽 국가로 꼽는 등 러시아의 보호무역주의를 비판했다.

 

EU는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인 가스프롬의 반독점 위반 행위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는 러시아가 유럽 천연가스 공급을 거의 독점하면서 수반되는 폐해를 줄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EU 경쟁당국은 지난해 9월부터 가스프롬'의 중동부 유럽 내 반독점 위반 행위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캐서린 애슈턴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최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에 외무장관과 회담한 후 발표한 성명에서 "러시아 정부가 동부 파트너 국가들에 취한 무역 및 관세 조치에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러시아의 조치는 개별 국가가 국제법에 의거해 다른 국가와 관계를 설정하는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songbs@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10/13 21:39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