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호범 워싱턴주 상원의원 "내년 정계 은퇴하겠다"

posted Oct 12,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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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생을 입양인 위해 살겠다"…고국에 입양학교·연구소 건립도 추진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미주 한인 정치인 가운데 5선으로 최다선인 신호범(미국명 폴 신·78) 미국 워싱턴주 상원의원이 내년에 정계 은퇴할 뜻을 비쳤다.

 

지난 1992년 워싱턴주 하원의원에 당선하고, 1998년 상원으로 정치 무대를 옮겨 내리 5선을 기록한 신 의원은 11일 연합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오는 2014년 임기가 끝나면 정계에서 은퇴하겠다"며 "남은 생은 미국 내 12만 명에 달하는 입양 한인을 위해 살다가 마칠 것"이라고 밝혔다.

 

신 의원의 내년 정계 은퇴설은 공식 석상에서 지속적으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4선을 마치고 정계를 떠나려 했지만 당시 주 정부나 의회에서 한 번 더 해달라는 부탁이 있어 거절하지 못했다.

 

그는 지난 8일(현지시간) 프랭크 찹 주 하원의장, 밥 퍼거슨 주 법무장관, 메릴린 체이스 주 상원의원 등 주류 정치인과 100여 명의 유권자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신디 류 주 하원의원의 3선 출정식에서 은퇴 시기를 못 박았다.

 

"이번 출정식뿐만 아니라 다른 공식 행사에서도 계속 은퇴하겠다는 뜻을 밝혀왔습니다. 이제는 2선으로 물러나 신디 류 의원과 같은 유망한 한인 정치인을 육성하고, 토대를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해야지요."

 

신 의원은 "은퇴 후 미주 전역을 돌며 입양 한인들을 만나 꿈과 소망을 이야기하고 상처를 어루만져주는 일을 할 것"이라면서 "고국에는 독지가들의 도움을 얻어 부지를 매입, 입양학교를 세우고 연구소도 설립할 계획"이라고 계획을 펼쳐보였다.

 

그는 미주 한인 차세대 정치인 양성과 한미 관계 발전에도 이바지하겠다는 포부도 털어놓았다.

 

한미정치교육장학재단을 설립해 이사장을 맡은 신 의원은 오는 25일부터 사흘 동안 임용곤 전 오리건주 상원의원(세계한인정치인협회장)과 함께 시애틀 더블트리 호텔에서 '제3회 미주 한인 정치인 콘퍼런스 및 차세대 리더십 포럼'을 연다.

 

신 의원은 이날 포럼에서 차세대 30명에게 500달러씩 장학금을 전달할 예정이다. 또 우수 정치지망생을 선발해 6천 달러의 장학금을 지급한다.

 

경기도 파주시 금촌에서 태어나 고아로 자란 그는 6·25 때 미군부대에서 하우스보이를 하다가 18살 때 미군 군의관 레일 폴 박사에게 입양돼 이듬해 미국으로 건너갔다. 독학으로 중·고교 과정을 마친 뒤 브리검영대와 펜실베이니아대에서 국제관계학 석사, 워싱턴주립대에서 동아시아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메릴랜드대와 하와이대에서 교수로 재직한 신 의원은 1992년 정계에 입문해 워싱턴주 상원 부의장을 지내는 등 성공 신화를 써왔다.

 

한미정치교육 장학재단 이사장을 비롯해 센트럴 워싱턴대 이사, 세계입양인협회 고문, 러시아 극동기술대 명예교수, 중국 연변과학기술대 명예교수 등도 맡고 있다.

 

미국에서 인종차별을 해소하기 위해 헌신한 노력을 인정받아 2003년 '미국 최고 해외 이민자상' 수상자로 선정된 것을 비롯해 2006년 제1회 자랑스러운 한국인상, 2008년 미국 역사와 이민사회 발전에 공헌한 사람에게 주는 '앨리스 아일랜드상' 등을 받았다.

 

ghwang@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10/11 11:25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