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안익태 선생 손자 미구엘 익태 안 씨

posted Oct 11,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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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익태 선생 손자 미구엘 익태 안 씨
안익태 선생 손자 미구엘 익태 안 씨
(서울=연합뉴스) 김태종 기자 =애국가를 작곡한 안익태 선생의 손자인 미구엘 익태 안 씨는 11일 " 많은 사람이 애국가를 부르면서 그 순간만이라도 할아버지를 기억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유럽의 대형 여행사 북아시아 총괄 대표로 2년째 한국에서 거주하고 있는 미구엘 씨는 축구협회의 협조를 얻어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한국과 브라질의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을 가족들과 함께 관람한다. 2013. 10.11 taejong75@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태종 기자 = "축구 경기장에서 많은 사람이 애국가를 부르면서 그 순간만이라도 할아버지를 기억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한국과 브라질의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을 관람하는 데 축구팬들만큼이나 마음 설레는 이가 있다. 애국가를 작곡한 안익태 선생의 손자인 미구엘 익태 안(37) 씨가 바로 그다.

 

유럽의 대형 여행사 북아시아 총괄 대표로 2년째 한국에서 거주하고 있는 그는 안익태 선생의 세 딸 중 막내딸 아들이자, 여섯명의 손자·손녀 중 한 명이다.

 

미구엘 씨는 11일 "할아버지가 만드신 애국가가 여러 관중이 있는 곳에서 울려 퍼지며 직접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이벤트에 참석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기대했다.

 

그러면서 "할아버지가 어떤 분이셨다는 것을 사촌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축구협회에 관람 요청을 했는데, 사촌들이 한국에 올 수 없게 됐지만 가족들에게라도 애국가의 의미를 보여줄 수 있게 돼 기쁘다. 이런 기회를 만들어 준 축구협회에 감사하다"고 전했다.

 

미구엘 씨는 할아버지에 대한 직접적인 기억은 없다.

 

그가 태어나기 전인 1965년 할아버지가 돌아가셨기 때문이다. 그래도 어렸을 때 할머니와 함께 살면서 집안 곳곳에 붙어 있는 사진 속의 할아버지를 보며 누구보다 애국가에 대한 의미를 소중하게 키워왔다.

 

그는 "다른 나라의 국가(國歌)는 그 배경에 별다른 의미가 없지만, 애국가는 곡 자체에 역사가 배여 있다"며 "할아버지에게 애국가는 전부였고, 애국가는 노래로서의 의미보다 역사적인 의미가 더 있다고 평소에 가족들에게 말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이 매우 다이내믹하게 돌아가다 보니깐 젊은 세대들이 할아버지가 한국을 위해 어떤 일을 했는지 모르는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오늘의 한국이 있기 위해 여러 영웅이 있었고, 할아버지도 그들 중 한 명인 만큼 애국가를 부르는 순간이라도 기억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안익태 선생의 후손들은 2002년 월드컵이 끝난 이듬해인 2003년 애국가에 대한 저작권을 한국 정부에 기증했다.

 

그는 "월드컵 이후 애국가 이용이 많아지면서 할아버지가 애국가를 가족들이 아닌 한국을 위해 만드신 만큼 기증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며 당시 기증 배경을 설명했다.

 

그의 한국 거주는 이번이 세번째다. 1980년대 초 할머니와 어머니를 따라 2년여동안 살았고, 2003년부터는 2년여동안 한양대 국제대학원을 다녔다.

 

그는 "할아버지의 이름을 갖고, 한국에서 사는 것은 큰 책임"이라며 "내가 할아버지의 자손인지 아는 사람은 따뜻하게 대해 주신다"고 말했다. 그는 할아버지에 대한 존중의 마음을 간직하기 위해 '안익태'를 그대로 쓰고 있다.

 

미구엘 씨는 "할아버지가 애국가를 통해 한국을 알렸다면 여행을 통해서 한국을 알리는 것이 나의 일"이라며 "한국은 스페인처럼 관광업이 국가 산업 중 첫번째는 아니지만 많은 외국인들이 한국에 올 수 있도록 해서 관광업 분야의 매출을 늘릴 수 있도록 도움이 되는 것이 나의 일"이라고 한국에 대한 애정을 나타내기도 했다.

 

taejong75@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10/11 06:0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