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시대 양치' 인기검색어 뜨니 베끼는 기사 우르르

posted Oct 07,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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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뉴스 '검색어 기사'로 사이트 유입률 높여"

언론재단 '연예저널리즘 품질제고 방안' 보고서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 지난 7월5일 걸그룹 '소녀시대'의 태연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멤버들과 함께 양치질을 하는 동영상을 올렸다.

 

이 동영상은 당시에는 기사화되지 않았지만 나흘 뒤 갑자기 인터넷에 관련 기사가 쏟아졌다. '소녀시대 양치'가 인기 검색어 순위 10위에 오르면서 이른바 '검색어 기사'들이 봇물터지듯 양산됐기 때문이다.

 

7월 9일 오후 6시께 첫 기사가 나온 뒤 만 하루 동안 '소녀시대 양치'를 제목 전면에 내세운 기사가 17개나 쏟아졌고 이 검색어는 인기 검색어 순위 2위까지 올랐다.

 

검색어 기사는 실시간 검색어를 토대로 작성된 기사를 뜻한다. 기사가 이슈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슈가 기사를 만드는 방식으로 작성된 기사들이다.

 

이처럼 최근 포털 연예면에서 유행처럼 퍼지고 있는 검색어 기사를 비판적으로 분석한 보고서가 출간됐다.

 

7일 한국언론진흥재단이 펴낸 '국내 연예저널리즘의 현황과 품질제고 방안 연구'(책임연구 남재일 경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보고서는 이 같은 검색어 기사에 대해 "온라인 광고 노출과 사이트 유입률을 증가 시켜줄 수 있는 중요한 비지니스 모델이지만 언론이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무작정 끌려다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인쇄매체 광고시장이 침체돼 있는 상황에서 검색어 기사가 매력적일 수 있으며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시장을 전환하는데 좋은 주춧돌이 될 수도 있다"며 "하지만 검색어를 통한 기사 노출에만 지나치게 매몰돼 표절에 가까운 기사를 양산하는 것은 언론의 역할과 부합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소녀시대 양치' 관련 기사의 경우 최초로 출고된 기사와 이후의 기사는 내용상의 차이가 발견되지 않을 정도로 유사했다. 문장 수에서 차이는 있었지만 전체적인 기사 흐름이 상당 부분 유사했고 동일한 단어와 표현이 사용되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은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인터넷 매체나 종이신문의 인터넷판인 언론사 닷컴이나 마찬가지였다. 조사 대상에는 인터넷 매체와 언론사 닷컴 모두 포함됐다.

 

TV 프로그램 방송 후 프로그램 내용을 단순히 소개하는 연예 기사들이 쏟아지는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7월24일 방송된 SBS[034120] 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와 관련해서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13개 매체의 41개 기사가 게재됐다. 이 중 38건(92.7%)이 드라마 내용을 단순히 소개하는 것이었다. 반면 드라마에 대한 평가나 시청자 의견 등을 담고 있는 기사는 3건에 불과했다.

 

관련 기사의 절반이 넘는 21건(51.2%)은 방송이 아직 끝나기도 전에 올라온 기사였고, 2건을 제외한 39건(95.1%)은 방송이 끝난 뒤 30분도 안돼 게재됐다.

 

보고서는 "연예저널리즘의 가십화를 개선하려면 인터넷 연예매체가 자발적으로 뉴스의 질을 높이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며 "기자교육을 강화하고 열악한 노동조건을 개선해 기본적인 토양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연예저널리즘의 정론화를 위한 방안으로 ▲ 양질의 기사 생산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포털의 편집 정책 변화 ▲ 연예뉴스에 대한 종합일간지의 저널리즘적 개입 ▲ 연예매체 기자들의 노동조건, 기사생산 관행 개선을 제안했다.

 

 

bkkim@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10/07 06:11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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