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삼성 KS 3연패 vs '서울'의 반란…가을 잔치 8일 개막

posted Oct 06, 2013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뷰어로 보기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삼성 3년연속 한국시리즈 직행<<연합뉴스DB>>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어느 해보다 많은 이야깃거리를 지닌 2013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이 8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넥센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의 준플레이오프(5전3승제)를 시작으로 화려한 막을 올린다.

 

정규리그 최종일인 5일 서울과 대전에서 환희와 탄식이 동시에 교차한 가운데 '가을 잔치' 대진이 비로소 완성됐다.

 

프로야구 출범 이후 최초로 정규리그 3연패를 달성한 삼성 라이온즈가 정규리그 1위로 한국시리즈에 선착했고, 11년 만에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은 LG 트윈스가 2위 혈전에서 기적 같은 역전을 일궈내고 플레이오프(PO) 직행권을 따냈다.

최하위 한화 이글스에 발목이 잡힌 넥센은 2위에서 3위로 추락했고, LG와의 2위 결정전에서 패한 두산 베어스가 4위로 정규리그를 마쳤다.

 

3·4위가 대결하는 준PO에서 이긴 팀은 16일부터 LG와 PO(5전3승제)를 치르고, PO에서 이긴 팀이 삼성과 24일부터 대망의 한국시리즈(KS·7전4승제)를 벌인다.

 

9개 구단 체제로 치른 첫 정규리그는 최초로 서울을 연고로 하는 세 팀의 포스트시즌 동반 출전이라는 결과를 낳았다.

 

잠실구장을 사용하는 LG·두산과 목동구장을 홈으로 쓰는 넥센의 가을 대결이 성사되면서 '지하철시리즈' 또는 '더그아웃 시리즈'가 실현된 것이다.

 

대회 요강에 따라 LG 또는 두산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면 1·2, 6·7차전은 삼성의 홈인 대구구장에서, 3∼5차전은 잠실구장에서 열린다.

 

넥센이 한국시리즈에 오르면 1·2차전은 대구구장, 3·4차전은 목동구장, 5∼7차전은 중립구장인 잠실구장에서 벌어진다.

 

삼성은 3년 연속 정규리그·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이라는 신기원을 향해 젖먹던 힘을 쏟는다.

 

2002년 한국시리즈 준우승 이후 암흑기를 거쳐 11년 만에 저주를 푼 LG는 2위 전쟁에서 이룬 극적인 승리를 바탕으로 1990년·1994년에 이어 통산 세 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컵에 도전장을 던진다.

 

2008년 창단 이래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오른 넥센, 2년 연속 준 PO부터 치르는 두산도 정규리그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가장 마지막에 웃는 팀이 되고자 전력을 추스르고 있다.

 

특히 넥센은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세 팀을 상대로 한 정규리그 전적에서 모두 앞서 가장 까다로운 팀이자 최대 복병으로 꼽힌다.

 

서울을 연고로 한 팀이 한국시리즈 우승컵을 가져간 것은 2001년 두산이 마지막이다.

◇ 준 PO 최대 변수 '2위 싸움 후유증'

 

한화에 패해 플레이오프 직행권을 놓친 넥센이나 넥센의 패배 소식을 접하고도 LG에 역전패한 두산 모두 시즌 최종일까지 진행된 손에 땀을 쥐는 2위 싸움 탓에 상당한 후유증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어느 팀이 이를 먼저 극복하느냐에 따라 준 PO의 향배가 정해질 공산이 커졌다.

시즌 상대 전적에서 넥센은 9승 7패로 두산에 근소하게 앞섰다.

리그 홈런·타점왕을 2년 연속 제패한 박병호가 5개, 강정호가 4개, 김민성·이성열이 각각 3개를 터뜨리는 등 넥센 타자들은 두산과의 경기에서만 홈런 20개를 날려 13개에 그친 두산 타선을 힘으로 눌렀다.

마운드의 축인 브랜든 나이트와 앤디 밴헤켄이 선발로 2승씩 올린 점도 호재다.

이에 반해 두산은 더스틴 니퍼트, 노경은 원 투 펀치가 나란히 승리 없이 2패씩 당하고 넥센에 고전했다.

넥센에 거둔 7승 중 5승이 구원승이라는 점을 볼 때 넥센 선발을 일찍 무너뜨려야 두산으로서는 승리에 가까워진다.

시즌 내내 뜨거운 불방망이로 리그를 호령한 두산의 최대 강점은 큰 경기에서 쌓은 경험에 있다.

실투 1개, 실책 1개에 희비가 갈리는 큰 경기에서 경험은 패기보다 더 무서운 무기다.

◇ LG '엘넥라시코'냐 13년 만에 잠실 더그아웃 시리즈냐

2위 전쟁에서 승리한 LG는 PO 상대로 두산을 내심 바란다.

시즌 상대 전적에서 5승 11패로 열세인 넥센보다 8승 8패 호각세를 이룬 두산과 해볼 만하기 때문이다.

넥센에는 LG의 주력인 왼손 타자를 잡을 강윤구, 밴헤켄, 오재영 등 왼손 투수가 3명이나 있는 반면 두산에는 유희관 뿐이라는 점에서도 그렇다.

넥센이 올라오면 초박빙 접전으로 팬들의 시선을 끈 '엘넥라시코'(LG와 넥센의 대결을 스페인 프로축구 레알 마드리드와 FC 바르셀로나의 대결인 '엘 클라시코'에 빗댄 말)가 최초로 가을에 벌어진다.

광주일고 동기 동창으로 각별한 우정을 나누는 김기태 LG 감독과 염경엽 넥센 감독의 불꽃 튀는 지략 대결도 볼만하다.

두산이 PO 상대로 결정되면 2000년 플레이오프 이래 13년 만에 잠실 더그아웃 시리즈가 재현된다.

LG는 열흘간 비축한 선발과 불펜의 힘을 앞세워 뜨거운 방망이를 앞세운 두 팀을 묶겠다는 계산이다.

2002년 이후 가을 잔치만을 기다려 온 이병규(등번호 9번), 박용택, 이동현, 권용관, 류택현 등 베테랑들의 한(恨)풀이가 성공을 거둘지 관심을 끈다.

◇ 삼성, 색다른 기분으로 3년 연속 통합우승 도전

KS에서 지난해까지 3년 내리 SK 와이번스와 대결한 삼성은 상대가 바뀐 것만으로도 색다른 기분을 느낀다.

LG가 올라오면 2002년 이후 11년 만에 재격돌이다.

전신 현대 유니콘스 시절을 포함하면 히어로즈와 KS 대결은 2004년 '빗속의 9차전 명승부' 이후 9년 만이다.

두산과 포스트시즌에서 격돌하는 것도 2010년 5차전 내내 1점차로 명암이 갈린 PO 이래 3년 만이다.

삼성은 두산에 9승 7패로 앞섰으나 LG(7승 9패), 넥센(7승 1무 8패)에 박빙 열세로 시즌을 마감했다.

4년 연속 KS 출전에서 오는 경험과 자신감, 20일간 꿀맛 같은 휴식으로 비축한 체력 등 삼성은 대부분 세 팀보다 우위에 있다.

특히 넥센(배영수·장원삼), LG(장원삼·차우찬), 두산(장원삼) 등 특정팀을 요리할 표적 선발 투수가 있다는 점에서 어느 팀이 올라와도 붙어볼 만하다.

류중일 감독은 단기전에서 짭짤한 재미를 본 한 경기 '선발 투수 2명 계투' 전략을 올해 KS에서도 구사할 생각이다.

관건은 허리 통증에서 재활 중인 작년 KS 최우수선수 이승엽의 부활 여부다.

이승엽이 특유의 호쾌한 스윙을 되찾으면 박한이, 최형우, 채태인과 더불어 강력한 좌타라인을 구축해 예년만 못한 마운드를 메울 수 있다.

왼쪽 손목을 수술한 유격수 김상수의 공수 공백을 왼쪽 무릎 부상에서 돌아오는 조동찬과 백업 정병곤이 얼마나 잘 채우느냐도 중요하다.

cany9900@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10/06 06:15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