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與 책임론 공세속 다시 '침묵모드'>

posted Oct 04,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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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은 표정의 문재인 의원
굳은 표정의 문재인 의원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문재인 민주당 의원이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의 정회 때 굳은 표정으로 자리를 떠나
고 있다. 2013.10.2 jjaeck9@yna.co.kr

친노 "경위 규명돼야 입장표명"…당 일각 "결자해지"

10·4 선언 6주년 행사 참석…文의 '입'에 시선집중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박경준 기자 =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이 국가기록원 대통령기록관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검찰 발표로 민주당 문재인 의원이 궁지에 몰리게 되면서 그의 '입'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문 의원은 이번 검찰 발표로 책임론의 한가운데에 내몰리며 적지 않은 정치적 내상을 입게 될 처지다. 여권에서는 정상회담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 출신이자 대화록 공개 국면을 주도했던 문 의원을 정조준하며 연일 파상공세를 펴고 있다.

 

비어있는 문재인 의원 자리
비어있는 문재인 의원 자리
(서울=연합뉴스) 하사헌 기자 = 문재인 민주당 의원이 2일 오후 계속된 국회 기획재정위 전체회의에 참석하지 않고 있어 자리가 비어 있다. 2013.10.2 toadboy@yna.co.kr

 

문 의원은 검찰 발표 직후인 2일 기자들과 만나 "내용을 잘 모르니 알아보고 말하겠다. 좀 더 확인해보고 얘기하자"고만 한 이후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그가 소통의 창구로 자주 이용했던 트위터도 '발신정지' 상태다.

 

앞서 문 의원은 지난 7월 예기치 못한 대화록 실종사태를 맞닥뜨리자 "혹여 제가 몰랐던 저의 귀책사유가 있다면 상응하는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었다.

 

회의장 떠나는 문재인 의원
회의장 떠나는 문재인 의원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문재인 민주당 의원이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의 정회 때 굳은 표정으로 자리를 떠나고 있다. 2013.10.2 jjaeck9@yna.co.kr

 

당내 친노(친노무현) 진영은 여권의 문 의원 책임론을 정면으로 반박하며 엄호에 나선 모습이다. 문 의원의 입장표명도 대화록이 국가기록원에 이관되지 않은 경위에 대한 규명이 이뤄진 연후에 검토할 사안이라는 것이다.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낸 전해철 의원은 3일 기자들과 만나 "대화록이 '팜스'(대통령기록관리 시스템)에 없는 경위가 안 밝혀진 상태에서 책임론을 이야기하는 것은 시기적으로도, 내용적으로도 타당하지 않다"고 일축했다.

 

문재인
문재인 "원본열람해 'NLL포기' 사실이면 정치 그만두겠다"
(서울=연합뉴스) 민주당 문재인 의원은 30일 국가기록관에 보관돼 있는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관련 기록을 열람해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해 NLL(북방한계선) 포기' 발언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정계를 은퇴하겠다고 선언했다. 문 의원은 이날 '새누리당에 제안합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NLL 포기 논란을 둘러싼 혼란과 국론 분열을 끝내자"며 이같이 밝혔다.2013.6.30 << 문재인 의원 블로그 >> zjin@yna.co.kr
 

친노 핵심인 김현 의원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여권의 문 의원 책임론 공세에 대해 "적반하장도 유분수"라며 "서해 NLL(북방한계선) 포기 발언이 없는데 문 의원이 책임져야 하는 일이 무엇인가. 공작이 난무하고 허위 사실을 유포시키는 일이 반복되니 국민이 정치에 신물이 나는 것"이라고 반격에 나섰다.

 

그러나 당 일각에선 문 의원이 어떤 식으로든 입장표명을 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도 고개를 들고 있다. 지도부내에서도 이러한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계파간 미묘한 갈등 양상이 재연될 수 있는 미묘한 대목이다.

 

남북정상회담 준비 잘돼갑니까
남북정상회담 준비 잘돼갑니까
(서울=연합뉴스) 박창기 기자 = 오는 28일 평양에서 남북정상회담을 앞둔 노무현 대통령이 9일 오후 청와대에서 이종백 국가청렴위원장 등 장.차관급 인사들에게 임명장을 수여한뒤 정상회담추진위원장인 문재인 대통령 비서실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07.8.9 changki@yna.co.kr
 

당의 한 핵심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솔직히 당의 대부분 의원들은 상황 자체를 잘 모르기 때문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난감한 측면이 없지 않다"며 "문 의원이 명확히 밝혀주는 게 보다 책임있는 정치인의 모습"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인사도 "문 의원이 상황을 정리해줘야 현 국면을 털고 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비노 인사'인 김영환 의원은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에 출연, "결자해지 차원에서라도 어떤 형태로든 문 의원의 입장표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문 의원은 4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는 10·4 남북정상선언 6주년 기념식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어서 그가 어떠한 언급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한 인사는 "질문이 있으면 답변할 수는 있을 수 있으나 특별히 언급할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했으나, 일각에서는 문 의원이 마냥 침묵을 지키지는 않을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hanksong@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10/03 17:28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