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볼모정치 대수롭지 않다” 정대철 노발대발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선대위원장 겸 비대위원장은 27일 탈당한 정대철 전 상임고문의 아들인 정호준 의원에게 비서실장직을 제안한 것이 ‘볼모정치’가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천만의 말씀”이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김 위원장은 이날 중앙위원회의 직후 국회 당대표회의실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히고 “비서실장을 초선에서 골라야 해 세 명쯤 고르다보니 멀리 있는 사람은 어려울 것 같고 서울에 있고 나이도 제일 어린 사람이라 정 의원을 골랐다”고 해명했다.
이어 “(전날 정 의원에게) 전화를 해 날 도와줄 수 있겠느냐 물었다. 흔쾌히 그렇게 하겠다 해서 정 전 고문에게 잘 아는 사이이기 때문에 전화로 정 의원을 비서실장으로 해볼까 생각한다 했더니 번쩍 화를 내더라”라고 덧붙였다. 그는 “(정 전 고문이) 화를 내며 무슨 소리 하는지도 모르게 소릴 쳐서 전화를 끊어버렸다”며 “내가 대단한 일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그걸 가지고 요란하게 이 사람 저 사람 연락한 모양”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후 이날 아침 정 의원이 전화를 걸어 온 사실도 스스럼없이 언급, “자신의 선거구가 합쳐질 가능성이 있어 선거구에 가서 열심히 돌아다니지 않으면 안 되고, 거기에 시간을 쏟아야 되기 때문에 고맙지만 (제안을) 사양한다고 해 제가 그렇게 하라고 했다. 그게 전부”라고 말했다.
앞서 정 전 고문은 문 대표 체제에 반발해 지난 15일 더민주를 탈당, 제3지대에 머무르며 안철수 의원이 주도하는 국민의당(가칭)을 중심으로 한 야권 통합을 추진 중이고, 정 의원은 잔류를 택해 부자간 정치적 선택이 엇갈렸다. 문 대표가 영입한 김 위원장은 최근 선대위 인선에 당 주류 인사를 대거 포함하는 등, 영입 초기 ‘친노 패권주의를 수습할 능력이 없다면 여기에 오지도 않았다’고 언급한 것과 다른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 탈당파로부터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정 의원에 대한 비서실장 제안이 정 전 고문의 거센 반발을 불러올 것임은 충분히 예견 가능한 일이었다. 이는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가신 그룹인 동교동계가 집단 탈당한 뒤 문 대표가 김 전 대통령의 3남 김홍걸씨를 영입한 것과 맞물려 동교동계로부터 ‘볼모정치’라는 비판의 대상이 됐다. 정 전 고문은 “더민주가 김 전 대통령 집안을 들쑤시더니 이제는 우리 집안도 부자지간에 나눠진 것처럼 보이려고 들쑤셔 분란을 일으키고 있다”며 “정말 악의적이고 악질적이다. 질이 나쁘다”고 분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대해 전문가들은 “그것이 볼모정치, 패륜정치, 인질정치 아니면 무엇인가? 한국정치가 하도 패륜으로 치달아 이제 보기도 싫지만 저것은 정말 아니다.” 라고 지적했다.
정치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