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우리경제 성장률 3%전망, 내수회복시켜야

한국은행, 우리경제 성장률 3%전망, 내수회복시켜야

한국은행이 14일 발표한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성장률을 3.0%로 예상했다. 지난해 10월 전망(3.2%)보다 0.2%포인트 낮춘 것이다. 한은 전망치는 정부(3.1%)보다 낮지만 LG경제연구원(2.5%), 현대경제연구원(2.8%), 한국경제연구원(2.6%)등 민간연구기관과 비교해서는 0.2%~0.5%포인트 격차가 있다. 해외 투자은행(IB)들도 대체로 내년 한국 성장률을 2% 초중반대로 예상하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최근 유가하락과 소비여력 부진, 지난해 성장률이 2.6%인 것을 감안하면 올해 성장률이 낙관적인 것으로만 볼 수 없다”고 했다. 한은은 정부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 주택매매거래 둔화 등에 따른 소비위축과 국제유가 하락세를 반영해 성장률을 예측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올해 *중국 경기둔화 및 경제·금융 불안 *국제유가 추가하락 *미국 금리인상 *신흥국 금융시장 불안 등 성장 하방리스크를 감안하면 3.0% 성장이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미국을 포함해 세계경기 회복세가 당초 예상을 밑돌고 있다”면서 “수출부진이 올해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내수 회복세도 단기간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올해 국내 성장률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내수가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3.0% 성장률에 기여도는 내수가 2.6%포인트, 수출이 0.4%포인트다.

서영경 한은 부총재보는 “세계 교역신장률이 지난해보다 다소 개선될 것으로 보여 수출이 지난해처럼 성장 기여도가 마이너스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지난해 2.6% 성장률에서 내수 기여도는 2.8%포인트, 수출 기여도는 –0.2%포인트로 집계됐다. 수출이 처음으로 성장률을 떨어뜨린 한해였다. 저유가로 주요 수출품목 단가가 떨어진데다 중국 등 신흥국 수요감소 충격이 컸다는 분석이다. 올해에는 이보다 수출여건이 다소 개선되겠으나 예년처럼 수출이 성장을 주도할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다. 장민 한은 조사국장은 “수출의 구조적 부진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당분간 내수가 성장률을 좌우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중국경제 흐름도 국내 성장세를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은 올해 중국 성장률이 6% 중반대로 ‘연착륙’할 것이라는 전제로 국내 성장률을 추산했다. 만약 중국 경제·금융 시장 불안감이 실물경제로 전이될 경우 우리나라 성장률도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뜻이다. 앞서 현대경제연구원은 내년 중국 경제성장률이 5%대 미만으로 경착륙할 경우 국내 성장률이 1%포인트, 5%대 성장률을 기록하면 0.6%포인트 각각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국제유가 흐름도 관건이다. 한은은 올해 평균 원유도입단가를 10월 전망(58달러)보다 낮은 44달러로 전제했다. 유가가 이보다 더 떨어지면 무역규모 감소로 이어져 성장률에 하방압력으로 작용될 가능성이 있다.

올해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지난해(1075억달러)보다 다소 감소한 980억달러로 예상된다. 2017년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820억달러로 예측됐다. GDP대비 경상수지 흑자 비율은 지난해 7%대 후반에서 올해 7% 내외, 내년은 5%대 중반으로 하락할 전망이다.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상승률(CPI)을 1.4%로 예상했다. 지난해 10월 전망보다 0.3%포인트 낮췄다. 한은은 앞서 2016~2018년 중기 물가안정목표제를 2%로 설정했는데 유가하락으로 당분간 이보다 물가상승률이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은 올해부터 2% 물가안정목표에서 6개월간 ±0.5%포인트 범위를 벗어나면 총재가 직접 배경과 대응책을 설명하기로 했다.

한은이 올해 성장률과 물가 전망치를 낮췄지만 당장 통화정책으로 대응할 가능성은 낮다. 이주열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성장률 전망을 낮추면 금리를 낮추는 기계적인 대응은 하지 않겠다”며 “금리는 거시경제안정, 금융리스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그러면서 “경제개발협력기구(OECD)가 최근 각국 재정건전성 검토한 결과를 보면 한국은 대단히 양호한 것으로 평가되는 몇 안되는 국가에 속한다”며 “(성장세 회복을 위한) 재정부문에서의 대응여력은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는 대내외 여건을 고려할 때 통화정책보다 재정정책의 경기부양 효과가 더 높다는 인식을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수출부진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정부는 내수진작을 위한 경기부양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정부와 유통업계는 설 연휴 이후인 2월~3월경 지난해 연말 실시한 ‘코리안 블랙프라이데이’와 비슷한 성격의 초대형 할인행사를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경제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