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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페루 배구의 히딩크' 박만복 감독

posted Sep 27,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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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 배구의 히딩크'로 불리는 박만복 감독

 

 


세계한민족축전 참가차 방한…"목표는 2016년 리우 올림픽 금메달"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페루 배구의 영웅', '페루 배구의 히딩크'.

 

 

박만복(77) 페루배구협회 기술총감독 이름 앞에 붙는 수식어다. 지난 1974년 페루 여자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스카우트돼 39년 동안 페루 배구의 성공 신화를 이끈 박 감독에 대한 칭송이다.

 

그는 페루 전역의 여자학교가 모두 배구팀을 창단하는 데 기여했고, 배구의 인기를 한국에서의 농구만큼 올려놓았다.

 

이 나라 여자국가대표팀 감독을 25년간 맡으면서 88년 서울올림픽 은메달, 판아메리칸대회 금메달, 남미선수권대회 우승, 세계선수권대회 준우승 등 각종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기록했다.

 

페루 정부는 이 같은 공로를 인정해 체육인으로서는 가장 높은 훈장을 3차례나 수여했고, 외국인으로는 유일하게 페루 시내 축구경기장 스타디움 외벽에 이름을 새기는 영예까지 줬다. 외벽에는 올림픽 메달리스트 등 국가의 명예를 높인 인물들의 이름을 새겨놓았는데, 1989년 이곳에 '만복 박'이란 이름도 추가됐다.

박 감독은 페루 초등학교 4학년 교과서에도 '페루의 배구 붐을 일으킨 선구자'라고 소개돼 있다.

 

희수의 나이에도 페루 내 인기는 국내 아이돌 못지않다. 그가 길을 걸으면 만나는 사람마다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며 '맘보(만복) 박'을 외치고, 찻집에서는 아예 돈조차 받지 않는다. 중년층은 박 감독을 끌어안고 우는가 하면 여학생들에 둘러싸이면 옷이 찢어질 정도로 사인 공세에 시달린다.

 

배구라는 말만 들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난다는 박 감독이 26일 고국을 찾았다. 이날부터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국민생활체육회(회장 서상기)가 주최하는 2013 세계한민족축전에 참가했다.

 

그는 올해 체육공로자로 선정돼 이 축전에 특별초청됐다. 한국 청소년 여자배구팀이 페루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참가했을 때 이 팀을 지원한 공로로 대한배구협회로부터 특별 감사패를 받기 위해 방한한 지 2년 만이다.

 

27일 올림픽파크텔에서 만난 박 감독은 누가 배구 감독 아니랄까 봐 배구에 대한 애정과 배구 자랑부터 늘어놓았다.

 

"저는 배구를 좋아했고, 지금도 좋아하고, 앞으로도 좋아할 것입니다. 어떤 운동이나 다 강약이 있습니다. 배구는 특히 그렇습니다. 네트 위를 뛰어올라 때리는 강한 스매싱이 있는가 하면 살짝 놓는 페인팅, 스카이 서브, 스매싱을 막아내는 브로킹…. 9m 코트 안에 공을 밀어넣는 묘미가 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건강이 허락하는 한 기술총감독으로 페루 배구를 세계 정상에 올려놓는 데 기여하고 싶고, 2016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는 금메달을 따고 싶다"는 희망을 피력했다.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그는 여자 프로배구 현대건설 사령탑을 지낸 홍성진 전 감독을 페루 여자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스카우트했고, 선수들도 모두 20대 초반으로 세대교체했다.

 

박 감독은 "아직 전적은 좋지 않지만 2년 정도 기량을 키우면 과거의 영광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도대체 어떤 리더십으로 배구를 가르쳐 오늘날 성공한 감독이 됐느냐"는 질문에 그는 60년 넘게 해온 배구 인생을 먼저 들려줬다.

 

박 감독은 강원도 속초중학교 재학 때부터 배구선수로 뛰었다. 배구 명문인 서울 인창고와 경희대 전신인 동양의학대를 거쳤다.

 

그러나 배구를 그만두라는 집안의 반대로 군 제대 후 삼정약국을 차렸다. 약학대학을 졸업, 약사 면허증을 취득했기에 개업이 가능했다.

 

"배구 생각에 약국 경영은 재미를 못 봤어요. 결국은 접었죠. 곧바로 숭의여고 감독으로 발탁돼 감독의 길을 걷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국세청, 대한항공, 선경합섬, 한양대에서 활동했습니다. 1973년 제1회 여자배구월드컵이 페루에서 열렸는데, 이때 한국 대표팀 감독을 맡아 갔죠. 당시 페루배구협회장이 우루과이와 경기하는 한국 선수들을 보고 저를 찾았고, 이듬해 감독으로 건너가게 된 것입니다."

 

감독으로 부임해 5개월 만에 남미에서 열리는 모든 대회를 휩쓴 박 감독은 욕심이 생겼다. 우승한 선수들을 데리고 1년만 더 감독을 맡아보고 싶은 생각에 계약을 연기했다. 그러다가 가족이 페루에 정착하면서 자녀 교육 등의 문제로 아예 눌러앉게 된 것이다.

 

25년간 여자국가대표팀 감독을 맡아 선수들을 조련한 그는 1993년 일본 여자프로 배구팀에 스카우트되면서 페루를 떠났다. 그러나 일본 체류기간은 5년뿐이었다. 당시 계약이 만료돼 한국으로 귀국하려고 아예 짐까지 쌌지만 때마침 불어닥친 IMF 위기가 발목을 잡았다.

 

"다시 페루에 갈 수밖에 없었죠. 다행히 여자국가대표팀 감독을 또 맡았어요. 열심히 했죠. 그러다 2000년 호주 시드니 올림픽을 끝으로 은퇴했습니다. 하지만 영원한 은퇴는 없었습니다. 8년 뒤 페루배구협회가 기술총감독으로 와달라고 제의해와 두말없이 승낙했습니다. 현재 꿈나무, 17세 이하, 주니어, 시니어 등 남·여팀 8명의 감독을 지휘하고 있습니다."

 

숨 가쁘게 배구 인생을 들려준 박 감독은 "약사였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리더십의 비밀을 알려줬다. "무슨 뜻이냐"고 묻자 "배구는 기술만 가르치는 종목이 아니라 선수들의 얼굴만 봐도 오늘 컨디션이 어떤지, 기량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는지 등 생체리듬을 알아야 하고 그에 맞는 훈련을 시키고 기술을 습득하게 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선수들과의 소통이 먼저라는 것이다. 그런 다음에 투혼을 발휘할 수 있는 정신력 강화 훈련과 기술 훈련을 시키고, 상대에 대한 분석을 잘해야 한다고 감독의 조건을 꼽았다.

 

한국 여자배구 국가대표팀의 기량을 평가해 달라고 하자 "'배구 천재'로 불리는 김연경 선수와 같은 선수 1명만 더 있으면 세계 제패는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이 남자배구 못지않게 여자배구에도 애정을 쏟아준다면 더 힘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배구로 페루에서 한인의 위상을 떨친 박 감독은 1천200여 명이 거주하는 페루 한인사회의 산 증인이다. 한인회를 창립해 7차례 한인회장을 지냈고, 주류사회와 한인사회, 고국을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했다.

 

ghwang@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9/27 11:49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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