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해숙 vs 김해숙…스크린·안방극장 종횡무진

posted Sep 24,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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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깡철이'의 한 장면. <>

 

영화 '깡철이'-'소원' 동시 개봉, KBS '왕가네…'·SBS '수상한…' 출연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국내 여배우 중에 이렇게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이가 또 있을까. 중년 들어 더 왕성하게 연기 열정을 불태우고 있는 배우 김해숙(58) 얘기다.

 

말 그대로 스크린과 안방극장을 '종횡무진'하며 또래 여배우들은 물론, 더 어린 배우들까지 압도하며 요즘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다.

 

지난 23일 영화 '소원' 언론·배급 시사회 뒤에는 기자들과 영화계 관계자들 사이에서 조연으로 출연한 김해숙이 주요 화제 중 하나로 떠올랐다. 주연이 아니어서 그의 출연 사실이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 영화에서 그는 꽤 중요한 비중의 역할로 다시 한 번 존재감을 드러냈다.

 

극중 아동성폭행이라는 끔찍한 사건이 일어난 뒤 피해자인 주인공 아이 '소원'이를 비롯해 엄마, 아빠를 상담하고 치료해주는 소아정신과 의사 역할로 분했다.

 

그는 늘 그래왔듯 큰 표정 변화나 과장된 표현 없이도 카리스마를 뿜어내며 배역을 묵직하게 소화해 드라마의 흐름을 살렸다.

 

재미있는 사실은 오는 10월 2일 개봉하는 이 영화 '소원'과 같은 날 그의 주연작인 '깡철이'가 동시에 개봉한다는 것이다. 스크린에서 그가 비중 있게 출연한 두 작품이 정면으로 맞붙게 됐다.

 

'깡철이'에서 그는 유아인이 연기하는 주인공 '강철'의 엄마 '순이' 역을 맡았다.

 

 그동안 많이 연기해온 전통적인 어머니 상이 아니라, 다소 철부지 같고 동네방네 사고만 치고 다니지만 아들에게 친구 같은 다정한 엄마를 연기했다. 그동안 주로 보여준 강인하고 단단한 모성에서 조금 벗어나 '귀여운' 매력을 한껏 발산했다. 이 작품은 통상 배역의 비중으로 이름을 올리는 배우 이름 순서에서 오랜만에 그가 두 번째로 이름을 올린 작품이다.

 

본인이 결코 원치는 않았겠지만, 지난해 말부터 올해 3월까지 촬영한 '깡철이'와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촬영한 '소원'이 각각 다른 투자배급사의 개봉 전략에 따라 오는 10월2일 나란히 개봉하게 됐다.

 

게다가 두 영화가 국내 투자배급사 규모로 1-2위인 CJ엔터테인먼트와 롯데엔터테인먼트의 올가을 대표작으로 맞붙는다.

 

이런 상황은 다작을 하는 배우들에게 종종 있는 일이지만, 김해숙이 더욱 돋보이는 건 그의 활약이 스크린뿐 아니라 안방극장까지 넘나들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이달 초 방영되기 시작한 KBS 주말드라마 '왕가네 식구들'에 이어 SBS 월화드라마 '수상한 가정부'에도 모습을 드러냈다.

 

특히 '왕가네 식구들'에서 그는 대가족의 엄마로 핵심 역할을 맡았는데, 이 드라마에서 보여주고 있는 독특한 캐릭터가 화제를 몰고 있다. 자신의 속물적인 욕망을 드러내며 돈을 많이 주는 자식과 적게 주는 자식을 심하게 차별 대우하는 엄마를 연기하고 있다.

 

큰딸에 비해 둘째 딸을 마치 계모처럼 차별하는 그의 '악역' 연기 덕에 드라마의 시청률은 상승세를 타고 있다. 최근(22일) 방송분이 시청률 27.5%(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하며 4주 연속 자체 최고치를 경신했다.

 

KBS '왕가네 식구들'에 출연 중인 김해숙. <>

 

23일 첫 선을 보인 '수상한 가정부'에서도 그는 미스터리한 인물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단발머리에 검은 뿔테 안경을 쓰고 직업소개소 소장 역으로 나와 주인공 '박복녀'의 위험성을 경고하며 드라마의 복선을 깔았다.

 

그가 이렇게 방송계와 영화계를 가릴 것 없이 여러 작품에 출연하고 있는 것은 그만큼 영화·드라마 제작자, 감독들의 러브콜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 연기력에 관해 이론의 여지가 없으며, 한 장면에 등장해도 강한 인상을 남겨 극의 긴장감을 살리는 배우라고 전문가들은 평한다. 한 마디로 "믿고 맡길 수 있는 배우"라는 것.

 

그는 지난해 영화 '도둑들'에서도 강렬한 중년 멜로를 선보이며 '1천300만 흥행'에 일조했다. 지난 7월엔 안방극장에서 열풍을 일으킨 SBS 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에도 특별출연해 깊은 울림을 남겼다.

 

게다가 배우로서 그의 열정이 나이가 들수록 오히려 더 뜨겁게 타오르고 있다는 점도 대중에게 신선한 자극을 준다. 또 영화 '박쥐'나 '무방비도시'에서처럼 악역이든 범죄자 역이든 가리지 않으면서 국내 어느 여배우도 가지 않은 독보적인 길을 개척하고 있다는 점은 후배 여배우들에게 귀감이 된다.

 

그는 지난 7월 연합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배우의 변신은 무제한이라는데 아직도 늘 목이 마르다. 영화 '무방비도시'의 소매치기도 할 수 있고 드라마 '하얀거짓말'의 악역도 할 수 있듯 마음껏 변신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다"며 끝없는 연기 욕심을 드러냈다.

 

영화 '소원'에 출연한 김해숙.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mina@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9/24 07:1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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