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 19일째 '바이 코리아'…채권금리도 하락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배영경 기자 = 미국이 양적완화를 당분간 유지한다고 결정하자 원·달러 환율은 급락하고 채권 금리는 하락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바이 코리아' 행진을 이어갔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0.3원 내린 달러당 1,073.8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 1월24일 1,068.7원을 기록한 이후 8개월 만에 최저치다.
이날 전 거래일보다 6.1원 내린 달러당 1,078원에 개장했다. 장중 환율이 1,070원대로 내려온 것은 지난 2월20일(달러 당 1,076.2원) 이후 처음이다.
이처럼 환율이 큰 폭으로 하락한 데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양적완화를 당분간 유지하기로 한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미국 경제 회복을 뜻하는 양적완화 축소가 미뤄지면서 달러화가 약세를 보였다.
또 상대적으로 안전한 것으로 평가받는 한국 주식시장에 외국인이 몰려 '바이 코리아' 행진을 이어간 것도 국내 외환시장에 달러를 풀어 원화 가치를 오르게 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2천983억원의 매수 우위를 보였다.
이로써 지난달 23일부터 시작된 외국인의 순매수 행진은 이날로 19거래일째 지속됐고 누적 순매수 규모는 8조2천835억원에 달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양적완화 축소 연기로 달러화가 약세를 보인데다 외국인이 대규모의 주식을 순매수하면서 하락 압력이 강하게 나타났다"며 "이후 당국의 개입 경계감이 있는데도 중국 제조업 지표가 좋게 나오고 외국인 주식 매수가 계속되면서 낙폭을 확대했다"고 분석했다.
채권 금리는 전반적으로 하락했다.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05% 포인트 하락한 연 2.80%였다.
5년물과 10년물의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모두 0.07% 포인트 떨어져 각각 연 3.04%, 연 3.40%를 나타냈다.
장기물인 국고채 20년물은 전 거래일보다 0.06포인트 하락한 연 3.63%, 국고채 30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0.05%포인트 떨어진 연 3.73%였다.
서향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시행을 보류한다는 회의 결과에 영향을 받아 국내 금리가 하락했지만, 장 후반으로 갈수록 금리가 조금씩 상승하는 모습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 국채 금리도 9월 FOMC 직후에는 급락했다가 되돌림 상승한 것과 마찬가지로, 국내 채권금리도 연내 테이퍼링 시행 가능성 때문에 추세적으로 하락하기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9/23 17:0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