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코스피가 2,000을 회복한 이후 국내 주식형펀드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갔지만 그 와중에도 배당주와 가치주, 중소형주펀드에는 자금이 몰리고 있다.
20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피가 2,000을 넘긴 직후인 지난 12일부터 16일까지 국내 주식형펀드 702개에서 1조132억원이 순유출됐다.
지난 13일에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4천926억원이 빠져나가 지난해 9월 17일 이후 1년 만에 가장 큰 규모의 자금이 이탈하기도 했다.
702개 펀드 가운데 자금이 들어온 펀드는 단 39개에 그쳤다. 인덱스펀드를 비롯해 전방위 펀드 환매에 나서 차익을 실현한 투자자들은 안정적 성과를 올리는 배당주펀드, 가치주펀드에는 자금을 투입했다.
펀드 환매가 몰린 지난 12∼16일 자금이 가장 많이 유입된 펀드는 신영밸류고배당펀드다. 총 52억9천만원의 자금이 새로 들어왔다.
신영밸류고배당펀드는 저평가된 종목 가운데 배당수익률이 높은 종목을 선별해 담고 있다. 연초 이후 이어진 박스권 장세에서도 6개월 수익률 9.70%, 1년 수익률 25.57%를 기록했다.
장기투자가 원칙인 펀드인 만큼 2년(41.10%), 3년(43.89%) 수익률도 높은 편이다.
정부정책 수혜 및 신성장 동력을 갖춘 중소기업에 투자하는 대신창조성장중소형주 펀드에도 4억1천만원의 자금이 몰렸다.
저평가된 성장주나 성장 잠재력이 아직 주가에 반영되지 않았다고 판단되는 종목에 투자하는 메리츠스마트챔피언펀드에는 1억2천만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연초 이후 수익률은 -2.37%이지만 3개월 수익률이 5.19%로 양호하다.
퇴직연금펀드인 한국밸류10년투자연금전환형펀드1(주식)과 신영연금배당증권전환형펀드(주식)에는 각각 4억8천만원, 2억2천만원이 들어왔다. 두 퇴직연금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6.36%, 16.35%다.
인덱스펀드 중에서는 하나의 모펀드 밑에 여러 개의 자펀드를 둬 투자 리스크를 분산하는 한국투자엄브렐러인덱스펀드에 유일하게 1억원 이상이 유입됐다.
김후정 동양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들이 연초 이후 수익률이 좋았던 중소형주와 가치주펀드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과거에는 2∼3년 수익률을 기준으로 삼아 펀드에 투자했지만 최근 들어 6개월, 1년으로 기간이 짧아졌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앞으로는 미국, 일본 등에 투자하는 선진국 펀드 투자가 유망하다"며 "성과가 좋은데도 아직 전체 펀드 설정액이 2조원 이하로 규모가 작다"고 설명했다.
한편, 펀드 환매가 집중된 기간 자금이 가장 많이 빠져나간 펀드는 KB밸류포커스로 사흘 만에 717억9천만원이 환매됐다. NH-CA1.5배레버리지인덱스펀드(-614억8천만원), 교보악사파워인덱스펀드(-587억원), 한국투자네비게이터펀드(-528억3천만원)가 뒤를 이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9/20 05:08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