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업계 추석 윤리경영…"선물 거절하느라 바빠요"

posted Sep 19,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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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을 앞두고 쌓인 각종 선물 택배.<<연합뉴스 DB>>

 

업체들 "들어온 선물은 모두 반송하거나 기부"

 

 

(서울=연합뉴스) 오예진 기자 = 추석 명절엔 가족·친지뿐 아니라 가까운 사람들과도 풍성한 수확의 기쁨을 누리는 게 전통적인 미덕이지만 정보통신(IT) 업계는 추석 명절을 앞두고 들어오는 선물을 거절하기에 분주하다.

 

19일 포털, 보안, 메신저를 포함한 IT업계에 따르면 대부분 회사는 관계사로부터 온 선물이나 고가의 접대는 모두 거절 하는 것을 경영 원칙으로 삼고 있다. 사소한 물품 수령이라도 자칫 부정과 부패로 이어질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포털업체 SK커뮤니케이션즈[066270]는 올해도 추석이 오기전에 '명절 특별 선물 반송 센터'를 직원들이 가장 많이 찾는 사내 카페 인근에 일찌감치 설치해뒀다.

 

사내 윤리 강령에 의해 관계사로부터 오는 모든 선물은 받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지만 부득이하게 받은 물품을 접수해 일괄 반송하기 위해서다.

 

SK컴즈 관계자는 "시행 초창기만 해도 반송된 선물이 수십 건이었는데 올해는 10건에도 못 미쳤다"며 "업계 명절 문화 바꾸기에 일조했다는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SK컴즈는 이 밖에도 상시로 윤리경영 간담회를 열고 있다. 월 2∼3차례 사내 구성원 중 12명을 초대해 윤리경영을 주제로 자유 토론을 하고 좋은 생각을 공유하는 자리다. 사내 윤리규범과 사례뿐 아니라 갈등상황에 대한 대처법에 대한 상담도 제공한다. 간담회 결과는 전 구성원과 공유한다.

 

이용주 SK컴즈 윤리경영팀장은 "윤리경영은 회사 경쟁력의 핵심"이라며 "명절 선물 발송이라는 작은 것부터 실천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포털과 모바일 메신저 업계의 대표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는 기본 반송 원칙에 더해 경매를 통한 기부로 윤리성과 나눔의 미덕까지 챙겼다.

 

이 회사들은 음식물처럼 반송기간에 부패할 위험이 있거나 다른 사정으로 반송할 수 없는 물품을 사내 경매에 부친다.

 

네이버는 온라인에서 현금처럼 활용할 수 있는 '해피빈'으로 경매를 하고, 이 해피빈을 사회단체에 기부하는 '해피팝 옥션'을 운영하고 있다.

 

카카오는 직원을 대상으로 1천원부터 경매를 시작해 들어온 금액을 모두 기부한다. 경매 결과는 사내는 물론 선물을 보내온 협력사와도 모두 공유해 들어온 선물에 대한 사양 의사를 한 번 더 표시하는 효과를 본다.

 

카카오 관계자는 "명절 선물 반송 관행은 IT업계의 자연스러운 관행이라 직원이 5명에 불과하던 회사설립 초기부터 철저히 원칙을 지켰다"고 강조했다.

 

정보 보안업체 이스트소프트[047560]와 안랩[053800]은 보고를 통한 이중 부패 방지 장치를 만들었다.

 

이스트소프트는 모든 선물은 거절하는 게 원칙이지만 사양하기 어려울 때 5만원 이하의 선물을 부서 책임자에게 보고하고 받도록 한다. 반송이 어려운 케이크, 떡 같은 음식물은 책임자에게 보고하고 직원들이 사무실에서 나눠 먹기도 한다.

 

안랩도 경영지원실을 통해 보고가 명확하게 지켜지도록 한 후 음식물에 한 해 직원이 함께 먹기도 한다.

 

ohyes@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9/18 10:23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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