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본문시작

韓 경제 잘 나간다는데…가계소득은 제자리

posted Sep 15, 2013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뷰어로 보기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뷰어로 보기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서울 송파구의 한 대형마트 식품 코너 채소 판매 코너 모습. <<연합뉴스 DB>>
 

(서울=연합뉴스) 방현덕 경수현 기자 = "한국의 펀더멘털(경제 기초체력)은 튼튼하다. 주위에 한국처럼 경상수지가 일관되게 흑자를 내는 국가는 없다"(김중수 한국은행 총재, 9월12일)

 

"한국, 신흥국 위기의 승자"(미국 월스트리트저널, 8월28일), "신흥국 위기 속 한국 차별화 지속 예상"(마이클 페롤리 JP모건 수석이코노미스트, 9월6일), "저평가된 한국 시장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영국 파이낸셜타임즈, 9월13일)….

 

한국 경제가 '잘 나간다'는 국내외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각종 지표도 뒷받침한다.

 

11일 2,000선을 회복했다. 원화가치는 강세를 지속하고 있다. 8월 수출 증가율은 작년 동월 대비 7.7%로 지난 2월(8.6%) 이후 최고치다.

 

그러나 '한국 경제'와 '한국의 민간 경제'는 따로 놀고 있다. 특히 가계부문이 그렇다. 나라 경제가 회복돼도 가계소득은 늘지 않아서다. 가계의 신용위험은 여전히 위기 수준이다.

 

◇ 표면적 지표와 따로 노는 민간 경제

 

15일 한국은행·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한국의 올해 2분기 전년 동기 대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3%를 기록했다. 작년 2분기 2.4%에서 4분기 1.5%, 올 1분기 1.5%로 떨어졌다가 반등에 성공한 것이다. 지난해 연간 성장률 2.0%도 뛰어넘었다.

 

그러나 가계의 실질소득 증가율(전년 동기 대비)은 작년 4분기 3.6%에서 올 1분기 0.3%로 급락했다. 2분기에도 여전히 1.3%에 머물렀다. 이는 작년 연간 소득증가율(3.8%)의 3분의 1에 불과하다. 가계 경제의 개선세가 국가 경제에 훨씬 못 미치는 것이다.

 

물가도 지표와 체감의 차이가 크다. 지표물가 상승률은 올 상반기 1.3%로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그러나 현대경제연구원이 조사한 같은 기간의 체감물가는 5.4%로 4배 이상 됐다.

 

지난해 8월 같은 조사에서도 체감물가는 5.0%로 지표물가(1.2%)를 크게 웃돌았다.

 

 체감물가와 지표물가의 차이 역시 이 기간 3.8%포인트에서 4.1%포인트로 벌어졌다. 지표와 체감경기의 간극이 더욱 커진 것이다.

 

취업자도 그렇다. 8월 취업자 수 증가 규모가 43만2천명으로 11개월 만에 최대치를 찍었다. 취업자 수는 지난 5월 26만5천명, 6월 36만명, 7월 36만7천명으로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그러나 동시에 실업자도 증가했다. 5~6월 9천명씩 줄던 실업자 수는 7월 되려 3만3천명이 많아지더니 8월에도 1만9천명 불어났다. 여름철 더 많아진 경제활동인구를 한국의 고용시장이 충분히 흡수하지 못한 결과다.

 

겉으로 드러나는 경제수치들은 좋아졌지만 실제 알맹이는 그렇지 못한 셈이다. 현오석 부총리도 지난 13일 국회 업무보고에서 "주요 지표가 완만한 개선세를 보이지만 민간의 회복 모멘텀이 확고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 한국은 대외안전자산…그러나 가계는

 

이 뿐 아니다.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는 상반기 297억7천만달러로 사상 최대다. 외환보유액 역시 3천311억달러로 역대 최고치다. 둘 다 미국의 양적완화(QE) 축소를 앞두고 신흥국 중 한국을 돋보이게 하는 요인이다. 대외건전성이 그만큼 좋다는 얘기다.

 

반면에 가계의 건전성은 나빠졌다. 가계부채는 지난해 964조원에서 올 2분기 980조원으로 뛰었다. 1999∼2012년 가계부채 증가율은 연평균 11.7%로 가계소득(5.7%)의 두배다. 나라 곳간에 외자가 쌓이는 동안 국민 통장엔 빚만 쌓인 것이다.

 

한국의 국가신용위험도 개선됐다. 국채 5년물에 붙는 신용부도스와프(CDS)프리미엄은 이달 13일 75.71bp(bp=0.01%포인트)로 작년 평균 109.94bp를 크게 밑돈다.

 

프리미엄은 국가가 부도날 확률을 반영한다. 낮을수록 확률이 적은 것이다.

 

반대로 가계의 신용위험은 고공비행 중이다. 한국은행의 가계 신용위험지수는 2012년 1분기 9에서 2분기 22로 급격히 뛰고서 4분기 31까지 치솟았다. 올해는 1분기 28, 2분기 22로 내려왔지만, 여전히 금융위기 당시 최악의 수준(25)과 비슷하다.

 

외국 자금도 한국으로 들어오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는 8월 한 달간 약 19억달러의 한국주식을 순매수했다. 아시아 주요 7개국 증시 중 외국인이 순매수를 보인 곳은 한국이 유일하다. 코스피도 이 기간 0.6% 올랐다. 역시 7개국 중 유일한 상승이다.

 

그러나 가계에는 돈이 흐르지 않는다. 가계 및 비영리 단체가 보유한 시중통화량(M2)의 증가율은 7월 2.5%(평잔·원계열)로 기업(8.3%)은 물론 전체 평균(4.6%)에도 크게 못 미쳤다. 국내로 돈이 유입되는데도 가계는 극심한 돈맥경화를 겪는 것이다.

 

유병규 대통령 직속 국민경제자문회의 지원단장은 "이는 외환위기와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한국 경제가 수출·제조업 중심으로 경쟁력이 강화되면서 나온 대표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임 진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국가 경제성장의 과실이 경제주체, 특히 내수·서비스업에 종사하는 가계에까지 골고루 돌아가지 않고 있다"며 "가계를 위한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관련 규제를 유연화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banghd@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9/15 14:14 송고


  1. 현오석 "美출구전략 예정됐다…단ㆍ중장기 대책 병행"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연합뉴스 DB>> "TPP 적극 참여에는 이견 없어…시기·방법 검토" (서울=연합뉴스) 차지연 기자 =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미국이 조만간 양적완화 출구전략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이에 맞춰 단기적 대응과...
    Date2013.09.22
    Read More
  2. 올해 최대하락 아파트는 '용산파크타워'…5억 넘게 ↓

    서울 용산파크타워 주상복합아파트<<연합뉴스 DB>> 부동산114, 매매가·전세가 등락폭 상위 단지 조사 잠실주공5단지 매매가·래미안반포퍼스티지 전세가 최대폭 ↑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기자 = 올해 중대형 아파트값이 약세를 이어감에 따라 서울 용산구 '용...
    Date2013.09.22
    Read More
  3. 개인회생 신청 16% 급증…올해 사상 최대 전망

    서울 명동에 위치한 신용회복위원회 명동지부 <<연합뉴스DB>> (서울=연합뉴스) 경수현 기자 = 개인회생 신청자 수가 올해 두자릿수의 증가율로 빠르게 늘고 있어 사상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21일 금융권과 법원통계월보에 따르면 지난 1∼7월 개인회생 신청...
    Date2013.09.22
    Read More
  4. '싸늘한' 추석 민심에 정국경색 풀릴까…내주 고비

    박근혜 대통령과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지난 16일 오후 국회 사랑재에서 3자 회담을 마친 뒤 함께 걸어나오고 있다. <<연합뉴스DB>> 여야, 추석연휴 마지막날 정기국회 일정 협상 재개할 듯 (서울=연합뉴스) 안용수 임형섭 기자 = 추석...
    Date2013.09.22
    Read More
  5. 여야, 北 이산가족 상봉연기 일제히 비판(종합)

    北 "이산가족 상봉행사 연기"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북한이 추석 이산가족 상봉을 나흘 앞두고 갑자기 상봉행사를 연기한다고 밝힌 21일 서울 중구 대한적십자사에서 직원이 통화하고 있다. 2013.9.21 pdj6635@yna.co.kr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차...
    Date2013.09.22
    Read More
  6. 초중고 고화질 CCTV 5% 불과…"범죄예방 역부족"(종합)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 설치된 학교안전종합상황실 모습. << 연합뉴스 DB >> 17개 시·도 중 11곳 평균 밑돌아…강원 0.71% 최저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전국 학교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가운데 인물을 뚜렷하게 알아볼 수 있는 고화질 CCTV는 5%대에...
    Date2013.09.21
    Read More
  7. No Image

    펀드 환매 '폭발' 속 배당주·가치주펀드는 살았다

    (서울=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코스피가 2,000을 회복한 이후 국내 주식형펀드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갔지만 그 와중에도 배당주와 가치주, 중소형주펀드에는 자금이 몰리고 있다. 20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피가 2,000을 넘긴 직후...
    Date2013.09.20
    Read More
  8. 올 상반기 3회 이상 상습 음주운전자 1만9천명

    음주단속하는 모습<<연합뉴스DB>>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올해 상반기 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았다가 3회 이상 적발된 상습 음주운전자가 2만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김기선 새누리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
    Date2013.09.20
    Read More
  9. 귀경길 고속道 정체 시작…부산→서울 6시간50분

    도로공사 "저녁에 정체 서서히 풀리겠지만 자정까지 이어질 것"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추석 연휴 사흘째인 20일 오전 귀경 행렬이 시작되고 긴 연휴에 나들이 차량이 몰리면서 고속도로 상·하행선 일부 구간에서 지체와 정체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
    Date2013.09.20
    Read More
  10. "모바일 카드가 대세"…발급·사용·특허 급증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기자 = 신용카드 업계의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모바일 카드가 주목받고 있다. 스마트폰 보급 확산과 기술 발달에 힘입어 모바일 카드 발급량은 물론 사용 규모와 관련 특허가 일제히 급증, 전통적인 플라스틱 카드를 위협할 것으로 전...
    Date2013.09.20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877 878 879 880 881 ... 966 Next
/ 9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