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닝쇼 20년' 최장수 라디오 DJ 김차동씨

posted Sep 11, 2013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뷰어로 보기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모닝쇼 20년' 최장수 라디오 DJ 김차동씨
'모닝쇼 20년' 최장수 라디오 DJ 김차동씨
(전주=연합뉴스) 김진방 기자 = 전주 MBC 간판 라디오 프로그램 '김차동의 FM 모닝쇼'가 올해로 20주년을 맞이했다. 사진은 김차동 DJ의 방송 모습. 2013.9.11 <<지방기사 참조>> chinakim@yna.co.kr
 

1993년 전주MBC서 첫 방송…지역청취율 1위

 

(전주=연합뉴스) 김진방 기자 =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김차동의 FM 모닝쇼, 쇼, 쇼."

 

매일 20년째 전북의 아침을 깨우는 목소리가 있다.

 

바로 전주 MBC 간판 라디오 프로그램 '김차동의 FM 모닝쇼'의 DJ 김차동(53)씨의 목소리다.

 

그가 라디오 부스에서 마이크를 잡은 지 올해로 20년째를 맞았다.

 

역대 MBC에서 20년 넘게 한 프로그램을 진행한 DJ는 '지금은 라디오 시대' 최유라, '싱글벙글쇼' 강석, '배철수의 음악캠프' 배철수 등에 이어 김차동 DJ가 4번째다.

 

범위를 아침방송으로 좁히면 지방과 전국 방송을 통틀어 그가 유일하다.

 

동 시간대 전북지역 청취율 1위를 20년째 수성한 그의 방송은 이 지역 광고주들의 선호도에서 단연 1위다.

 

그가 일하는 라디오 부스에는 체력단련을 위한 간단한 운동기구, 런닝화와 이른 시간 방송답게 스킨·로션 등 간단한 세면도구까지 한편에 잘 정돈돼 있다.

 

마치 집처럼 편안한 라디오 부스를 배경으로 앉은 그의 모습에서는 20년 관록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그는 "고등학교 졸업하자마자 음악다방과 빵집, 호프집에서 아마추어 DJ를 했습니다. 당시 인기가 지금보다 더 많았던 거 같다"면서 "그 뒤로 대학에 진학하면서 등록금을 마련하려고 DJ 일에 더 심취했고 이를 계기로 1990년 정식으로 KBS 군산라디오 DJ로 데뷔하게 됐다"고 DJ를 시작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오전 7시부터 9시까지 아침방송을 진행하는 그의 일과는 오전 4시30분부터 시작된다.

 

그는 출근 후 한 시간 정도 달리기를 한다. 그런 뒤 작가들과 방송 원고 점검 등 사전 준비를 마치고 방송 시간인 7시가 되면 20년간 한결같은 목소리로 청취자들을 맞는다.

 

방송 진행 중인 김차동 DJ
방송 진행 중인 김차동 DJ
(전주=연합뉴스) 김진방 기자 = 전주 MBC 간판 라디오 프로그램 '김차동의 FM 모닝쇼'가 올해로 20주년을 맞이했다. 사진은 김차동 DJ의 방송 모습. 2013.9.11 <<지방기사 참조>> chinakim@yna.co.kr
 

가장 특이한 것은 체력관리를 위해 2시간 동안 진행되는 방송을 일어서서 진행한다는 점이다.

 

그는 "새벽 일찍 일어나는 이유는 출근길 방송을 하기 때문에 활기찬 목소리를 청취자들에게 들려주기 위해서다"면서 "한 시간 정도 운동을 하면 몸이 워밍업이 되면서 맑은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된다. DJ가 목이 잠기거나 기운이 없으면 듣는 청취자들도 마찬가지로 활기를 잃게 된다. 그래서 일부러 의자에 앉지 않고 일어서서 방송을 한다"고 말했다.

 

그는 20년간 가장 기억에 남는 애청자로 군산 교도소에 있던 한 제소자를 꼽았다.

 

그는 "1990년대에는 전주, 홍성, 군산 교도소에서 아침마다 제 방송을 틀어줬다.

 

 그 당시 한 제소자가 보낸 편지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며 "아들에게 교도소에 간다는 말 대신 외국에 일하러 간다며 복역을 하던 제소자였는데 아들 생일을 맞아 꽃바구니를 대신 선물해 달라는 편지였다. 사연이 딱해 꽃바구니를 보내줬는데 나중에 출소하고 저를 찾아와서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때부터 애청자들에게 하루 7∼8통씩 손 편지를 쓰고 있다"고 기억에 남는 일화를 소개했다.

 

현재 그는 라디오 DJ이자 전주 MBC프로덕션의 본부장으로 일하며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날을 보내고 있다.

 

프리랜서 DJ가 방송사 자회사의 경영자 자리에까지 오른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그는 "20년 가까이 비정규직으로 일하다가 이제야 비로소 정규직이 된 겁니다.

(웃음) 저에게 큰 직책을 준 것에 대해서는 회사에 감사하고 있고, 후배 DJ들에게 모범이 될 수 있도록 경영인으로서도 온 힘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주년을 맞아 애청자들을 위해 '김차동의 FM모닝쇼 20주년 특별 공개방송'을 준비하고 있다.

 

다음 달 18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야외무대에서 열리는 공개방송에는 골든 마우스 시상식과 함께 박완규, 정엽, 소찬휘 등 유명 가수들도 참여하는 공연도 무료로 펼쳐질 예정이다.

 

그는 "중앙 방송들과 비교해 열악한 여건인 지역 방송계에서 20년간 뿌리를 내릴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애청자와 도민의 관심과 사랑 덕뿐"이라며 "조금이나마 받은 사랑을 돌려줄 생각에 특별 공개방송을 마련했다. 애청자들의 사랑에 보답하고자 예순을 훌쩍 넘기는 10년 뒤에도 굳건히 라디오 부스를 지킬 생각이다.

 

대한민국 최고의 DJ가 될 때까지 더 많은 성원 부탁드린다"고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chinakim@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9/11 07:30 송고


Articles

451 452 453 454 4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