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사건 합리적 의심과 소통 담으려 했다"

posted Aug 28,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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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천안함 프로젝트'를 연출한 백승우 감독(우)과 기획자 정지영 감독(좌)

 

'천안함 프로젝트' 기자간담회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영화는 천안함 사건이 폭침이냐 아니냐를 다룬 게 아닙니다. 이 영화의 진정한 주제는 왜 틀린 이야기라도 질문 자체를 못하게 하느냐입니다."

 

'천안함 프로젝트'를 연출한 백승우 감독은 27일 이 영화의 시사회가 끝난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천안함 프로젝트'는 천안함이 북한의 어뢰 공격으로 폭침됐다는 정부 발표에 문제를 제기한 사람들의 의견을 조명하고, 몇 가지 실험을 통해 이들의 주장이 근거가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다.

 

천안함 민군합동조사단 조사위원이던 신상철 씨와 선박 구조·구난 잠수 전문가인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 두 사람의 의견과 그 근거가 되는 내용을 주로 소개한다.

 

다큐 제작진이 새롭게 발견하거나 확인한 내용은 없지만 천안함을 둘러싼 여러 논란을 담고 있어 천안함 사건을 새롭게 환기시켜 줄 법하다.

 

영화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합리적 의심'이다. 정부 발표의 논리적 허점을 파고들고, 당연하다고 받아들인 통념에 의문을 제기한다.

 

영화는 기획부터 '불통 사회'에 대한 답답함에서 시작됐다.

 

한 토론 프로그램에서 '아직도 대한민국에 천안함 사건이 북한의 소행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종북 세력이 있다'는 한 토론자의 말에 사회자도 상대편 패널도 함구하는 모습을 보고 정 감독은 우리 사회를 향한 경고음을 감지했다고 한다.

 

영화를 기획한 정 감독은 "지금 우리 사회가 지닌 경직성을 영화로 풀어보는 게 의미가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해 백 감독에게 제안했고, 그가 흔쾌히 수용했다"며 "영화는 우리 사회의 소통문제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영화는 이처럼 '소통'을 화두로 시작됐지만 상영 전부터 곡절을 겪었다. 전주영화제에서 첫 상영 때부터 '좌파 영화'라는 오명을 썼고, 유족들은 "사실을 왜곡한다"며 상영금지 가처분신청을 법원에 제기했다. 영화에 대한 지속적인 공격도 인터넷사이트를 통해 이뤄졌다.

 

백승우 감독은 "좌와 우의 이념을 가지고 사건을 바라보면 절대 해결하지 못한다. '팩트'를 가지고 말해야 한다"며 "인터넷에서 제기되는 의견은 우익의 주장이 아니라 일종의 메카시즘에 가까운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 영화가 형편없는 쓰레기일지라도 상영을 막아서는 안 된다. 영화는 영화다"고 강조했다.

 

국방부의 반론권을 반영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선 "국방부는 천안함과 관련해 보고서도 냈고, 백서도 냈으며 그들의 주장은 모든 언론을 통해서 공개됐다"며 "처음부터 국방부의 의견을 직접 들을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영화는 다음 달 5일 개봉한다.

 

buff27@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8/27 17:03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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