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성'은 권위주의 시대의 케케묵은 가치일까

posted Aug 22,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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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에릭 펠턴의 '위험한 충성' 출간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요즘 세상에서 '충성'이라는 말을 꺼내면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으로 취급받기 쉽다. 발 빠르게 진로를 결정하지 못하는 굼뜬 인간 내지는 권위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한 사람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

 

그럼에도 문학이나 영화 등에서는 충성스러운 인간을 끝없이 미화한다. 세속적인 유혹에 휩쓸리지 않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며 일반인이 감동과 위안을 얻는 분위기는 옛날부터 지금까지 강력하게 이어지고 있다.

 

미국의 문화 칼럼니스트 에릭 펠턴은 신간 '위험한 충성(Loyalty)'에서 이처럼 오늘날 애매한 상황에 처한 충성의 가치를 재평가한다.

 

그는 충성을 외줄 아래 쳐진 그물에 비유한다.

 

"그물이 쳐 있으면 용기를 내어 한 번 도전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중략) 충성은 이런 그물과 같다. 직접 도움을 받지 않는다고 해도 밑에 그물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힘을 얻는다. 중요한 것은 위험에 처했을 때 그물이 우리를 붙잡아줄 것이라는 믿음이다."(29-30쪽)

 

저자는 역사적 사실과 사회 속 여러 갈등 상황 등을 예로 들며 충성의 본질을 다시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역설한다.

 

그는 "충성은 신뢰에 관한 것"이라고 단언한다. 믿음이 핵심이며 '믿을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하는 미덕'이라고 높게 평가한다.

 

동료 간에 신뢰와 충성이 있으면 히말라야 등반이나 전쟁 등의 극한 상황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충성은 새로운 위험도 무수히 빚어내기 때문에 현명하게 대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행동을 할 수도 있고 고집스럽게 멍청한 태도를 보일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저자는 "오늘날, 우정의 가치는 바닥에 떨어지고 충성은 악용되고 남용되고 있다"며 "그런 충성을 구해내 다시 한번 우리 삶에 제대로 역할을 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윤영삼 옮김. 문학동네. 304쪽. 1만5천원.

cool@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8/22 07: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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