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지진 3년새 54.8% 증가…연구 수준은 `미미'

posted Aug 05,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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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인천 백령도 인근 해상에서 규모 4.9 지진이 발생하는 등 1주일 사이 8차례지진이 관측됐다. 사진은 등진도 분포도 <<연합뉴스DB>>
 

올들어 지진 65회 발생…서해에 70% 가량 집중

 

연평균 횟수 30년간 3배 가까이로 급증

 

(서울=연합뉴스) 이슬기 기자 = 한반도 지진 횟수가 2010년부터 올해까지 최근 3년 새 54.8%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평균 발생 건수는 1978년 기상대 관측 이후 1980년대 15.38회에서 2000년대에는 44.9회로 크게 늘고 있는 추세다. 지난 30년간 한반도 연평균 지진 횟수가 3배 가까이로 늘어난 것이다.

 

규모 2∼3의 중소지진이 대부분이지만 우리나라가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지진 관측 기술과 연구 수준은 예산과 인력 부족 등으로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다.

 

◇올해 들어 지진 '65회'…서해에 집중 발생

 

5일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4일까지 총 65회의 지진이 관측됐다. 올해 발생 건수 65회는 2010년 한해 발생 건수 42회와 비교해도 54.8% 가량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 56회, 2011년 52회, 2010년 42회 등을 기록한 점에 비춰 지진 횟수는 올해 들어 7개월 간 이미 지난해의 기록을 넘어섰다. 이런 추세로 보면 올해 말께에는 지난해의 두 배 이상으로 많은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올해 일어난 지진 총 65회 중 8회를 제외하면 모두 해역에서 발생했다. 이 가운데 서해에서 발생한 지진은 46회에 달해 전체의 70.7%를 차지했다. 특히 충남 보령, 전북 군산시 어청도, 인천 백령도 해역 등에 집중됐다.

 

충남 보령 인근 해역에서 11회(16.9%), 전북 군산시 어청도 인근 해역에서 17회(26.1%), 인천 백령도 인근 해역에서 16회(24.6%)로 집계됐다.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4일까지 약 2주 동안 충남 보령 인근 해역에서만 규모 2∼3의 중소 지진이 11회 발생했다.

 

전북 군산시 어청도 인근 해역에서는 지난 6월5일부터 지난달 15일 사이 규모 2∼3의 중소 지진이 17회 일어났다.

 

충남 보령 외연도와 전북 군산 어청도 인근인 이 해역은 진앙을 놓고 볼 때 편의상 표기하는 행정구역은 다르다. 하지만 위도·경도 상으로는 거의 유사한 지점이다. 지진이 비슷한 지점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 지난 4월21일에는 전남 신안군 흑산면 해역에서, 5월18일에는 인천 백령도 남쪽 해역에서 규모 4.9의 지진이 발생해 1978년 기상대 관측 이후 역대 6번째로 큰 지진으로 집계됐다.

 

◇연구인력 '4명'…해저지진 연구 '無'

 

우리나라도 지진 안전지대가 아님이 통계적으로 확인됐지만 지진연구 여건은 열악하다. 해저지진의 경우 원인 규명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다.

 

우리나라 지진 관측·연구는 기상청과 국립기상연구소로 크게 이원화돼 있다. 이밖에 학계 등 민간에서 기상청의 지원을 받아 연구를 하고 있다.

 

기상청에서는 총 25명의 지진관리관이 지진의 관측·통보 등의 역할을 맡고 있다. 올해는 148억1천700만원의 예산이 투입돼 지진관측 장비를 보강하고 지진자료 수집망을 운영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국립기상연구소는 지진 발생 원인·특성·지질분석 기법 등 연구 분야를 담당한다. 매년 15억원 상당의 예산이 투입되며 연구인력은 4명이다.

 

하지만 현재의 예산과 연구 인력으로는 한반도 지질 구조와 지진 발생 원인 등을 규명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국립기상연구소 내 4명의 지진연구 인력도 지진·화산·지구 물리 등 여러 분야를 함께 연구하고 있기 때문에 지진연구에만 집중할 수 없는 상황이다.

 

최근 규모는 작지만 서해에서 연속적으로 발생한 지진의 원인과 바다 밑 단층 구조 등에 대한 조사는 엄두도 못 내는 실정이다.

 

박순천 국립기상연구소 기상연구관은 "해저 탐사에는 많은 장비와 노하우가 필요하지만 결국에는 예산과 인력의 문제로 전혀 손을 못 대고 있다"며 "한반도는 내륙보다 해역에서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지진이 잦아 해역 지진의 원인 규명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연구관은 이어 "천안함 사건·북핵실험 등과 연관된 인공 지진과 자연 지진을 구분하는 데도 기술이 필요하다"며 "다양한 지진 연구를 위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wise@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8/05 09:0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