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여 정보 목초지 조성…정권 수립 65주년 맞춰 끝날 듯
(서울=연합뉴스) 장철운 기자 = 북한이 지난해 말 강원도 일대에 조성하기 시작한 대규모 축산단지 '세포등판' 개간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2일 "군인 건설자들과 돌격대원들은 공화국 창건 65돌을 세포등판 건설 성과로 빛내일 신심에 넘쳐 총공세를 벌여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이로 미뤄 북한이 정권 수립 65주년인 내달 9일까지 세포·평강·이천군에 걸친 평평한 황무지 세포등판에 목초지를 조성하는 작업을 마무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은 그동안 군인과 각지 청년들뿐 아니라 각 기관에서도 인원을 차출해 '돌격대'를 조직, 세포등판 개간에 동원하며 빠른 속도로 공사를 진행해왔다.
노동신문은 지금까지 6개월여에 걸쳐 자연풀밭 2만여 정보(약 2만㏊)를 정리하고 인공풀밭 조성 작업도 96% 정도 진행됐다고 전했다.
또 잦아진 국지성 호우에 대비해 연 230㎞에 달하는 배수로를 건설했고, 거름과 비료를 섞어 만든 토양개량제를 5만t 정도 생산하는 등 가을철 파종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앞서 지난달 3일 노동신문이 "6월 말 현재 1만여 정보의 자연풀판 정리를 진행했다"고 밝혔던 것과 비교하면 한 달 새 정리한 자연풀밭의 면적이 무려 2배로 늘어난 것이다.
북한이 세포등판 조성 사업을 서두르는 이유는 정권 수립 65주년과 정전협정 체결 60주년을 맞아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치적이 필요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북한은 올해 2월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회의에서 정전협정 체결 60주년 및 정권 수립 65주년을 맞아 "세포등판 개간전투를 다그쳐 풀판(풀밭) 조성을 끝내야 한다"고 결정했다.
세포등판 개간 작업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주민생활향상을 강조하며 지시한 사안이다. 김 제1위원장 입장에서 집권 2년차인 올해 자신이 직접 지시해 시작한 일에서 성과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
집권 첫해인 작년에 희천발전소를 완공하고 평양시에 창전거리와 민속공원 등을 건설했지만 이는 김정일 시대에 이미 시작한 일이다.
이 때문에 북한 헌법상 국가수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85세의 노구를 이끌고 이례적으로 세포등판 개간 현장을 방문해 노동자들을 격려하는가 하면 박봉주 내각 총리,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 등 지도부가 잇달아 건설현장을 찾고 있는 상황이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8/04 09:1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