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헌혈로 인생 바꾼 인천 논곡중학교 임종근씨

posted Aug 04,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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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혈로 인생 바꾼 논곡중학교 임종근씨
헌혈로 인생 바꾼 논곡중학교 임종근씨
(인천=연합뉴스) 윤태현 기자 = 헌혈을 444회 한 '헌혈왕' 임종근(56)씨가 3일 오전 인천시 남구 논곡중학교에서 헌혈증서를 내보이고 있다. 임씨는 1978년부터 현재까지 35년간 매년 평균 13회의 헌혈을 했다. 대한적십자사 인천광역시지사에 따르면 444회 헌혈 기록은 경기, 인천 지역을 통틀어 최다인 것으로 나타났다. 임씨는 "그동안 헌혈을 하고 받은 헌혈 증서는 필요한 사람에게 나눠줬다"며 "현재 가지고 있는 7장이 전부"라고 말했다. 2013.8.3 tomatoyoon@yna.co.kr

 

35년간 444회 헌혈…경기·인천 최다 기록

 

(인천=연합뉴스) 윤태현 기자 = "헌혈이 제 삶을 바꿨어요. 생명을 나눌 수 있어 기뻤고 의미 있는 인생을 살게 해줬어요"

 

인천시 남동구 논곡중학교에서 행정업무를 하는 임종근(56)씨는 헌혈을 444회나 한 '헌혈왕'이다. 1978년부터 현재까지 35년간 매년 평균 13회의 헌혈을 했다.

 

그동안 채혈한 양만 해도 한 번에 500㏄씩, 자그마치 16만8천㏄를 헌혈했다. 1.5ℓ 음료수 병으로 112병 분량이다.

 

대한적십자사 인천광역시지사에 따르면 444회 헌혈 기록은 경기, 인천 지역을 통틀어 최다인 것으로 나타났다.

 

임씨는 14세 때 우연한 기회로 헌혈을 시작했다.

 

어려서부터 가난했던 그는 초등학교 졸업 후 용접공으로 일했다. 일터에서 다친 동료를 병원에 데려갔다가 혈액이 없어 고초를 겪는 환자를 봤다.

 

임씨는 "중·고등학교를 다니지는 못했지만 대신 살면서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 병원에서 혈액이 모자라 생사를 오가는 환자를 보고 헌혈을 시작했다"고 계기를 말했다.

 

 

헌혈로 인생 바꾼 논곡중학교 임종근씨
헌혈로 인생 바꾼 논곡중학교 임종근씨
(인천=연합뉴스) 인천시 남동구 논곡중학교에서 행정업무를 하는 임종근(56)씨는 헌혈을 444회나 한 '헌혈왕'이다. 1978년부터 현재까지 35년간 매년 평균 13회의 헌혈을 했다. 대한적십자사 인천광역시지사에 따르면 444회 헌혈 기록은 경기, 인천 지역을 통틀어 최다인 것으로 나타났다. 임씨는 "헌혈을 하면 건강에 해가 된다는 사람들의 오해를 풀고자 마라톤을 한다"며 "오는 2016년에는 칠레 아타카마 사막 울트라마라톤에 참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진은 임씨가 2010년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울트라마라톤에 참가한 모습. << 임종근씨 제공 >> 2013.8.3 tomatoyoon@yna.co.kr
 
누군가를 도울 수 있어 기뻤고 삶에 자신감이 생겼다. 31세까지 용접공으로 일하며 중·고등학교 검정고시에 합격, 공무원 시험에 응시해 9급 공무원이 됐다.

임씨는 주변에 헌혈을 적극적으로 권유했다. 그러나 상당수 사람이 건강에 해가 될까 봐 헌혈을 꺼린다는 것을 깨달았다.

 

헌혈에 대한 사람들의 오해를 몸소 풀겠다고 결심한 그는 44세 때 마라톤을 시작했다. 헌혈을 하며 건강을 점검하고 규칙적으로 운동했다. 현재 그는 완주 거리를 늘려 100㎞ 이상을 달리는 울트라마라톤을 한다.

 

지난 2010년과 2012년에는 각각 250㎞가 넘는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과 중국 고비사막 코스를 완주했다. 오는 2016년에는 칠레 아타카마 사막을 완주하고 남극 마라톤에 도전할 계획이다.

 

임씨는 그동안 자신을 보는 주변 시선이 바뀌었고 헌혈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졌다고 말한다. 고등학교 3학년인 그의 아들도 지난 5월 헌혈 30회를 기록해 적십자헌혈유공자 은장을 받았다.

 

임씨는 "헌혈은 누구나 할 수 있고 또 모두가 해야 한다. 헌혈을 할 수 있다는 것은 건강하다는 방증"이라며 "건강과 관련 법령이 허락하는 그날까지 헌혈을 계속 할 것"이라고 말했다.

tomatoyoon@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8/03 11:0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