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업계, 정부 요청에도 가격인상 강행(종합2보)

posted Aug 02,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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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대형마트 유제품 진열대 모습. <<연합뉴스DB>>
 

서울우유, 오는 9일부터 우윳값 10.9% 인상

 

(서울=연합뉴스) 김상훈 설승은 기자 = 유업계가 정부의 가격 인상 자제 요청에도 우유 가격을 인상하겠다는 방침을 잇따라 내놓았다.

 

원유가격 연동제 시행 첫날인 전날 일부 업체가 인상 방침을 철회한 지 하루 만에 방향을 바꿔 나온 강수다.

 

서울우유는 오는 9일부터 우윳값을 10.9% 인상한다고 2일 밝혔다.

 

이에 따라 대형 마트에서 판매되는 서울우유 1ℓ들이 제품 가격은 2천300원에서 250원 오른 2천550원이 된다.

 

서울우유 측은 "원유가격이 이달 1일자로 인상돼 부득이하게 가격을 올린다"며 "어려운 국내 경제여건과 소비자 생활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 인상안을 신중히 결정했다"고 말했다.

 

매일유업은 8일부터 우윳값을 10.6% 상향 조정한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 1·3위인 서울우유와 매일유업이 나란히 가격 인상을 결정한 만큼 인상 여부를 고심했던 여타 업체들의 가격 인상도 곧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시장 2위인 남양유업은 이달 말 이후 가격을 올릴 것으로 전해진다.

 

우윳값을 1일 자로 평균 7.5% 인상하려다가 보류한 동원F&B도 인상 원칙은 유지한 채 시점만 재검토하고 있다.

 

동원F&B는 우윳값 인상을 보류했지만 최근 편의점에 공급되는 가공유 가격은 7% 올렸다.

 

빙그레도 8월 중 우윳값과 가공유, 발효유 가격을 올릴 가능성이 크며, 인상 폭은 10% 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푸드는 이달 중순 파스퇴르 유제품 전체 가격을 7.9% 올리기로 했으며 세부 인상시기를 조율 중이다.

 

푸르밀은 20일을 전후해 흰우유 가격을 매일유업 수준인 10.6%, 요구르트와 가공유 가격을 7∼8% 올린다는 내부 방침을 세웠다.

 

앞서 정부는 물가안정 등을 이유로 우유 소매가격 인상에 부정적 입장을 밝혀 업계의 반발을 샀다.

 

기획재정부는 원유가격 연동제 도입 직전인 지난달 30일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3사와 하나로클럽 관계자를 소집, 가격 인상 자제를 요청했다.

우유업체들과 별도로 접촉하지는 않았지만, 여러 경로를 통해 직간접적 압력을 행사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흰우유의 경우 제품 가격에서 원유가 차지하는 비중이 95%에 달한다며, 원유 값이 올랐는데도 판매가를 그대로 유지하라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원유가격 연동제를 시행하면서 소매가는 올리지 말라는 것은 막대한 부담을 유업체가 떠안으라는 소리"라며 "한 달만 가격 인상을 미뤄도 수백억원의 적자가 발생하는데 현실적으로 감당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정부의 반대에도 우유가격 인상이 단행된 만큼 이르면 다음 달부터 가공유를 비롯해 커피, 빵, 아이스크림 등 우유를 원료로 사용하는 제품 가격 인상이 잇따를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값을 올리지 않은 업체도 원유 값이 올라 손해가 예상되는 만큼 가격 인상이 잇따를 것"이라며 "조만간 커피나 빵 등 우유가 들어가는 제품들이 연쇄 인상될 확률이 크다"고 말했다.

meolakim@yna.co.kr

ses@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8/02 14:48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