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영화 찍는 다문화인' 박제욱 감독

posted Aug 01,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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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강진욱 기자 = "다문화는 여러 나라 문화가 공존하는 것이고 다른 나라 문화를 가장 인상깊게 보여주는 것이 영화이고 드라마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태국을 시작으로 아시아를 비롯한 여러 나라의 일상을 보여주는 영화를 만들고 싶습니다."

 

지난 1월 말부터 태국에 거주하면서 한국의 인기 드라마 '풀 하우스'의 리메이크 작품 제작에 참여하고 있는 박제욱(39) 감독은 29일 "현재 '가을동화' 리메이크 종영을 앞두고 이 드라마를 만든 제작사가 2탄으로 '풀 하우스'를 찍는 것"이라며 "태국에서의 한국 드라마 인기는 여전히 고공행진중"이라고 말했다.

 

2008년 영화 '반두비'를 시작으로 다문화 영화 제작에 처음 참여한 뒤 2009년과 2010년에는 미국에서 시작된 '48시간 영화제'의 한국 론칭 프로듀싱을 맡았다.

 

그는 "이 영화제를 통해 미국인을 포함해 동서양을 막론한 10여개 나라 사람들이 '이주노동자'로 일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며 "동남아 이주여성만 다문화 범주로 묶는 한국의 정책은 서양이 동양을 차별하는 '오리엔탈리즘'의 일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때가 마침 2009년 태국에 여행을 갔다가 만난 여자 친구와 결혼해 다문화가정을 이뤘던 때라 한국의 다문화 문제에 대해 많이 고민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런 고민이 바탕이 됐던지 그는 반두비에서 주연을 맡았던 방글라데시인 친구와 함께 2011년 '러브 인 코리아'라는 다문화 다큐멘터리영화를 제작했고 이 영화는 2011년 인디다큐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박 감독은 "꼭 다문화영화만 만들겠다는 생각을 한 것은 아니지만 계속 그렇게 인연이 이어졌고 앞으로도 다문화영화나 드라마 쪽에서 일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올 초 태국으로 이주한 이유가 영화 제작 때문은 아니지만 현지에서 태국의 속살을 들여다보니 진짜로 영화가 찍고 싶어졌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에서 '다문화가정'이라는 범주에 집어넣는 나라에서 살다 보니 진짜 다문화가 보였다"며 "영화를 통해 한국이 진짜 다문화를 소개하는 방법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던 차에 그는 '풀 하우스' 리메이크 작품 제작 참여 요청을 받았다.

'풀 하우스' 태국어 리메이크 작품 제작은 한 달 전 시작됐고 지난 27일부터 내달 15일까지 한국 여러 곳에서의 로케이션 촬영을 한 뒤 다시 태국에서 한 달 정도 더 찍어야 완성된다. 35회 분량으로 촬영 중이다.

 

박 감독은 "풀 하우스는 또 얼마 전 작고한 김종학 PD가 이끌던 팀이 제작한 작품이라 태국에서도 각별한 의미가 있다"며 "태국의 톱스타들이 한국의 비와 송혜교 역을 맡아 현지어로 제작되는 드라마라 인기가 절정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태국으로 이주한 이유를 묻자 그는 "지금은 친구 사이로 지내기로 한 전 태국인 아내를 만나면서 태국에서 살고 싶었다"며 "사실은 아내에게 잘 해주지 못했다는 미안함으로 1시간45분짜리 '찡찡망망'이라는 제목의 영화를 만들기도 했다"고 밝혔다.

 

한국의 가난한 영화 조감독으로 일하는 남자 주인공이 태국인 아내에게 보내는 사과편지 형식의 이 영화는 전 아내에게 향한 그의 심정을 담았다. 여건이 되면 부족한 부분을 보강해 태국어로 더빙해 볼 생각이다. '찡찡망망'은 태국어로 '진짜진짜 많이'라는 뜻이다.

kjw@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7/29 14:05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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