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개성공단 회담 끝내 결렬…공단 장기폐쇄 우려(종합3보)

posted Jul 25,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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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랑이 벌이는 남북
실랑이 벌이는 남북
(개성 사진공동취재단=연합뉴스) 제6차 개성공단 남북당국실무회담을 마친 25일 회담장인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 남측 기자실에서 북측 수석대표인 박철수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부총국장이 돌발 기자회견을 하자 남측 대표단이 이를 제지하려 하고 있다. 2013.7.25 photo@yna.co.kr

 

    南 "北 진정성 없다면 중대결심"…北 "공단 파탄시 다시 軍 주둔"

 

(서울·개성=연합뉴스) 공동취재단·홍제성 기자 = 개성공단 사태 해결을 위해 6차례에 걸쳐 진행된 남북 당국간 실무회담이 끝내 결렬됐다.

 

남북 양측은 25일 개성공단에서 6차 회담을 열었지만 합의문 채택에 실패하고 추가 회담 날짜도 잡지 못했다.

 

지난 6일부터 25일까지 6차례에 걸쳐 진행된 실무회담은 개성공단 사태를 일으킨 책임 소재와 재발방지책에 대한 견해차를 끝내 좁히지 못한 채 기약 없이 마무리됐다.

 

이에 따라 지난 4월부터 잠정폐쇄 상태가 이어진 개성공단은 특단의 조치가 없는한 제2의 금강산 사태와 같이 장기폐쇄 절차를 밟게 될 것으로 우려된다.

 

우리 측 수석대표인 김기웅 통일부 남북협력지구지원단장은 이날 회담 직후 브리핑에서 "우리 측은 "재발방지와 관련해 북측이 새롭게 제시한 문안으로는 더 이상 논의가 진전될 수 없으므로 오늘 회담을 마무리하고 차기 회담 일정을 잡자고 제의했다"고 밝혔다.

 

북측은 이에 대해 '회담 결렬'이라면서 "남측이 입장을 철회하고 남과 북이 공동담보를 할 경우에 판문점 채널을 통해 차기회담 일정을 협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우리 측은 북측이 진전된 입장이 있을 경우 판문점 채널을 통해 연락할 것을 제안했으나 북측이 이를 수용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북측 수석대표인 박철수 중앙특구개발총국 부총국장은 회담 후 기자회견을 자청, "개성공업지구 정상화를 위한 북남 당국 실무회담이 오늘까지 6차에 걸쳐 진행되었으나 아무런 합의도 이루지 못하고 끝내 결렬의 위기에 처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13층 회담장에서 진행되던 회담이 종료된 후 수행단 20여명 함께 아무런 예고 없이 남측 기자실을 돌연 방문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남측과의 개성공업지구협력사업이 파탄 나게 된다면 공업지구 군사분계선지역을 우리 군대가 다시 차지하게 될 것이며 서해 육로도 영영 막히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그는 북측이 진지한 협의를 진행했지만 남측은 일방적인 주장만 고집하며 인위적인 난관을 조성했다고 주장하면서 "개성공업지구는 남측이 아니더라도 우리가 얼마든지 운영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북측은 이날 6차 회담까지 남측에 제시한 합의서 초안과 수정·재수정안 및 기조발언 일부 등 20여 장을 배포했다.

 

우리 정부는 북한의 이같은 일방적인 조치에 강한 유감을 표명하면서 북측이 재발방지에 대해 진정성을 보이지 않는다면 중대 결심이 불가피하다고 경고했다.

 

김형석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저녁 긴급 브리핑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북한이 재발방지 대책에 대해 진정성 있는 태도를 보이지 않는다면 정부로서는 중대한 결심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정부는 오늘 개성공단 실무회담 결과로 인해 개성공단의 존폐가 심각한 기로에 선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북한이 오늘 개성공단 실무회담에 대해 사실상 결렬을 선언한 것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는 "북한이 개성공단을 정상화시킬 의지가 있다면 지금이라도 우리 측의 입장을 수용해야 한다"면서 대화를 통해 개성공단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갈 방침이지만 현 상황으로 볼 때 대화 국면으로의 전환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이날 오후 남북 실무회담이 사실상 결렬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큰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들은 26일 긴급회의를 소집해 회담 결렬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고 향후 대책을 논의할 계획이다.

 

한재권 개성공단 정상화촉구 비상대책위원장은 "이전 회담 때는 합의를 못 해도 다음 회담일정이 잡혀 있어 대화가 계속 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이제는 정말 갑갑한 심경"이라며 "이젠 기업들도 중대 결심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jsa@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7/25 22:41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