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성완종, 메르스, 그다음은? <기자수첩>

세월호, 성완종, 메르스, 그다음은?

<기자수첩>

대한민국 정부가 불안하다? 정부가 불안할 일이 뭐있겠나? 국민다수의 의사로 선택한 정부인데,,,그러나 하루 이틀 하나, 둘씩 죽어간다. 메르스 공포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지만 당국은 여전히 우왕좌왕이다. 국민동요를 잠재울 변변한 담화문은 물론 범정부 대책기구 마저 제대로 꾸리지 못하고 있다. '총리 없는 정부'의 현주소인가?

역대 감염병 발생시 총리는 늘 재난 콘트롤 타워의 중심으로 방역을 총괄했다. 12년전 사스가 국내에 유입됐을 때 당시 고건 총리는 총리실에 '범정부 사스 종합상황실'을 꾸리고 전면에서 대응체계를 지휘했다. 수시로 관계부처 장차관 회의를 열어 방역 체계를 점검하고 긴급 예산투입 및 인력배치를 논의했다. 정부의 검역·격리치료 대책과 향후 대책 강화 방향을 상세하게 담은 담화문을 발표해 국민 불안도 진정시켰다.

2009년 2417명이 확진판정을 받았던 신종 플루 당시에도 총리들의 대응은 기민했다. 총리 교체시기였지만 전직인 한승수 총리나 후임인 정운찬 총리는 총리실에 구축된 관계부처 일일 상황 점검 체계를 통해 무리없이 대응을 이어갔다. 국민동요를 잠재우려 "정부가 가진 역량을 총 동원해 선제적으로 대응하여 국민을 보호하겠다"는 담화문을 내며 정부 정책을 알리고 전염병 예방 행동요령을 소개했다.

하지만 정부의 이번 메르스 방역 대처는 한심하기가 짝이 없다. SNS를 중심으로 미확인 각종 유언비어들이 횡행하면서 국민 불안이 가중되고 있지만 보름여가 지나도록 범정부 담화문 조차 없다. "개미 한마리 지나가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문형표 복지부 장관의 발언은 오히려 화만 불렀다.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와 장관은 부실한 초동대처 논란속에 여론의 집중 질타를 받고 그로기 상태다. 다른 부처는 소 닭 쳐다 보듯 구경만 하고 있다.

일반병원은 복지부, 대학병원은 교육부, 출입국관리는 법무부, 지자체협조는 행자부 등으로 나눠져 있다보니 유기적인 협조도 이뤄지지 않는다. 총체적 콘트롤타워를 해야할 주무부처 장관은 “의료,방역 전문가”가 아니라 “복지재정 전문가”다. 여기에 복지부산하 질병관리본부는 기획,연구 부서지 그 산하 손발이 되어 움직여줄 실행부서마저 없다. 이러니 보건소, 병원 따로 복지부 따로다.

역학조사 담당자들은 전문가들이 아니고 그냥 형식적인 공중 보건의인데다 그나마 인력도 거의 없다. 이래서야 어찌 전국적 방역망이 가동되나? 확진환자는 점점 늘어나 넘쳐나는데 음압병동은 한정되어 있고 발표와는 달리 보건소나 병원에 전화하면 “나몰라라”다. 하루가 갈수록 방역체계의 허점과 구멍을 드러나고 환자발생 지자체는 어쩔수 없이 나서며 중앙당국의 중요권한을 달라고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한다. 그래도 중앙당국은 할말이 없다.

부처를 총괄할 총리도 없고 총리대행을 맡은 최경환 부총리는 첫 환자 발생 이후 2주가 흐른 뒤에야 관계부처 장관회의를 소집했다. 그나마 전날 박근혜 대통령이 총력주문을 하자 등 떼밀리듯 회의를 마친 뒤 OECD 회의에 참석한다며 곧장 파리로 출국했다. 늦게나마 청와대가 2일 대책반을 꾸린데 이어 3일 대통령 주재로 긴급 민관회의까지 개최하겠다고 나섰지만 만시지탄이다. 국민이 불안한 정부를 더 걱정해야 하는 현실이 정말 우울하다.

현실적 구체성 있는 대책이라고는 하나도 없다. 무능한 자가 장관으로 눈치보며 앉아있고 그나마 이쯤되었으면 “자신의 무능을 인정하고 스스로 물러날 용기도 양심도 없다” 국가행정 시스템은 한심 그자체고 정치인들은 진정성없이 국민생명팔이 쇼만 한다. 무대책, 무능, 한심, 졸속, 보여주기 이미지 여론눈치보기 쇼들만 난무한 채 그런 것들만 섞은 썩은 비빔밥을 국민에게 드시라면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만 한다. 오늘은 또 누가 죽었나?

하나, 둘, 셋, 넷,,,별을 세는 것이 아니다. 무대책, 무능, 한심, 졸속, 보여주기 이미지 여론눈치보기 쇼들만 난무할 뿐 오늘로서 6명의 죄없는 국민생명이 하염없이 하늘나라로 간다....대한민국, 참 선진국이다...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후 채 일년이 지나지 않았다. 눈만뜨고 입만열면 정부는 '국가대개조' '사회적폐일소'를 외쳐대었다. '성완종 사태'는 총체적 국가무능과 썩은 정치의 적폐를 들어내었고 아직 몸통은 건드리지도 못하는 수사를 하고 있다. 그런 정부를 믿으라면 그것이 참 이상하다.  국민과 언론은 최소한의 양심으로 살기 위해서라도 말을하는 것인데 이제 말하기도 지쳤다. 비판도 애정이 가야 비판하는 것이다.

권맑은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