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화 의장, 제67주년 국회 개원기념식 기념사

posted Jun 03,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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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원지기자/스포츠닷컴]

 

 

존경하는 정갑윤 부의장님, 이석현 부의장님,

여야 정당(원내) 대표님과 의원 여러분, 그리고 국회 직원 여러분,

 

오늘은 우리 국회가 개원 67주년을 맞는 뜻 깊은 날입니다.

대한민국 의회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헌신하신 모든 분들께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특히, 국회 직원 여러분, 지난 1년 간 정말 고생 많았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일 욕심’ 많은 의장 만나서

여러분들이 힘겨웠던 사정, 제가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땀 흘린 만큼 국민들은 편안해질 것입니다.

여러분이 지금처럼 맡은 바 임무에 최선을 다해주셔야

우리 국회가 국민의 사랑과 신뢰를 회복할 수 있습니다.

제19대 국회의 마무리 1년을 맞이하며

마음가짐을 새롭게 해주시길 당부 드립니다.

 

1년 전 오늘 제19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으로 당선된 직후,

저는 국민들께 세 가지를 약속드렸습니다.

 

바로 우리 국회의 개혁, 우리 국회의 화합, 우리 국회의 소통입니다.

 

국회의 혁신적 변화를 통해 국민을 위해 365일 일하는

진정한 민의의 전당을 만들고,

대립과 갈등 대신 대화하고 타협하는 화합의 전당으로 만들며,

국민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사회적 갈등을 녹여내는

소통의 전당을 만들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지난 1년 동안 우리 국회는 이 목표를 향해 열심히 뛰었고

값진 성과도 거둘 수 있었습니다.

 

오랜 진통 끝에 세월호 특별법을 여야 합의로 타결했고,

무려 12년 만에 헌법이 정한 시한 내에 예산안을 통과 시켰습니다.

 

오늘 새벽까지 이어진 본회의에서 공무원연금법을 의결한 것처럼

여야가 첨예하게 대치했던 고비마다 많은 현안들이 합의 처리되었고,

의장단과 상임위원장단 연석회의가 개최되어

원만한 국회운영을 위한 협조체계가 만들어졌습니다.

 

이 모두가 대화와 타협, 양보와 배려의

새로운 국회상을 정립하는 과정이었습니다.

적극적으로 협력해주신 여야 지도부와 의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1975년 여의도 국회의사당이 준공된 이후 40년 만에 처음으로

일반 방문객들에게 의사당 정면 출입구를 개방하고,

잔디광장을 국민 품으로 돌려드린 것에 대해

우리 국민들은 좋은 평가를 해주고 계십니다.

 

지난 어린이날에는 수천 명의 국민이 아이들 손을 잡고

국회를 찾아주셨습니다. 말 그대로 ‘열린 국회’의 모습이었습니다.

전국의 주요 정책현장을 찾아 입법간담회를 개최하고

국민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청취한 것 역시

국민과의 소통을 넓혀가는 의미 있는 시도였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많은 부분에서 아직 부족합니다.

지금도 국민의 88%가 국회가 제 할 일을 못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특히, 국회 개혁의 속도가 너무나 느립니다. 국회의원 겸직문제 등 일부를 제외하고 주요한 개혁과제 대부분이 지연되고 있습니다.

 

우리 국회의 혁신적 변화는 국민에게 사랑받고 신뢰받는 국회를

만들기 위한 최대과제이자 필수과제입니다.

국회개혁은 중단 없이 계속되고, 더욱 강화되어야 합니다.

 

여야의 추천을 받아 구성한 ‘국회개혁 자문위원회’에서는

이미 작년 말에 개혁과제를 제안하였습니다.

‘연중상시국회 운영’, ‘의사일정 작성기준 마련’, ‘무쟁점 법안 신속처리제도 도입’ 등 일하는 국회, 예측 가능한 국회를 만들기 위한 합리적인 방안들입니다.

 

여야가 내놓은 혁신안과도 대부분 일치하는 내용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회법 개정안이 관련 상임위에

반 년째 묶여있는 것은 국민 앞에 매우 부끄러운 일입니다.

 

국민이 갈망하는 국회의 기본적인 변화조차 이루지 못하고 있는

현 상황에 대해 여야 모두는 무거운 책임을 느껴야 합니다.

이러고도 국민에게 사랑받는 국회를 만들겠다는 것은

그야말로 어불성설(語不成說)입니다.

 

국회법 개정안을 6월 임시회에서는 반드시 처리해 주실 것을

여야 지도부에 강력히 요청합니다.

 

우리 스스로 특권을 내려놓고 국민을 위해 일하는 국회,

제 할 일을 제 때 제대로 하는 국회를 만들어야,

비로소 국회의 권위를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존경하는 의원 여러분, 그리고 국회 가족 여러분,

 

작년 정기국회에서의 예산안 헌법 시한 내 처리는

제19대 국회의 대표적인 성과입니다.

올해도 결산, 국정감사 등 국회운영일정은 차질 없이 추진되어야 하고,

예산안은 시한 내 처리되어야 합니다.

 

예산안에 대한 검토와 논의를 위해서는

충분한 심사기간 확보가 필수적입니다.

예산안 부수법률안을 소관 상임위에서 충분히 논의해

올 초 연말정산 파동 같은 사태를 원천적으로 막아야 합니다.

 

특히, 결산심사를 완벽하게 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국민의 세금이 한 해 동안 목적에 맞게 제대로 쓰였는지

꼼꼼하게 따지는 것은 국회의 기본책무입니다.

국회법에 규정된 대로 정기회 개회 전까지 결산심사를 완료하고, 정기회에서는 예산안과 산적한 민생‧경제 법안 심사에

매진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하늘이 두 쪽 나도 내년 예산안 역시 헌법을 지켜 처리할 것입니다.

예측 가능한 국회, 헌법과 국회법을 준수하는 국회전통을

분명하게 확립해 나가겠습니다.

 

의원 여러분, 국회 가족 여러분,

 

올해는 광복 70주년이자 분단 7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이 상태로 한 세대가 더 지나면 분단 역사가 100년에 이르게 됩니다.

 

남북이 더 이상 단절과 반목, 대결과 불신 속에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올해는 남북관계의 근본적 변화를 통해 한반도의 통일로 나아가는 원년이 되어야 합니다.

 

저는 꽉 막힌 남북관계의 물꼬를 트는 데 도움이 된다면,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가 나서겠다고 누누이 밝혀왔습니다.

남북 국회수장회담과 남북 국회회담은 계속 추진될 것입니다.

정부에서도 국회의 노력에 적극적으로 협력해 줄 것을 당부합니다.

 

그동안 저는 일본, 중국, 미국의 정치지도자들을 차례로 만나,

종전 70주년을 계기로 동북아의 항구적인 평화와

한반도 통일을 위한 관심과 협력을 촉구해 왔습니다.

 

대표적으로 동북아와 태평양 지역의 항구적인 평화질서를

창출하기 위한 공동 결의안을 추진할 것을 제안하여,

한‧미, 한‧중 의회 간 관련 논의가 활발히 진행 중에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합니다.

독일통일에서 본 것처럼 한반도 통일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주변국의 동의와 지지가 꼭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한‧미, 한‧일, 한‧중 관계를 직시하는 가운데,

상생하고 공영하는 동북아의 비전을

앞장서 제안하고 주도해 나가야 합니다.

이는 우리 국회가 동북아 평화와 세계 평화의 능동적인 주체가 되고,

세계 속의 국회로 도약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한 달 앞으로 다가온 MIKTA 국회의장회의 또한 차질 없이 준비하여

의회외교의 지평을 넓히겠습니다.

 

MIKTA 회의를 통해 중견국 의회 간 국제공조 체제를 공고히 하고

포괄적 협력기반을 구축함으로써,

통일외교를 비롯한 한국의 외교역량 강화에 기여하겠습니다.

 

선거제도 개혁 역시 금년 중에 해결해야 합니다.

이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입니다.

정치의 틀을 근본적으로 바꿔

사생결단식 적대의 정치, 승자독식의 정치를 끝내고

상생의 정치, 통합의 정치가 실현되도록 해야 합니다.

올해가 선거제도 자체를 손볼 수 있는 적기입니다.

 

의장 직속 선거제도개혁 국민자문위원회에서

여야 모두 수용 가능하고 국민들도 공감할 수 있는

최선의 개혁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정치개혁특위에서도 자문위의 제안을 존중하여

국민들로부터 신뢰받을 수 있는

훌륭한 개선안을 만들어주실 것으로 기대합니다.

 

사랑하는 국회가족 여러분,

 

지난 1년이 국회의 권한과 위상을 강화하여

우리 국회가 제자리를 찾은 기간이었다면,

앞으로 1년은 높아진 위상에 걸맞은 선진적인 국회운영을 통해

본격적인 결실을 거두는 1년이 되어야 합니다.

 

제19대 국회가 자기혁신에 앞장서고,

항상 국민 편에서 소통하며,

가장 열심히 일한 자랑스러운 국회로

우리 헌정사에 기록될 수 있도록,

남은 기간 우리 함께 배전의 노력을 다합시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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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원지 기자 lucky05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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