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당국, 메르스 감염 경로 확인 '오리무중’

posted Jun 02,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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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당국, 메르스 감염 경로 확인 '오리무중

 

보건당국, 메르스환자 발생 병원 휴원조치

 

보건당국이 메르스 환자가 생긴 병원에 대해서는 일부 또는 전부를 휴원하고 격리병원이나 병동으로 쓰기로 했다. 지금까지 메르스 환자가 생긴 병원을 조기 폐쇄 명령 내지 권고를 하지않고 자진 휴원 형식을 취해 감염자를 늘렸다는 지적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문제의 경기도 평택소재 B병원의 경우 환자가 12명이나 나온뒤에나 자진 휴원형식으로 폐쇄에 들어가도록 방치하는 바람에 추가 환자와 의심자가 무더기로 발생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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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환자 발생병원 휴원조치와 함께 전국 중증 폐렴환자에 대해서는 전수조사가 시행된다. 메르스 감염자의 경우 호흡기 질환부터 증상이 발생하기 때문에 모니터링을 놓친 환자까지 관리하겠다는 의중이다. 보건복지부 문형표 장관은 2일 브리핑을 통해 이 같은 메르스 확산방지 강화대책을 발표했다. 문형표 장관은 메르스 발생 병원을 통한 추가 감염을 막기 위해 감염 발생 병원에 대해서는 병원이나 병동 자체를 격리하도록 관리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메르스 환자가 생기면 바로 휴원조치를 취하겠다는 설명이다.

 

문 장관은 이어 의료기관을 이용하는 원인불명 폐렴과 치료반응이 없는 폐렴, 50세 이상 기저질환 폐렴환자 등 메르스 고위험 환자들에 대해 조속한 시일 내 전국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메르스 확진검사를 신속히 수행하기 위해 메르스 자가진단이 가능한 대학병원에 대해서는 희망하는 경우 진단 시약 제공이 이뤄진다. 중소의료기관에 대해서는 대형임상검사센터를 활용해 확진검사 조기진단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감염관리가 미흡한 중소 병원에 대해선 감염관리책임자 지정과 감염학회 등으로부터의 교육지원도 함께 진행될 예정이다. 전국 병원 감시 시스템도 강화된다. 호흡질환 증상자가 응급실 내원 시 메르스 발생 의료기관에서의 진료 여부 등을 확인해 의심자일 경우 격리 조치 및 보건소에 신고할 수 있도록 확진환자 접촉자 조회시스템이 마련된다. 문형표 장관은 무엇보다 메르스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정확한 정보를 통해 괴담이나 루머가 확산되지 않도록 해야 하고 손씻기와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 등 감염예방수칙을 잘 지킬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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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보건당국은 이날 메르스 확진 환자와 접촉한 대상자 전체를 파악, 우선순위에 따라 평가 및 분류 후 밀접접촉자 중 50세 이상 만성질환자는 원칙적으로 시설격리를 유도하기로 했다. 격리대상자에게는 생계비가 지원된다. 방역시스템 운영과 관련해서는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장을 차관에서 장관으로 격상했다. 문 장관은 "현재 상황은 강화된 주의단계"라며 "상황이 심각해지면 경계, 심각단계로 갈 수 있어 각 부처와 사전준비를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메르스 첫 사망자 치료병원 소재지 초교 22곳 휴업검토

 

메르스 관련 첫번째 사망자가 치료를 받던 병원 소재지 인근 초등학교 22곳이 감염예방을 위한 휴업검토에 들어갔다. 2일 경기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메르스 첫 번째 환자와 접촉한 S(58·)씨가 숨진 병원 소재지 인근 초등학교 교장 협의회는 이날 오전 회의를 개최하고 "학교별 학교운영위원회를 개최해 학부모가 동의하면 5일까지 휴업한다"고 합의했다. 휴업은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근거해 비상시 긴박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학교장이 판단해 임시 휴업하는 것을 말하며, 교육당국이 긴급한 사유로 정상수업이 불가능하다고 인정할 경우 학교장에게 휴업명령을 내리는 휴교와는 다른 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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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업기간 수업은 진행하지 않지만 교직원은 출근해야 하지만 휴교는 사실상 학교가 폐쇄되는 것을 의미한다. 해당 지역 내 초등학교는 모두 22곳으로 현재 각급 학교에서는 학교운영위원회를 소집해 휴업여부, 휴업시 대체수업 운영여부 등을 논의하고 있다. 앞서 이 지역 A초등학교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휴업을 결정했다. 뒤이어 또 다른 초등학교가 이날 오전 단축수업한 뒤 3일부터 5일까지 휴업하기로 했다.

 

이들 학교는 이날 오전 학부모에게 "메르스 관련 예방차원에서 휴업한다"는 안내 문자를 발송했다. A초교 관계자는 "최근들어 우려섞인 학부모들의 민원이 많았다""확진 사망자가 발생함에 따라 오늘 임시회의를 열고 휴업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같은 지역 내 사립유치원들의 부분 휴업도 이어졌다. 이 지역 7개 사립유치원은 오는 5일까지 정규교육과정은 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맞벌이 부부 등을 위한 종일반(방과후 수업)은 정상 운영하고 가정 내 보호가 어려운 원생은 등원할 수 있도록 안내했다. 이날 오전 현재 7개 유치원의 등원율은 1.79%(종일반 18.31%)를 보였다.

 

보건당국, 감염 경로 확인 '오리무중

 

국내 메르스 3차 감염자 발생으로 추가 감염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확산 차단의 핵심 키포인트라 할 수 있는 '감염경로'를 방역 당국이 아직 명확히 밝혀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국내 최초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환자 A(68)씨가 옮긴 2차 감염자 22명 중 15명은 같은 병실을 쓰지 않은 환자와 그 보호자들이다. 2차 감염자 중 70%에 가까이는 이렇다 할 직접적 접촉을 밝혀내지 못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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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감염 경로가 비교적 정교하게 파악된 사례는 A씨 부인과 A씨와 같은 병실을 쓴 환자와 그 보호자, 의료진 등을 포함해 7명이다. 보건당국은 폐쇄회로(CC)TV와 병원 기록 등을 토대로 다른 병실에 있던 환자들이 첫 확진 환자와 어떻게 접촉했는지를 파악하고 있다. 그러나 첫 번째 환자가 발생한 지 13일이 지났는데도 병원 동일 병동 내 다른 병실 감염자들의 명확한 감염 경로는 밝혀지지 않았다.

 

애초 조사 단계부터 틈이 생겼기 때문이다. 당국은 첫 환자가 확인된 직후 같은 병실에 있던 사람들만을 격리 대상으로 설정했다. 병동 환자들의 추적 조사는 8일이 지난 28일 이뤄졌는데 CCTV가 없는 장소는 확인이 안 될 뿐더러 눈에 보이지 않는 의료기관 내 간접 접촉 가능성까지 고려하면 사실상 완벽한 추적 조사는 불가능하다. 그나마 첫 환자가 입원한 병실에서 약 10m 떨어진 입원실에 있던 6번째 환자(71)2시간 동안 외래 진료를 기다리며 접촉한 정황을 포착했다.

 

대신 당국은 환자가 머문 병원 내에서만 감염자가 발생한 점, 실제 바이러스 핵심 유전자 검사에서 중동의 바이러스와 차이가 없는 점 등을 감안하면 변종 가능성이나 공기 중 전파 가능성은 없다고 보고 있다. 명확한 감염 경로를 밝혀내진 못했지만 2차 감염이 아닌 역학적 근거가 없다는 설명이다. 권준욱 메르스중앙대책본부 기획총괄반장은 "환자의 여러 가지 분비물이 아주 근접한 거리가 아니더라도 기계적 전파 등을 통해서 특히 의료감염의 형태로도 전파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우주 대한감염학회 이사장은 "환자분이 병실에만 있지 않고 검사하러 병동에도 나오고 복도도 돌아다녔는데 그 와중에 복도나 엘리베이터에서 기침을 하면서 환경 표면에 메르스 바이러스가 노출됐을 가능성이 있다""그 곳을 면역력이 약한 환자들이 손으로 만진 후 코라든지 눈을 접촉하면서 감염되는 간접 접촉 경로일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처음 발생한 3차 감염자는 16번째 환자(40)와 같은 병실을 쓴 2명의 환자로 모두 70대 고령이다.

 

메르스 3차 감염자 발생전문가--‘팬데믹(대유행)’ 위험성 경고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확진 환자 가운데 2명이 숨지고 3차 감염자까지 발생하면서 정부의 방역시스템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적절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으면 지역사회의 불특정다수로 번져나가 걷잡을 수 없이 퍼지는 최악의 사태가 올 수도 있다는 경고가 제기됐다. 중동을 오가면서 메르스를 직접 연구하고 진단키트를 개발한 전문가인 송대섭 고려대 약학대학 교수는 2MBC라디오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메르스 3차 감염자 발생과 관련해 “(3차 감염이 병원을 벗어나 지역사회로 전파가 되는) 그 사태가 되면 팬데믹(pandemic·대유행)으로 가는 전초전이기 때문에 정말로 최악의 상황으로 가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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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메르스 3차 감염자 발생에 대해 크게 우려하며 저조차도 3차 감염은 쉽게 일어나지 않는다고 생각했고, 여러 연구결과를 볼 때 사람 대 사람의 감염 시 바이러스 감염률이 굉장히 떨어지기 때문에 3차 감염은 잘 일어나지 않는다고 했는데 이미 3차 감염자가 확인이 된 상황이라 상당히 당혹스럽다고 밝혔다. 비교적 짧은 기간에 메르스 3차 감염자가 발생하고 확진환자가 25명으로 증가한 것에 대해서는 메르스 바이러스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를 했던 연구자로서 지금 국내 상황은 다른 국가들과 비교해봤을 때 이례적인 상황이라며 굉장히 짧은 시간 내에 예상을 벗어나는 너무 많은 감염자 수가 나오고 있고 3차 감염자까지 나온 상태여서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일부에서 우려하는 메르스 공기감염에 대해서는 공기감염이 가능하다면 지금 보다는 폭발적으로 감염이 되는 게 맞기 때문에 아직은 공기전파라고 단언하기에는 좀 힘든 부분이 있다면서 지금 이 정도의 전파속도는 공기전파의 속도에 해당하는 발생자 수는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덧붙여 메르스 바이러스가 세상에 알려진지 3년밖에 안 돼 인플루엔자와 비교해 연구의 양이라든가 깊이로 볼 때 사소한 것도 안 밝혀진 게 너무 많다이 질병 자체가 풍토병처럼 사우디를 중심으로 중동에서만 발생을 했기 때문에 너무 모르는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메르스 바이러스의 정체를 정확히 알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당국의 대처와 관련해선 “(현재 주요 단백질의 염기서열 분석만 한 상태이기에) 빨리 전체 염기서열 분석을 해서 이 바이러스가 정말 중동 바이러스와 똑같은 것인지 아니면 변이가 있는 것인지 이런 것에 대한 판단이 빨리 서야 좀 더 확실한 실제적인 대책을 세울 수 있을 것 같다만약에 중동바이러스에서 변이가 생긴 바이러스로 확인이 되면 그것에 준하는 좀 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서 방역대책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메르스 바이러스 확산 방지와 관련해선 “(당국은)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서 좀 더 적극적이고 단호한 조치가 필요하고 개인은 SNS 괴담 같은 것에 현혹되지 말고 개인위생 등에 신경 쓰는 등 기본(면역력을 키우는 생활습관)으로 돌아가는 게 중요하다고 충고했다.

 

최혜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