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료 피하려…연예인·고소득자 허위자격취득 증가

posted Jul 16,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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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령회사 설립하고 재산과 소득 분할하는 등 편법 다양화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 연예인 A씨. 그는 지방세 과표금액(재산과표) 기준 부동산 재산만 6억원에 달하고, 사업소득으로 해마다 4억원 이상을 벌어들이는 고소득자다.

 

A씨는 원래 건강보험 지역가입자로 재산과 소득에다 건강보험료(건보료)를 물리는 부과기준에 따라 월 167만8천430원의 보험료를 내야 한다. 하지만 그는 이를 회피하기위해 건강보험 직장가입자로 신분을 세탁하는 '꼼수'를 썼다. 직장가입자가 되면 근로소득(보수월액·월급)에만 보험료를 부과하는데다 그것도 절반은 회사에서, 나머지 절반만 자신이 부담하면 되기 때문이다.

 

A씨는 겨우 90만원의 월급을 받고 B주식회사에서 일하는 근로자로 속여 월 2만7천40원(2011년 6월 기준)의 직장보험료만 냈다.

건강보험공단은 연예인 A씨가 허위자격을 취득한 것으로 확인하고 직장가입자 지위를 박탈하고 그간 내지 않은 지역가입자 보험료 1천661만5천600원을 소급해서 부과했다.

 

이처럼 고소득자, 고액자산가, 연예인 등 소득이 높고, 재산이 많은 건강보험 지역가입자가 지역보험료 부담을 피하려고 갖은 수법을 동원해 눈속임으로 직장가입자로 전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16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연도별 직장가입 허위취득자 현황 자료를 보면, 허위취득자는 2011년 953명에서 2012년 1천824명으로 2배로 급증했고, 올해 들어서는 6월말 현재 벌써 1천456명에 이른다.

이들이 내지 않은 지역보험료를 추징한 실적도 2011년 39억원, 2012년 59억원에서 올해 6월말 현재까지 38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추징금액보다 더 늘 전망이다.

 

허위취득자가 직장가입자격을 획득하고자 쓰는 수법은 은밀하고 다양하다.

공단이 파악한 대표적 유형은 ▲ 친구나 가족회사에 고문이나 직원으로 취직 ▲ 페이퍼컴퍼니(유령회사)를 만들어 직접 사업장 대표자가 되어 직장가입자로 위장 ▲ 재산이나 소득을 처분하거나 분할해 자녀의 피부양자로 등록 ▲ 연예인이 지인 회사에 월 1~2차례 출근하는 비상근 감사나 근로자로 위장하는 것 등이다.

공단은 이들 허위취득자를 가려내는데 한계가 있어 실제 규모에 견줘 빙산의 일각일 것으로 보고 있다.

 

공단은 2008년부터 해마다 직장가입자면서도 보험료를 적게 내는 고소득, 고액자산가, 연예인·프로운동선수, 소득이 있거나 재산 9억원 초과 피부양자 등 15개 조사유형을 대상으로 사업장 특별지도점검을 해서 직장자격을 박탈하고 지역보험료를 거둬들이고 있다.

 

공단 자격부과실 이해평 부장은 "허위취득자 문제를 해결하려면 직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에게 별도 부과기준으로 매기는 보험료 부과체계를 소득기준으로 통일하는 등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shg@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7/16 12:0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