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로 바른길 이끌어요' 일일교사된 이현호 선수

posted Jul 15,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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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계남' 이현호, 일일 농구교사 변신
'훈계남' 이현호, 일일 농구교사 변신
(서울=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흡연 청소년들을 훈계하다 경찰에 입건됐던 인천 전자랜드의 이현호 선수가 15일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 양정중학교에서 '청소년 농구교실' 일일 교사로 변신, 학생들과 농구 게임을 즐기고 있다. 이씨는 지난 5월 양천구의 한 놀이터에서 담배를 피우던 청소년들을 훈계하다가 이들의 머리를 손으로 한 차례씩 때린 혐의(폭행)로 입건됐으며 즉결심판에 넘겨져 벌금 10만 원에 선고유예 2년을 받았다. 2013.7.15 kane@yna.co.kr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수비해! 막아!"

 

15일 서울 양천구 양정중학교 체육관. 쩌렁쩌렁한 울림이 실내를 메우자 아이들은 소리에 맞춰 농구 코트를 분주히 뛰어다녔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흡연 청소년들을 훈계하다 입건됐던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 농구단 소속 이현호(33) 선수.

 

이씨는 이날 서울 양천경찰서가 위촉한 '청소년 선도대사' 신분으로 이 학교 2학년 학생 70여 명을 데리고 농구 교실을 열었다.

 

이씨는 같은 팀 동료인 차바위(24) 선수와 함께 아이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고 4명씩 짝을 지어 각 팀당 5분씩 20여 분간 농구 대결을 했다.

 

몸놀림이 격해지면서 코트 바닥에 넘어지기 일쑤였지만 아이들은 내내 진지하게 시합에 임했고 결국 9대7로 이현호 선수 팀의 승리로 끝났다.

 

맨발로 가장 열심히 뛰어다닌 유정무(15) 군은 "한 골도 못 넣어서 속상하지만 재밌었다"며 "실제 선수가 던진 공을 받아보니 감촉이 다르더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씨는 자유투 시범도 보여주면서 발 딛는 자세, 팔 꺾는 각도 등을 자세히 설명해줬다.

 

전자랜드 이현호, 일일 농구교사로 변신
전자랜드 이현호, 일일 농구교사로 변신
(서울=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흡연 청소년들을 훈계하다 경찰에 입건됐던 인천 전자랜드의 이현호 선수가 15일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 양정중학교에서 '청소년 농구교실' 일일 교사 역할을 한 뒤 학생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씨는 지난 5월 양천구의 한 놀이터에서 담배를 피우던 청소년들을 훈계하다가 이들의 머리를 손으로 한 차례씩 때린 혐의(폭행)로 입건됐으며 즉결심판에 넘겨져 벌금 10만 원에 선고유예 2년을 받았다. 2013.7.15 kane@yna.co.kr
 
이씨는 수업을 마치고 학생들에게 "시간이 짧아서 아쉽다"며 "이번엔 몇 명만 같이 뛰었는데 다음부터는 다 같이 할 수 있도록 형이 연구해올게"라고 말했다.

 

 

또 "운동하면서 사춘기를 극복하고 너희도 어른이니까 봉사한다는 마음으로 행동하길 바란다"며 진심 어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이씨는 취재진에게 "운동을 해야 건강해지고 친구 관계도 좋아진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며 "아이들이 처음에는 쑥스러워하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적극적으로 뛰는 모습을 보니 뿌듯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특히 "어렸을 때 난 '좀 노는 아이'였다"며 "아이들에게 나처럼 학창시절을 보내지 말라는 이야기도 하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이씨는 수업을 마치고 교실 밖 복도에서 아이들에게 직접 배식을 하는 이색 체험 시간도 가졌다.

 

농구교실에 참가한 김승훈(14) 군은 "농구를 하고 나니 상쾌하다"며 "운동을 하면 몸과 정신이 건강해지고 협동심도 늘어서 좋다"고 말했다.

 

이 학교 체육교사인 윤치구(50) 씨는 "아이들이 운동을 통해 스트레스와 힘을 마음껏 풀어내면 좋을텐데 체육 시간이 일주일에 2시간뿐이어서 안타깝다"며 "앞으로도 선수가 직접 운동을 가르치는 기회가 많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bryoon@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7/15 14:17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