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혜빈 기자/스포츠닷컴]
-심각한 인권 및 사생활 침해, 형법상 강요죄 및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소지도
-KIC를 둘러싼 논란의 책임은 직원 아닌 사장에게 있어, 후안무치한 처사
-안홍철 사장, 사실관계 명확히 밝히고 사퇴하지 않으면 법적 조치 할 것
정의당 박원석 의원(기획재정위원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이 최근 제보를 통해 확인한 바에 따르면 한국투자공사(이하 KIC, Korea Investment Corp.)가 올해 2월 있었던 LA?다저스 관련?투자실무위원회 예비심의에 참석했던 직원 30여명을 상대로 지난 6개월 간의 휴대전화 통화기록내역을 제출할 것을 요구하는 이메일을 지난 4월 17일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통화기록내역?제출을 요구받은 직원들은?해당 내역을 사측에 제출했으며,?제출받은 직원들의 통화기록 등을 확인하고 닷새뒤인 23일 제출받은 내역을?직원들에게 다시 돌려준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KIC는 서면 혹은 그 외의 어떤 방식으로도 직원들의 동의를 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확인된 내용이 모두 사실이라면, 이는?형법에 따른 강요죄에 해당할 소지가 다분하며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소지도 있다. 뿐만 아니라, 이는 심각한 인권 및 사생활 침해이기도 하다. KIC가 이 같은 일을 벌인 것은 최근?자기자본으로 국내?부동산 펀드에 투자한 건이 설립목적에 맞지 않는다는 문제가 제기되고, 올해 사업계획에서 우호적인 기자들을 상대로 공보활동 계획을 수립하겠다는 잘못된 언론관까지 지적된 상황에서, LA?다저스 투자 건에 대한 문제까지 연이어 제기되자 내부 정보를 직원이 유출했다고 보고 법의 테두리를 넘어 직원들에게 통화기록내역 제출을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
박원석 의원은 “이 모든 사태의 원인은 직원들이 아니라 안홍철 사장 본인에게 있다”고 밝혔다.
이와관련 LA다저스 투자건이 KIC 외부에 처음 알려진 것은?안홍철 사장이 관련 규정을 따르지 않고(*참고), 투자의사결정 과정이 시작도 되기 전에 다저스 구단을 방문한 사실이 언론에 공개된 바 있다. 박원석 의원은 지난 21일 국회 기재위에서 안홍철 사장이 다저스 투자검토 진행 사실 및 계약의 방향 등을?언론에 공개한 것은 내부통제기준을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박원석 의원은 “최근 벌어진 일련의 사태에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은 무고한 직원들이 아니라 바로 안홍철 사장”이라며 “그럼에도 그 책임을 직원들에게 돌려 사생활에 해당하는 통화기록내역까지 제출하게 한 것은 그야말로 후안무치한 행태가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박원석 의원은 KIC가 직원들을 상대로 벌인 사찰행위와 관련하여 “모든 책임이 있는 안홍철 사장이 한 점의?거짓이나 숨김 없이 모든 사실을 명백히 밝히고?즉각 사해야 한다”며 “만약 안홍철 사장이 사실관계를 끝까지 발뺌할 경우, 확인된 사실을 토대로 수사기관에 수사의뢰 등 가능한 모든 법적 수단을 통해 사실관계를 밝히고 그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박원석 의원은?지난 21일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회의에서?KIC 운영위 임시회의를 소집하여 투자의사결정체계를 위반한 안홍철 사장의 해임안건을 심의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한국투자공사법에 따르면, 법에 따른 규정 등을 위반한 경우 임기 중이라 하더라도 운영위를 통해 사장의 해임이 가능하다. 박원석 의원은 “오늘 새롭게 직원에 대한 사찰 정황까지 드러난 만큼, 최경환 경제부총리와 이주열 총재가 KIC 운영위원회의 당연직 위원으로써 지체 없이 KIC 운영위원회 임시회를 개최하여 공사 운영 등에 모든 책임이 있는 안홍철 사장의 해임 안건을 심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참고) 박원석 의원은 안홍철 사장이 투자실무위원회 예비심의가 개최하기 전인 올해 1월 12일 다저스 스타디움을 방문 한 것은 공식 투자의사결정 과정이 시작(2월)도 하기전에 투자대상과 접촉한 것으로 이는 위탁자산운용세칙을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에 KIC는 해명자료를 통해 출장 전에 이미 비밀유지계약이 체결된 상태이어서 정식투자절차가 시작되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기획재정위원회 회의에서 이와 관련한 박원석 의원의 질의에 투자공사가 해명자료에서 ‘투자개시절차 전 사장의 다저스방문은 자산매각의사 타진 차원에 있다’고 밝혔다고 언급했다.
정식투자절차가 시작되었다는 보도해명자료와 경제부총리에 해명한 내용이 상이한 것이다. 이에 박원석 의원은 해명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적법한 절차에 따라 비밀유지계약서의 제출을 요구했으나 KIC는 이를 일방적으로 제출하지 않고 있다. 뿐만 아니라 KIC의 안홍철 사장의 출장이 구겐하임파트너스의 요청에 의한 것이라는 해명과 안홍철 사장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 투자 진행사실을 인정하고 투자전략 등을 공개한 것에 대해 구겐하임파트너스의 양해를 구했다는 해명 역시 이를 증명할 수 있는 자료의 제출을 요구했으나 이에 응하지 않고 있다.
최혜빈 기자 chb050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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