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지성이 말하는 프랑스대혁명의 빛과 그림자

posted Jul 04,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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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지성이 말하는 프랑스대혁명의 빛과 그림자>

 

 
 
 

막스 갈로의 '프랑스 대혁명' 출간

 

(서울=연합뉴스) 황윤정 기자 = 1793년 1월 21일 월요일 아침. 프랑스 파리의 혁명 광장. 날씨는 차갑고 매서웠다.

 

광장에 멈춰선 녹색 마차에서 한 남자가 내렸다. 남자는 광장에 세워진 단두대(기요틴)를 바라봤다. 날카로운 사선의 칼과 그 칼을 올리는 지지대, 자신의 몸이 묶일 널빤지가 눈에 들어왔다.

 

남자는 단두대에 올랐고 곧장 처형됐다. 사형집행인은 남자의 머리를 들어 군중에게 세 번이나 보여줬다.

 

이날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진 남자는 프랑스의 왕 루이 16세. 그는 한때 자신의 백성이었던 수많은 사람 앞에서 죄인으로 죽음을 맞았다.

 

프랑스 혁명 지도자 중 한 명이었던 장 폴 마라는 루이 16세가 단두대에서 처형되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폭군의 머리가 이제 막 법의 칼날 아래 떨어졌습니다. (중략) 루이의 처형은 국가의 평화를 흔들지 않으며 '공포'를 통해 내부의 적들은 물론 외부의 적들도 무찌름으로써 국가의 평화를 더욱 확고히 하는데 쓰일 것입니다."

 

그의 말대로 '공포'는 프랑스 내부와 외부의 '적들'을 제압하는 데 무시무시한 위력을 발휘했지만 평화는 오지 않았다. 자유롭고 평등한 세상을 만들려는 뜨거운 열정으로 시작된 프랑스 대혁명은 공포 정치와 독재, 살육이라는 광기에 휩싸였다.

 

신간 '프랑스 대혁명'(민음사)은 프랑스의 저명한 역사가이자 작가인 막스 갈로가 프랑스대혁명의 빛과 그림자를 재조명한 책이다.

 

갈로는 현대 민주사회의 기반인 자유·평등·박애 사상을 전세계에 확산시킨 프랑스대혁명의 역사적 의의는 물론 반(反)혁명파 용의자를 대거 학살한 9월 학살 사건과 같은 혁명의 어두운 이면도 심도 있게 보여준다.

 

책을 번역한 박상준 홍익대 불어불문학과 교수는 "프랑스 대혁명의 급진성과 가혹함은 프랑스인들 나아가 유럽인들의 정신에 깊은 흔적을 남겨 두었다"면서 "이 책은 프랑스 대혁명의 양지와 음지, 두 측면 모두를 제시한다"고 소개했다.

두 권으로 나왔다. 각 권 510여쪽, 1만8천원.

 

yunzhen@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7/04 08:05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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