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경제예측, 정권들어 세수예상 한번도 맞은 적 없다.
3년간 세금 40조원 덜 걷힐 듯-더딘 경제회복, 저물가 지속
정부가 올해 국가 살림살이를 재정 수립 기본 원칙을 바꿔가며 전면적으로 수정하는 것은 그동안 국가계획과 현실 간 괴리가 워낙 컸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 수년간 각종 복지 공약을 남발하는 등 쓸 곳을 한정 없이 늘려왔다. 또 우리 경제가 처한 현실보다 세금은 훨씬 더 많이 들어올 것으로 부풀려 잡았다. 그러다 보니 매년 말이 되면 세수에 구멍이 나는 현상이 계속 반복됐다. 정부는 올해 살림살이를 짤 때는 최대한 현실을 반영해 수입과 지출을 재조정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정부가 수정하는 것 중 가장 큰 것은 경상성장률 조정이다. 경상성장률은 실질성장률에 물가상승률(GDP 디플레이터)를 합해서 결정되며 세수를 추계하는 데 가장 근본이 되는 수치다. 정부는 그동안 우리 경제가 6%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해왔다. 하지만 우리 경제 경상성장률은 2012년 3.3%, 2013년 3.8%, 2014년 3.9% 등으로 3년 연속 3%대 저상장을 기록했다. 정부 예상치보다 2.1~2.7%포인트나 모자라는 수준이다. 물가도 정부는 2%를 예상하고 있지만 올해 물가가 0%대에 불과한 것을 감안하면 괴리가 큰 상황이다.
정부 관계자는 "저물가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2% 물가상승률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며 "최대한 긍정적으로 봐도 1% 선으로 낮출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국책 연구기관 관계자는 "우리 경제 잠재성장률은 3%대 초·중반, 물가상승률은 1%대 초반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향후 우리 경제 경상성장률은 4.5% 전후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경상성장률 4.5% 선에서 세금 수입을 계산할 예정인 것도 이 같은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정부는 이번에 세수 전망치를 현실화하면 당장 충격은 크겠지만 앞으로는 보다 현실적인 재정 운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무리하게 세금 수입을 잡아 매년 세수 펑크가 반복되고 연말에는 쓸 돈이 없어 필요한 지출을 하지 못하는 부작용이 반복됐기 때문이다. 실제 박근혜정부가 들어선 이후 세수 예상은 한 번도 맞은 적이 없다. 2013년에는 국세 수입이 예상보다 15조원 덜 걷혔고, 올해는 10조9000억원 덜 걷혔다.
권맑은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