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동상이몽'속 대화록 열람·공개안 처리(종합)

posted Jul 03,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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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제출 요구안 국회통과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제출 요구안 국회통과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2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제출 요구안이 통과되고 있다. 사진은 본회의장에 설치된 투표 전광판. 2013.7.2 jjaeck9@yna.co.kr

     

실제 공개 여부·해석 놓고 논란 예고

 

(서울=연합뉴스) 안용수 임형섭 기자 = 여야가 2일 국회 본회의 표결을 통해 국가기록원에 대화록 등 2007년 남북정상회담 관련 기록의 열람·공개를 요구하는 '자료제출요구안'을 처리했지만 정작 논란은 이제부터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여야가 더 이상의 논란을 종식하자며 의기투합해 통과시킨 요구안이 새로운 논란을 '잉태'하고 있어서다.

 

우선 자료제출요구안에는 '열람·공개'라고 명시돼 있지만 실제 일반에까지 공개될 수 있을지, 아니면 국회의원들만의 제한된 열람에 그칠지 말끔히 정리되지는 않은 상태다.

 

현행 대통령기록물법에 따르면 국가기록원 보관 대화록에 대해서는 제한적 열람만 가능할뿐 공개는 금지돼 있어, 공개 자체를 둘러싼 논란이 생길 수 있다.

 

새누리당이 여야 막판 합의 직전까지도 민주당의 대화록 공개 요구에 진정성이 없다고 보고 국가정보원이 보유 중인 것으로 추정되는 정상회담 관련 음원, 녹취록, 대화록 등 3가지 자료의 공개를 전제 조건으로 내걸었던 이유다.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제출 요구안 국회통과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제출 요구안 국회통과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2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제출 요구안이 통과되고 있다. 사진은 본회의장에 설치된 투표 전광판. 2013,7,2 jjaeck9@yna.co.kr
 
민주당은 공개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민병두 전략홍보본부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의원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얻어 통과됐다는 것은 의원 전원에게 열람하도록 한 것과 마찬가지"라며 "결국 국회에 열람하도록 한 것이며 이는 '공개'를 의미한다고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요구안 제목에도 '열람·공개'라고 명시돼 있음을 강조했다.
 

한편 여야가 자료제출요구안을 가결한 것은 서로 다른 속내와 셈법이 깔려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상회담 당시 노 전 대통령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을 확신하는 새누리당으로서는 국회 처리에 반대할 이유가 없다. 특히 지난 대선 때부터 일관되게 대화록 공개를 요구해 왔기 때문에 이번에 응하지 않으면 오히려 뭔가 켕기는 게 있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받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NLL공방이 장기화하면서 여당과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동반하락 추세를 보인 것도 자료제출요구안 적극 처리의 한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노 전 대통령 발언을 'NLL 포기로 볼 수 없다'는 응답률이 높게 나타난 여론조사 결과에 고무된 분위기다.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위한 남북 선언문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위한 남북 선언문
(성남=연합뉴스) 안정원 기자 = 2일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국가기록원 대통령기록관에 지난 2007년 10월4일 남북정상이 서명한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문이 전시돼 있다. 이날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지난 2007년 남북정상회담 관련 회의록과 녹음기록물 등 자료일체의 열람 및 공개를 국가기록원에 요구하기로 했다. 2013.7.2 jeong@yna.co.kr

 

 

일부 대학을 중심으로 국정원 규탄 시국선언과 촛불집회가 이어지면서 제1야당의 존재감을 부각시키는 소재로 활용하려는 전략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경쟁자였던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존재감이 급속히 약화된 것은 민주당이 '대화록 정국'에서 강공드라이브를 이어가고 있는 것과도 무관치 않기 때문이다. 또한 국회에서 '적법한' 절차를 통해 이뤄진 이번 공개를 통해 국정원의 자료 공개가 불법이었다는 것을 부각시키려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이런 '동상이몽' 탓에 대화록을 공개한다고 해도 다툼이 재연될 소지가 다분하다.

새누리당의 한 핵심 당직자는 "회담 준비 과정에서 무엇을 목표로 했다고 해도 노 전 대통령의 발언을 보면 NLL을 포기 또는 무력화하려는 생각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전후 맥락을 보면 NLL 포기가 아니라는 점이 분명해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더 나아가 지난번 공개된 국정원 버전의 대화록에 대한 '조작·왜곡 의혹'도 밝혀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결국 여야는 국가기록원 대화록 열람·공개 이후에도 국정원의 기록 일체에 대한 공개를 요구하며 또 다른 공방을 이어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국정원은 지난 24일 자체 결정으로 이뤄진 '2007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공개에 대해 기록관리단체협의회 등이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이라고 주장한 것과 관련, 보도자료를 내 "회의록은 명백한 공공기록물이며, 법에 따라 적법절차를 거쳐 공개했다"고 밝혔다.

 

 

aayyss@yna.co.kr

hysup@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7/02 18:51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