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중 연쇄정상회담 마무리…北核 대화 열리나

posted Jul 01,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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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중 연쇄정상회담 마무리…北核 대화 열리나>

 

악수하는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연합뉴스 DB>>

 

 

北 태도 변화 조짐…이르면 내달 '대화 테이블' 마련될 듯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한중 정상회담을 끝으로 한·미·중 3국 간 연쇄 정상회담이 마무리되면서 북핵 문제 관련국들이 과연 '대화 테이블'에 앉게 될 지가 관심사다.

 

북한을 비롯한 관련국들은 '북핵 대화'를 언제, 어떤 식으로 할 것인지를 두고 치열한 외교전을 예고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당장 다음 달부터 본격적인 대화의 장이 열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 연쇄 정상회담 거치며 北 태도 변화 조짐

 

지난 4월까지만 해도 북한 핵문제는 북한의 강경한 태도로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북한은 올해 1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결의에 반발해 6자회담과 한반도 비핵화의 '종말'을 선언한 데 이어 3월에는 핵무력·경제 병진노선을 채택해 핵개발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과시했다.

 

그러나 지난 5월 초 한미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관련국들의 공조가 구체화되자 북한도 태도 변화를 보이기 시작했다.

 

우선 한미 정상은 북한의 도발에는 단호히 대응하되 대화의 문은 열어둔다는 공동의 입장을 천명함으로써 북한을 압박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박근혜 대통령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에 대해서도 지지를 표명했다.

 

북한은 미중 정상회담(6월 7∼8일)을 앞두고 지난달 22일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을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중국에 전격 파견함으로써 본격적인 외교 행보에 나섰다.

 

방중 기간 최 총정치국장은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북한이 기존 입장에서 선회해 대화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이어 북한은 미중 정상회담 직전이 지난 6일 남북간 당국회담을 전격적으로 제의하며 본격적인 대화 공세를 펼쳤다.

 

이런 와중에 미중 정상회담은 북한에 대한 압박의 고삐를 조이는 역할을 했다.

 

오바마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데 공감하고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공동으로 노력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중국이 '북핵 불용' 기조를 분명히 하자 북한은 한중 정상회담을 약 열흘 앞두고 지난 16일 북미 고위급 회담을 제의하며 대화 공세를 이어갔다. 김정은 정권 들어 처음으로 한반도 비핵화 입장을 천명하기도 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한ㆍ미 정상 공동기자회견에서 밝게 웃고 있다. <<연합뉴스 DB>>

 

 

이어 지난 19일에는 북한 핵협상을 총괄해온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이 중국을 방문해 6자회담 복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중국의 북핵 불용 기조는 최근 한중 정상회담에서 재확인됐다. 다만 중국은 '한중 미래비전 공동성명'에서 '북핵' 대신 '유관 핵무기'나 '한반도 비핵화'라는 포괄적인 표현을 택해 미묘한 입장차를 보였다.

 

◇ 북핵 '대화테이블' 언제 마련되나

 

한, 미, 중 3국이 연쇄 정상회담을 통해 대북 공조를 강화하고 북한도 대화 공세에 나섬으로써 당장 7월부터 북한 핵문제를 둘러싼 대화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미국은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조치를 한다면 6자회담을 포함한 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미국은 최근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인 조치로 핵 프로그램에 대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 복원을 예로 들었다. 북한에 대화 조건으로 요구해온 이른바 '2·29 + 알파'의 실체까지 밝힌 것이다.

 

그러나 북한은 여전히 대화를 위한 선(先) 조치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중국도 대화를 위한 전제 조건보다는 대화 자체를 재개하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따라 북한 핵문제를 둘러싸고 향후 관련국들이 치열한 외교전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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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이틀 앞으로 다가온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남북한을 포함한 6자회담 당사국들은 북한 핵문제의 해법을 둘러싸고 머리를 맞댄다.

 

북한과 미국의 비공식 외교 경로인 이른바 '뉴욕 채널'도 활발해질 수 있다.

 

이처럼 한, 미, 중 3국의 연쇄 정상회담 이후 열리는 다양한 교섭을 통해 북핵 대화를 위한 조건을 둘러싼 이견도 좁혀질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쏠린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큰 틀에서 북한 핵문제는 이미 대화 국면에 들어섰다고 본다"며 "북한도 대치 국면을 이어갈 수 없는 상황인 만큼 대화 조건에 대해서도 입장 변화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관련국들은 일단 6자회담 재개에 초점을 맞추겠지만 북한의 입장 변화에 따라서는 북미 대화가 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ljglory@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6/30 19:13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