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F 내일 개막…南·北·中, 북핵 '3갈래' 외교전
한·미·일 3국 외교장관회담…북·중 회담도 개최
윤병세-케리-박의춘, 오늘 저녁 '조우' 전망
(반다르스리브가완<브루나이>=연합뉴스) 강병철 기자 = 남북한을 비롯해 6자회담국의 외교수장이 모두 참석하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이 2일 브루나이 수도 반다르스리브가완의 국제컨벤션센터(ICC)에서 개막한다.
북한이 지난 2월 3차 핵실험을 감행하고 핵·경제 병진노선을 채택, 핵 보유 의지를 강화한 가운데 개최되는 이번 회의에서는 역내 안보 이슈인 한반도 비핵화 문제가 주요 의제로 다뤄질 예정이다.
ARF는 참가국 정부 대표가 돌아가면서 발언하는 형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이번 회의를 계기로 비핵화 대화 재개 방안에 대한 6자회담 참가국의 의견이 한 자리에서 개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까지 진행된 양자·다자 접촉을 통해 파악된 비핵화 대화에 대한 6자회담국의 입장은 크게 3가지로 좁혀지고 있다.
6자회담을 포함한 대화에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최근 '대화 공세'를 벌이고 있는 북한은 핵보유국 지위를 전제로 한 핵군축 대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나머지 5자는 한반도 비핵화가 북핵 대화의 목표라는 점을 재확인한 상태다.
그러나 각론으로 보면 5자 중 한·미·일은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진정성 있는 행동으로 비핵화 대화 재개를 위한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반면 중국은 북한의 비핵화라는 목표에는 공감하면서도 현재의 정세를 활용해 6자회담을 조기 재개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한·미·일과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북한의 대화 공세 이후 북핵 문제에 단호했던 중국의 입장이 미묘하게 달라지면서 중국을 끌어들이기 위한 남북간 외교전도 치열해지고 있다.
북한 박의춘 외무상은 1일 오전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과 양자회담을 하고 핵문제에 대한 자신들의 입장을 다시 설명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윤 장관은 전날 왕 부장과 만나 "북한의 비핵화를 실질적으로 이룰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이를 위한 중국의 노력을 요청했다.
윤 장관은 이날 오후 존 케리 미국 국무부 장관,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무상과 한·미·일 3자회담을 갖고 북한이 행동으로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을 먼저 보여야 한다고 촉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케리 장관은 별도의 기자회견을 통해 북핵 문제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이날 저녁에는 ARF 개막을 앞두고 참가국 외교수장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환영 만찬이 열린다.
특히 만찬장에서 남북 및 북미 외교 수장이 서로 인사를 나누는 수준의 '조우'가 예상돼 주목된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7/01 08:31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