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총독상 받는 '수학 천재' 황준호 씨

posted Jun 28,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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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퀸스대 수석 졸업…7만3천 달러 장학금 받고 美 프린스턴대 진학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캐나다 동포 황준호(피터 황·22) 씨가 171년 역사를 자랑하는 캐나다 온타리오주의 퀸스대 수학과를 수석 졸업하며 총독상까지 받는 영예를 안았다.

 

황씨는 지난 13일 퀸스대 졸업식에서 평점(GPA) 4.3 만점의 성적으로 수석 졸업, 장학금 7만3천 달러(한화 약 8천만원)를 받는 캐나다 총독 상 수상자로 뽑혔다.

 

'현대수학의 메카'로 불리는 프린스턴대 석·박사 통합과정에도 진학했다.

동갑내기인 황태구(50)·이은주 씨 사이의 맏아들인 그는 퀸스대 입학 때까지만 해도 의사를 꿈꿨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의대를 가기 위해 선택한 병원 봉사를 한국으로 왔다가 수학자의 길로 접어들었다.

 

그는 2학년 때 방학을 맞아 혼자 경남 산청의 한센병 환자 요양병원을 찾았다. 시골생활로 무료해하던 그가 시간을 보내는 유일한 낙은 캐나다에서 가져온 수학책들을 읽는 것. 문제를 풀면 딱딱 떨어지는 해답이 나오는 과정을 통해 수학의 재미에 푹 빠졌고, 꿈마저도 바꾸는 계기가 됐다.

 

그는 산청에서 곧바로 캐나다에 있는 부모에게 이메일로 심경을 전했다. 부모는 "아들의 선택을 인정하고, 응원해 주겠다"는 내용의 답장을 보내왔다.

 

가족의 관심과 응원이 목표에 도전하는 데 도움이 됐다. 그는 "대학에 입학해서도 아침저녁으로 부모와 통화를 했고, 한 달에 최소한 두 번은 온 가족이 저녁을 먹으며 대화의 시간을 보냈다"며 "가족이 없었다면 공부에 열중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27일 토론토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수학은 즐거운 학문"이라고 여긴 그에게 어쩌면 GPA 만점은 당연한 것. 비결도 특별하진 않았다.

 

"머리가 남들처럼 좋은 것은 아니에요. 평소처럼 시험 기간에도 7시간 정도는 충분히 잤습니다. 좋아하고 즐기는 걸 하다 보니 만점을 받았어요. 강의를 들은 후 필기한 노트를 다시 읽어보는 습관을 들여 '벼락치기' 공부를 줄인 공부 방법이 통했다고나 할까요. 쉬는 시간에는 교내 한적한 곳에 놓인 피아노를 치며 머리를 식혔어요."

 

그는 한 가지를 완벽하게 익히는 것보다 여러 가지를 체험할 것을 권유한다. 그도 어머니와는 글짓기를, 아버지와는 수학 공부를 했다. 학교에서는 농구·배구·육상 등 다양한 스포츠 활동에 참여했다.

또 초등학교 시절에는 미술관이나 박물관 등을 자주 찾아갔고 피아노와 색소폰 등을 연주했다.

캐나다 총독상 수상자로 뽑힌 황준호 씨.<<토론토 한국일보 제공>>

ghwang@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6/27 10:53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