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인 심재명이 글로 쓴 사모곡 '엄마 에필로그'>

posted Jun 27,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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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한국영화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하나인 심재명 명필름 대표가 에세이를 펴냈다.

 

'엄마 에필로그'(마음산책)라는 제목의 책은 심 대표가 세상을 떠난 어머니를 그리는 절절한 마음을 글로 옮긴 것이다.

 

성공한 사람들 대부분이 세상에 알려진 자신의 업적을 내세우는 책을 내는 경우가 많지만, 심 대표는 남들에게 잘 드러내지 않을 법한 개인사와 어머니의 투병기 등 속 깊은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쉽지 않은 이야기를 세상에 내놓게 된 이유로 그는 "엄마에 대한 기억을 기록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엄마 자신의 이야기를 제대로 듣지 못했다는 안타까움을, 엄마는 내게 어떤 사람인지를 쓰는 것으로 그나마 대신하고 싶었다. 그러면 엄마에 대한 미안함과 나의 슬픔도 좀 옅어질 것 거라고 생각했다."

 

유난히 어려운 살림에 4남매를 애지중지 길러낸 어머니, 유방암 투병에 이어 불치병인 루게릭병에까지 걸려 고통받다 세상을 떠난 어머니를 생각하며 그가 느끼는 미안함과 슬픔은 각별하다.

 

그는 자신의 삶 속에 어머니의 흔적이 얼마나 깊이 아로새겨져 있는지 느끼며 어머니의 일생과 자신의 지난날을 함께 반추한다.

 

'엄마에게 바치는 영화' 부분이 특히 흥미롭다.

 

명필름의 첫 영화였던 '코르셋'이 개봉하던 날 말도 없이 개봉 극장에까지 걸음해 딸과 사위를 걱정하던 어머니의 얼굴, 히트작인 '접속'을 보러 와서 배우들이 연기를 잘했다고 칭찬해주던 어머니의 모습이 생생하게 그려진다.

 

어머니가 힘들게 투병하던 시절부터 4-5년간 공을 들여 만든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과 애니메이션 '마당을 나온 암탉'은 주제와 이야기에 모성의 강인함과 위대함이 녹아 있는 작품들이다. 특히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에는 엔딩 크레디트에 개봉 전 돌아가신 어머니 이름을 넣기도 했다.

 

국문학을 전공하고 영화 광고 카피라이터로 시작해 영화 마케터, 제작자까지 20여년간 영화인으로 살아온 경력답게 간결하면서도 섬세한 감성이 돋보이는 문장들이 많다.

 

176쪽. 1만1천500원.

 

mina@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6/27 09:58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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