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르브론 제임스(29)가 미국프로농구(NBA) 2012-2013시즌 챔피언결정전(7전4승제)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제임스는 21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아메리칸에어라인스 아레나에서 열린 샌안토니오 스퍼스와의 최종 7차전에서 37점, 12리바운드를 기록해 마이애미 히트의 95-88 승리를 이끌었다.
그는 이번 챔피언결정전 7경기에서 25.3점을 넣고 리바운드 10.9개를 기록하며 팀 우승의 견인차 노릇을 해냈다.
특히 1∼3차전까지 세 경기에서는 평균 16.7점에 머물렀지만 승부의 고비가 된 4차전 이후 네 경기에서는 세 차례나 30점 이상을 넣는 승부사로서의 모습을 과시했다.
제임스는 또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에서 뛰던 2006-2007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샌안토니오에 4전 전패로 물러났던 아픔도 올해 7차전 명승부를 통해 통쾌하게 설욕했다.
이달 초 왕년의 '리바운드 제왕' 데니스 로드먼은 제임스를 가리켜 "그가 1980년대 후반이나 1990년대 초반에 뛰었다면 그저 평범한 선수에 불과했을 것"이라고 깎아내렸다.
하지만 설령 로드먼의 말이 맞는다고 하더라도 최소한 제임스가 요즘 시대의 NBA를 사실상 평정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그는 2011-2012시즌 정규리그 MVP에서 선정된 데 이어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 MVP를 받았고 이번 시즌에도 정규리그와 챔피언전 MVP를 독식했다.
2년 연속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 MVP를 한 선수가 휩쓴 것은 1992년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 이후 제임스가 21년 만이다.
또 제임스는 최근 5년 사이에 정규리그 MVP를 네 번이나 휩쓰는 등 그의 별명 '킹'에 걸맞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챔피언결정전도 만일 제임스가 없었다면 마이애미는 우승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의 활약이 가장 빛난 경기는 바로 6차전이었다. 2승3패로 뒤진 가운데 치른 이날 원정 경기에서 제임스는 5점을 지고 있던 4쿼터 종료 20초를 남기고 극적인 3점포를 터뜨렸다.
만일 이 슛이 없었더라면 챔피언결정전은 6차전에서 샌안토니오의 승리로 끝났을 것이다.
하지만 제임스는 이날 4쿼터와 연장전에서만 18점을 몰아치는 괴력을 발휘해 팀에 극적인 역전승을 선사했다.
이날 제임스의 개인 기록은 32점, 11어시스트, 10리바운드였고 이는 NBA 챔피언결정전에서 한 선수가 30점-10리바운드-10어시스트 이상을 기록한 역대 네 번째 사례였다.
가장 최근 기록은 1993년 찰스 바클리로 제임스가 20년 만이었다.
정규리그에서도 그는 마이애미의 27연승을 주도하는 등 맹활약해 MVP 투표에서 한 표를 제외하고 120표의 몰표를 받아 MVP에 선정됐다. 27연승은 NBA 정규리그 사상 최다 연승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2년 연속 MVP 석권이나 챔피언결정전 30점-10리바운드-10어시스트 이상 기록, 정규리그 27연승 등 20년 이상 된 기록들을 새로 쓴 제임스의 활약이 바로 많은 NBA 팬들이 로드먼의 '평가 절하'에 공감하지 못하는 이유다.
특히 제임스는 정규리그 MVP를 4번 이상 받은 NBA 사상 5번째 선수다. 앞선 선수들은 카림 압둘 자바(6회), 빌 러셀, 마이클 조던(이상 5회), 윌트 체임벌린(4회)이 전부다.
제임스는 이날 MVP 트로피를 받고 나서 "코트 밖에서 사람들이 뭐라고 하든 신경 쓰지 않는다"며 "비시즌부터 열심히 준비했고 코트 위에서 그 결과를 얻을 뿐"이라고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6/21 14:13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