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샤를리’테러 이후 이번엔 덴마크서 연쇄 총격

posted Feb 16,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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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샤를리테러 이후 이번엔 덴마크서 연쇄 총격

 

프랑스에서 '샤를리 에브도' 테러가 일어난 지 약 한 달 만에 이를 모방한 연쇄 테러가 덴마크에서 발생, 유럽이 또다시 테러 공포에 휩싸였다. 14일 오후 330(이하 현지 시각)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 주택가의 크루트퇸덴 문화센터에서 '예술, 신성 모독, 그리고 표현의 자유'를 주제로 한 세미나가 열리고 있던 중, 복면을 한 괴한이 자동소총으로 참석자 30여명이 있는 행사장을 향해 창문 밖에서 총알 약 200발을 난사했다. 이 총격으로 다큐멘터리 제작자 핀 노에르가드(55)가 숨지고, 경찰관 3명이 부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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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부터 약 9시간 30분이 지난 15일 오전 1시쯤, 80명이 모여 있던 유대교 예배당 앞에서 또 다른 총격 사건이 발생했다. 첫 테러 현장에서 5쯤 떨어진 곳이었다. 이 테러로 자원봉사로 예배당을 경비하던 유대계 주민 단 우잔(37)이 머리에 총을 맞아 숨지고, 경찰관 2명도 팔과 다리에 총상을 입었다.

 

같은 날 오전 5시쯤에는 덴마크 의회 인근 지하철역에서 한 남성이 검문하던 경찰관을 향해 총을 발사했다. 이 남성은 총격전 끝에 경찰관에게 사살됐다. 경찰은 "사건 주변 감시카메라 영상을 분석한 결과, 경찰에 사살된 남성이 두 테러 사건의 범인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하지만 구체적 신원은 공개하지 않았다. BBC 등 외신은 "용의자는 아랍인 생김새의 건장한 남성으로 덴마크 정보 당국이 감시해온 인물"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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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총기 테러 현장에 있던 프랑수아 치머래(54) 덴마크 주재 프랑스 대사는 "총격이 20초간 지속됐는데 영원처럼 길게 느껴졌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덴마크 경찰은 이번 사건이 최근 프랑스에서 발생한 연쇄 테러를 모방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7~9일 무함마드 풍자 만평을 게재한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의 본사와 파리 인근 코셔(유대인 율법에 따라 가공된 식료품) 수퍼마켓이 이슬람 극단주의자의 테러 공격을 받아 총 17명이 숨졌다.

 

상대적으로 테러로부터 안전한 것으로 인식되던 북유럽마저 공격을 받자 유럽 사회는 큰 충격을 받고 있다. 특히 덴마크가 지난해 극단주의 무장 단체 '이슬람국가(IS)' 공습에 전투기를 지원한 것을 고려할 때, 이번 테러가 그에 대한 보복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독일은 15일 매년 25만명이 찾는 브라운슈바이크 축제를 이슬람 극단주의자의 테러 위협 때문에 전격 취소했다.

 

 

살해 표적 스웨덴 출신 예술가 라르스 빌크스는 누구인가?

 

14일 코펜하겐 카페 테러의 표적으로 추정되는 스웨덴 예술가 라르스 빌크스 씨는 2007년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의 얼굴에 개의 몸을 붙인 모양의 스케치를 발표한 뒤 국제적으로 논란이 됐다. 이슬람교에서는 무함마드의 모습을 그리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하며 개는 특히 불결한 존재로 여긴다. 빌크스 씨는 이후 수차례 테러 위협을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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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지하드 제인으로 불리는 미국인 여성 테러범 콜린 라로즈 등 3명이 빌크스 씨 살해를 모의했다가 적발됐다. 2010년에는 스웨덴 웁살라대에서 강의하던 중 한 남성이 갑자기 연단으로 뛰어들어 그의 머리를 들이받기도 했고, 스웨덴 테러범 멘토르, 멘수르 알리야 형제는 빌크스 씨 집에 불을 지르기도 했다.

 

이슬람국가(IS)의 전신인 이라크 이슬람국가(Islamic State of Iraq)’2007년 빌크스 씨를 살해하기 위해 15만 달러(16500만 원)의 현상금을 내걸기도 했었다. 그는 2013년 알카에다 아라비아 반도 지부(AQAP)이슬람을 거역하는 범죄자로, 생포하거나 죽여도 된다며 공개 수배한 명단 11명 중 한 명에 오르기도 했다. 공개 수배 명단에는 지난달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테러로 사망한 스테판 샤르보니에 편집장도 포함됐었다.

 

수년간에 걸친 위협과 공격이 계속되고 있지만 빌크스 씨는 숨어 지내기를 거부하고 표현의 자유를 위한 각종 공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샤를리 에브도 테러 이후에도 그의 집 주소를 전화번호부에서 확인할 수 있을 정도다. 2010년 이후 24시간 무장 경호를 받고 있는 빌크스 씨는 살해 협박 때문에 표현의 자유라는 신념을 포기해야 한다면 그 또한 비극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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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스웨덴의 한 지역 신문에 게재된 라르스 빌크스 씨의 스케치.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의 얼굴에 개의 몸이 붙어 있는 모양의 이 스케치 발표 이후 빌크스 씨는 수년간 테러 위협과 공격에 시달리고 있다.

 

 

한편 풍자만화가나 예술가들이 잇따라 테러의 표적이 된 것은 형상화를 금지하는 이슬람 교리와 관계가 깊다는 분석이다. 한국이슬람교중앙연합회 관계자는 이슬람교에서는 사진이나 초상, 각종 형상 등에 대해 우상 숭배를 부추기는 것으로 여겨 금하고 있다테러리스트들은 예언자 풍자가들이 무함마드 형상을 모욕적으로 표현한 것을 문제 삼고 있으나 어떤 이유에서든 테러는 용서받을 수 없다고 했다.

 

<권맑은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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