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가 한곬 현병찬 선생 ‘평생의 업적’ 제주특별자치도에 무상 기부
- 한글·제주어 알려온 ‘64년 먹글 인생’…서예작품 1088점·도서 4816점 기증 제안 -
- 저지예술인마을 내 토지 및 전시관도 포함…원희룡 지사 “숭고한 뜻 후대에 전달할 것” -
제주를 대표하는 서예가 한곬 현병찬 선생이 평생의 예술혼을 불태운 본인의 업적들을 제주 문화발전을 위해 무상으로 제주도에 기부한다.
제주특별자치도는 8일 제주도청 집무실에서 한곬 현병찬 선생으로부터 서예 작품과 서예전문도서, 토지 및 전시관 등에 대한 무상 기부 제안서를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주요 기부 제안내용은 서예 작품 1088점(본인 674, 문하생 30, 수집 384)과 서예 관련 도서 4816권(서예 전문 도서 1598, 서화 도록 1699, 교양서적 1442, 기타 77) 등이며, 특히 제주시 한경면 저지예술인마을 내 본인 소유의 토지(3410㎡)와 문화 및 집회시설(지상 2층 규모, 연면적 494㎡) 등 공시가격 6억1800만원 상당의 부동산도 포함됐다.
현병찬 선생은 “기부를 제안하는 작품들은 대단하고 좋은 작품들이라기보다 티끌같이 모아온 일상적인 것들”이라며 “제주문화발전을 위하여 유용한 공간이 된다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원희룡 지사는 “꾸미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작품이 진정한 작품”이라며 “한곬 현병찬 선생님의 숭고한 뜻이 후대에 길이 전해질 수 있도록 소중한 작품들과 공간을 체계적으로 관리해 나가겠다”고 감사의 말을 전했다.
한곬 현병찬 선생은 제주시 화북 출생(1942년생)으로 1957년 제주사범학교 재학시절 소암 현중화 선생의 가르침을 받아 서예 공부를 시작, 64년 동안 한글과 제주어의 다양한 표현과 발굴을 위해 노력해왔다.
1980년 해정 박태준 선생의 사사를 받은 이후 끊임없는 창작활동으로 대한민국미술대전(국전) 서예 부분 대상과 원곡서예상을 수상하는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서예가로 인정받았다.
또한 1987년에는 청소년복지회관에서 서예지도를 시작해 제자들을 양성하는 한편, 저지 문화예술인마을에 제1호로 입주하여 (사)제주도한글서예사랑모임 이사장, (사)한국미술협회 부이사장을 역임하는 등 지속적인 문화예술 활동도 펼쳐 나가고 있다.
현병찬 선생은 1960년부터 초등학교 교사, 교감, 장학사, 교장(시흥·조천·동화초등학교) 등을 지내다가 2003년에 정년퇴직했다.
교사로 재직하는 동안에는 전국학생서예실기대회 지도자상, 전국교육연구대회 서예교육논문 푸른기장상(우수상), 사랑의 사도상 등을 수상했으며 2003년에는 황조근정훈장을 수여받았다.
한편 제주도는 수증심의와 작품평가 및 부동산 감정평가를 거친 이후 수증여부를 결정하고, 수증 후에는 기부작품 및 부동산에 대한 중장기적 활용방안을 마련하여 제주의 문화발전을 위한 유용한 공간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스포츠닷컴 손천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