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巨山, 巨木의 뿌리를 내리고 巨海로 떠나다
<故 김영삼 前 대통령의 국가장을 지켜보면서--->
'통합'과 '화합'을 당부한 대정치가의 마지막 유지를 잊지말아야 한다
거산(巨山) 김영삼 전 대통령의 국가장, 영결식이 27일 국회앞마당에서 거행됐다.
88세를 일기로 서거한 前 김영삼 대통령의 일생은 우리나라 정치사에서 민주화의 산 역사라고 할 수 있다.
야당 지도자로서 유신 군부에 항거하며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목숨까지도 불사했던 그는 투쟁과 영예의 긴 세월 속에서도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부모님에게 매일 안부 인사를 거르지않았던 가장 한국적인 국민으로서의 효자였다.
‘효(孝)는 세상만사의 근본된 인륜의 규칙이다.
자신의 뿌리를 존중하고 경외한다는 것은 세상의 근본과 이치를 실현하는 것과 같다.
그의 정신과 사상은 바로 ‘효’로부터 출발하고 있었음을 이제야 우리는 알 수가 있다.
‘효’ 정신은 바로 ‘충(忠)정신으로 이어져 김영삼 전 대통령의 일생은 한마디로 애국애족의 길이 되었음을 우리는 그의 영결식을 보면서 가슴 뭉클한 심정으로 바라보았다.
청소년 시절 그의 책상 위 벽면에 붙여있었던 ‘未來의 大統領 金泳三’ 이라는 일생의 희망과 꿈이 바로 그의 애국애족을 향한 열정이었음을 우리는 알 수가 있다.
정치인 김영삼은 1979년 의원직 제명을 당하고, 신군부의 가택 연금, 이어 23일간의 단식투쟁 등 정치적 고행 속에서도 “닭의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면서 민주화에 대한 열망을 결코 저버리지 않고 투쟁했다.
1993년 제14대 대통령으로 취임한 뒤 ‘문민정부’의 첫 역사적 과업으로 군부 내 사조직인 ‘하나회’를 해체시키고, 5·18 사태를 단죄하고, 금융실명제와 공직자 재산공개제도를 실현시켜 우리나라 자본의 흐름을 투명하게 하며, 공직자들의 도덕성에 대해 국민이 알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국가발전에 커다란 전기를 만든 것은 우리 역사에 길이 남을 공적이 되었다.
대통령 재임시절, 삼풍백화점과 성수대교 붕괴 그리고 IMF사태라는 국가 위기적인 불행한 사고들이 발생했었지만 故 김영삼 前 대통령의 나라를 위한 민주화의 충정과 공로는 이것을 덮을만한 치적(治績)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에 우리는 오랜만에 전국민적 공감과 여, 야의 통합된 일체감을 볼 수 있었다.
나라의 대지도자가 서거한 뒤 지난 5일간의 장례일정 동안 여, 야의 지도자들이 하나같이 조의를 표하면서 한국 민주화의 대명사 였던 거산 김영삼 전 대통령의 업적과 친화력, 지도력에 경의와 애도를 표했고, 그가 남긴 마지막 당부인 ‘통합’과 ‘화합’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계기를 갖었다.
이제 거산(巨山)은 , 거목(巨木)의 뿌리를 내리고 거해(巨海)로 영면의 여정을 떠났다.
우리는 한국발전을 위해 여, 야 할것없이 대정치가가 남긴 ‘통합’과 ‘화합’의 당부를 잊지말고, 오늘 이 故 김영삼 前 대통령을 떠나 보내면서, 겸허한 마음으로 한국 정치사를 새로이 쓰는 역사적인 계기로 삼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