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외국인 자금의 움직임에 국내 주식시장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선진국의 양적완화 규모 축소 우려로 지난주 외국인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급격한 이탈이 계속되면 국내 주식시장이 더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 수 있다.
외국인 매도세가 진정 국면을 맞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주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가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 '셀 코리아' 완화 가능성…FOMC 주목
외국인은 이달 들어 국내 주식시장에서 '팔자'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움직임에 따른 외국인 자금 이탈로 아시아 증시가 동반 폭락했다.
글로벌 주식형펀드에서는 지난주 70억8천만 달러의 자금이 순유출되며 3주 연속 유출 규모가 확대됐다. 이 중 선진시장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6억4천만 달러에 그쳤다. 신흥시장에서 64억4천만 달러가 순유출됐다.
현금화가 수월한 한국 증시는 여전히 외국인들의 '현금인출기' 구실을 하고 있다. 지난 7일부터 14일까지 6거래일간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순매도한 금액만 3조5천억원이 넘는다.
외국인은 17일에도 순매도를 보이며 7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신흥시장에서의 최근 외국인 자금 이탈 규모와 속도는 과도하다는 분석도 있다.
또 출구전략 공포가 진정되면 한국시장으로는 외국인이 돌아올 수 있다고 전망된다. 동남아 신흥국과 한국의 경제 여건이 다르기 때문이다.
홍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동남아시아와 달리 한국시장은 경기와 주식시장의 펀더멘털이 우수하지만 환금성이 좋아 외국인 투자자의 단기성 위험 관리 차원에서 유출이 더 크게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단기적으로는 FOMC 회의가 외국인 자금 이탈 완화의 계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연준의 양적완화 조기 축소 우려가 단기 자금 회수로 이어지는 모습"이라며 "FOMC에서 양적완화 축소가 단행되지 않을 경우 외국인의 신흥국, 특히 한국에 대한 매도 압력이 완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외국인 대량 매도 후 코스피 반등 추세
과거 외국인의 대량 매도 이후 코스피가 바닥을 찍었다는 점에서 '셀 코리아'가 완화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미국 양적완화 축소 우려에 6월 선물옵션만기일이 겹쳐 지난 13일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은 9천551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이는 일별 기준 사상 12번째로 큰 규모다.
지난주 외국인 순매도는 2조6천543억원 규모로, 주간 기준으로는 사상 4번째로 많은 금액이다.
외국인의 주간 순매도 금액은 2008년 1월 셋째 주에 3조6천212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당시 코스피는 대량 매도가 나타난 다음 주 1,634포인트까지 떨어졌다가 이후 5월 1,888포인트까지 반등했다.
2008년 8월 셋째 주에 외국인은 3조911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코스피는 주간 종가기준으로 9월 셋째 주 1,697포인트까지 이중 바닥을 만들고서 작년 3월 2,034포인트까지 상승세를 탔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과거에도 그랬지만 외국인 대량 매도 후 코스피는 점진적인 안정세를 찾으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개선되는 흐름이 나왔다"며 "코스피가 상승 추세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이중 바닥이 나와야 하며 향후 외국인은 매도에서 분할 매수로 전환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6/17 10:1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