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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탕자쉬안 접견하는 박 대통령
- (서울=연합뉴스) 도광환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이 14일 오전 청와대에서 탕자쉬안 중국 전 국무위원을 접견, 인사하고 있다. 2013.6.14 dohh@yna.co.kr
탕자쉬안 면담…탕 "핵보유국 지위 불인정 입장 北에 전달"
6번째 만남…靑 "더 우호적일 수없을 정도의 우호적 면담"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은 남북당국대화 무산으로 다시 안갯속에 빠진 북한 문제의 해법을 오는 27일 예정된 한중정상회담을 통해서 찾아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과 직접 대화할 기회가 사실상 '소멸'된 상황에서 비핵화 등 북한 이슈에 대한 진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한중 정상회담이 하나의 돌파구 내지 변곡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에서다.
박 대통령이 이틀간의 '무(無)일정'을 깨고 14일 오전 방한 중인 탕자쉬안(唐家璇·75) 전 외교담당 국무위원(부총리급)을 청와대에서 면담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해석된다.
탕 전 국무위원은 한중수교 당시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급)를 역임했으며 이후 중국 정부내 외교분야 실무사령탑인 국무위원직을 마칠 때(2008년)까지 장기간에 걸쳐 한반도 문제를 담당해 온 전문가다.
박 대통령은 탕 전 국무위원을 만나 "중국측 입장은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정책과 상응하는 점이 많다"면서 "한국 정부는 북한의 도발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응하지만 대화의 문은 열어 놓고 북한이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 변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중국 등 국제사회가 일관된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고 말했다고 김행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박 대통령은 또 "남북관계가 쉽지만은 않지만 꾸준히 노력할 것"이라면서 "최근 남북 당국 대화가 무산된 것이 안타깝다. 형식이 상대방에 대한 존중의 태도를 보이는 것인 만큼 내용을 지배할 수도 있기 때문에, 대화를 위한 대화가 아니라 진정성 있는 대화를 이루어나갈 수 있도록 중국측이 북한을 설득해달라"고 요청했다.
탕 전 국무위원은 "중국은 커다란 기대를 갖고 박 대통령의 국빈 방중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성의를 다해 준비하고 있다"면서 "한중 정상회담은 최근 중러, 중미 정상회담과 함께 중국에 가장 중요한 3대 정상회담 중 하나"라고 말했다.
탕 전 국무위원은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수호,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 입장 등을 견지하고 있다"면서 "북한의 핵보유 정책이나 핵실험은 중북 관계의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북한에 전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과 탕 전 국무위원의 만남은 이번이 6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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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 대통령, 탕자쉬안 접견
- (서울=연합뉴스) 도광환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이 14일 오전 청와대에서 탕자쉬안 중국 전 국무위원을 접견, 환담하고 있다. 2013.6.14 dohh@yna.co.kr
박 대통령은 당시 왕자루이(王家瑞) 공산당 대외연락부장과 탕 국무위원을 연이어 만난 자리에서 "유능한 중재자가 돼달라"며 "바로 중국이 그 역할을 해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탕 국무위원은 당시 "북핵폐기는 중국의 확고한 입장"이라며 "북핵에 대한 (중국의) 인내심의 레드라인(한계선)은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6번째 만남을 입증하듯 이날 면담은 예정된 30분을 넘어 1시간 이상 이어졌다.
이정현 홍보수석은 기자들과 만나 "분위기는 더 우호적일 수 없을 정도로 우호적이었다"면서 "두 분이 아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특히 박 대통령이 2005년 감기에 걸린 상태로 방중했을 당시를 회상하며 "탕 국무위원께서 콜라와 뜨거운 물을 섞은 감기 특효약을 소개해 주셔서 중국에서도 먹고 한국에도 그 소식이 널리 알려져 다른 사람들도 실험해보고 그랬던 기억이 난다"고 언급하자, 탕 전 국무위원이 "이것은 양약과 한의약을 결합하는 특효라고 할 수 있다"고 화답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탕 전 국무위원은 박 대통령에게 '一品淸廉(일품청렴)'이라는 문구를 담은 연꽃 부조 액자를 선물로 전달했다.
탕 전 국무위원은 선물의 의미에 대해 "'렴(廉)'의 중국어 발음이 연꽃의 '련(蓮)'자와 같다는 점에서, 중국에서는 흙탕물에서 연꽃이 자라지만 그 꽃은 매우 깨끗해 높이 사랑받는데, 이는 맑고 깨끗한 박 대통령의 사상이나 철학과도 일맥상통한다"고 설명했다고 청와대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