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본문시작

'원세훈 각본·감독' 국정원 대선 개입 드러났다

posted Jun 14, 2013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뷰어로 보기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뷰어로 보기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원세훈 각본·감독' 국정원 대선 개입 드러났다>

 

고개숙인 원세훈 전 국정원장 <<연합뉴스DB>>
 

'국가 안보' 맡은 정보기관이 '국정 홍보'에 주력

 

정부 정책 반대하면 무조건 '종북좌파' 딱지 붙여

 

(서울=연합뉴스) 임주영 송진원 기자 = "종북좌파를 척결하고 제도권 진입을 막아라"

 

국가정보원의 정치·대선 개입 의혹은 '종북세력'에 대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과도한 집착과 잘못된 판단에서 비롯돼 국정원 직원들이 동원된 '조직적 불법 행위'였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윤석열)은 14일 원 전 원장이 북한의 주의·주장에 동조하는 세력은 물론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야당, 시민단체, 노조 등에 대해서도 결과적으로 '국정 흔들기'에 동조한다는 의미에서 모두 종북 세력으로 인식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국정원의 직무 범위를 넘어서는 불법적인 지시가 이뤄졌고 심리정보국 직원들이 인터넷에서 대북심리전이라는 명목으로 정치·선거 개입 활동을 했다는 것이다.

 

정권에 대한 원 전 원장의 '과잉 충성'이 국정원 전체에 '불법 행위를 자행한 조직'이란 불명예를 안긴 셈이다. 이는 국정원의 전신인 중앙정보부와 국가안전기획부 시절 광범위한 국정 관여로 '정보 정치', '공작 정치'라는 국민적 비난에 직면했던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 이상한 국정원 운영 방침 "공격적으로 수행하라" = 원 전 원장의 국정원 운영방침은 2008년 이명박 정부 초대 행정안전부 장관을 역임할 때 근간이 세워졌다.

 

시초는 '광우병 촛불 사태'였다. 원 전 원장은 행안부 장관 시절에 터진 이 시위가 종북좌파들의 선전·선동으로 일어났다고 인식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원 전 원장은 2009년 2월 국정원장에 취임한 뒤 대통령의 원활한 국정 수행을 방해하는 종북좌파에 대해 효과적인 국정홍보 대응체계를 구축하는 게 국정원의 중요한 과업이라고 봤다.

 

이는 "국정원의 임무는 정부 정책이 제대로 추진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 넓은 시각에서 업무를 더 공격적으로 수행하라"는 지시(2009년 5월15일 부서장회의)에서 잘 드러난다.

 

'종북세력'에 대한 인식이 왜곡됐다. 종북좌파의 범위를 확대 해석하고 이들의 제도권 진입을 차단하는 게 중요 과제였다.

 

원 전 원장은 종북좌파들의 주된 활동 무대가 인터넷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사이버상의 국정 홍보가 가장 중요하다고 보고 3차장 산하의 심리전단을 확대 개편했다.

국정원 관련 의혹 사건 수사결과 발표하는 검찰
국정원 관련 의혹 사건 수사결과 발표하는 검찰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이진한 서울중앙지검 2차장검사가 14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검찰청에서 국정원 관련 의혹 사건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13.6.14 superdoo82@yna.co.kr

 

 

취임 한 달 만에 심리전단을 독립 부서로 만들고 산하의 사이버팀을 2개팀으로 늘렸다. 사이버팀은 규모가 계속 커져 지난해 총선 및 대선을 앞두고는 4개팀, 총 70여명으로 커졌다.

◇매월 전체 부서장 회의서 `원장님 지시' 하달 = 원 전 원장은 매월 열리는 전 부서장 회의에서 각종 지시 사항을 시달했다.

 

이 지시는 실·국장의 산하 팀장 회의, 팀장 주재 회의 등을 거쳐 전 직원에게 전파됐다. 내부 전산망에는 '원장님 지시·강조 말씀'을 띄웠다.

 

지시는 이종명 전 3차장, 민모 심리전단장, 사이버 팀장을 거쳐 각 팀원에게 배당됐다. 주요 활동 결과는 원 전 원장에게 보고됐다.

 

팀원들은 각자 맡은 인터넷 사이트에 들어가 게시글을 모니터링하면서 댓글과 게시글을 쓰거나 추천·반대 클릭을 했다.

 

◇선거 개입의도 지시 12차례 = 검찰은 원 전 원장이 전 부서장 회의에서 한 발언을 묶은 '지시·강조 말씀'을 토대로 주요 혐의를 구성했다.

 

원 전 원장은 세종시나 4대강 사업, 자유무역협정(FTA), 제주 해군기지 등 주요 국정 현안에 대해 정부 입장을 옹호하고 반대 세력에는 적극 대응을 지시했다.

 

2010년 1월 22일 "세종시 등 국정 현안에 대해 '반대를 위한 반대'를 일삼는 좌파 단체들이 많은데 보다 정공법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음. 우리 원이 앞장서서 대통령님과 정부 정책의 진의를 적극 홍보하고 뒷받침해야 할 것임"이라고 지시했다.

 

원 전 원장은 2009년 5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10차례나 정치관여 지시 관련 발언을 했다.

 

선거 개입 의도로 보이는 지시도 2010년 1월부터 지난 대선 직전까지 12번이나 하달됐다.

검찰, 국정원 댓글 경찰 수사과정 공개
검찰, 국정원 댓글 경찰 수사과정 공개
(서울=연합뉴스) 국정원 댓글 사건을 수사한 서울 수서경찰서가 대선 3일 전인 지난해 12월16일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하는 과정에서 서울경찰청이 개입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14일 검찰이 밝혔다. 사진은 검찰이 공개한 국정원 댓글 사건을 수사하던 당시의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 디지털증거분석실 녹화영상과 녹취록. 2013.6.14 zjin@yna.co.kr
 

 

 

"종북 좌파들은 북한과 연계해 다시 정권을 잡으려 하는데 금년에 확실히 대응 안 하면 국정원이 없어진다"(2012년 2월17일), "종북좌파 세력이 국회에 다수 진출한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고 우리 사회에 발붙일 수 없도록 해야 한다"(2012년 6월15일) 등이다.

◇직원들 네티즌 가장해 `댓글 자작극' = 심리전단 직원들은 평범한 네티즌을 가장해 '댓글 자작극'을 벌였다.

이들은 원 전 원장의 지시를 대응 논지와 함께 하달받아 외부 조력자들과 함께 댓글 작업으로 이행했다.

 

지난해 8월말 심리전단의 외부 조력자인 이모씨는 '오늘의 유머'에 접속해 이명박 대통령의 서울시장 재직시 업적을 썼고 같은 날 사이버팀 직원 3명이 '추천'을 클릭했다.

 

직원들이 직접 정치나 대선 관련 글을 올리기도 했다.

 

직원 김모씨는 지난해 11월6일 '오유' 사이트에 "48번째 해외 순방? 진짜 대단한듯"이라는 제목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외교력이 탁월하다고 주장했다.

 

이모씨는 지난해 11월23일 '오유'에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천안함 폭침 후 나온 5.24 대북 제재 조치까지 해제하겠다고 한다. 국민은 어떤 후보가 우리 안보와 국익을 수호하고 책임질 수 있는지를 눈여겨봐야…"라는 글을 올려 문 후보의 공약을 비판했다.

 

직원들은 '오유' 등 15개 사이트에서 5천179건의 글을 올렸다. 이 중 정치 관여 글이 1천704건, 대선 관련 글은 73건이다.

 

민주당이나 문 전 후보를 반대한 글이 37건, 통합진보당이나 이정희 후보를 반대한 글은 32건, 안철수 당시 무소속 대표를 비방한 글은 4건이었다. 지난해 9월 3건, 10월엔 9건이었지만 대선이 임박한 11월 24건, 12월 35건으로 급증했다.

 

찬반 클릭도 5천174건(대선 관련은 1천281건) 이뤄졌다.

 

검찰은 직원들의 불법 활동에 대해 최종 책임자인 원 전 원장에게 법적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고 판단내렸다.

 

 

zoo@yna.co.kr

san@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6/14 16:08 송고


  1. 경총 현관 위 기습시위

    경총 현관 위 기습시위 [ 2013-06-14 11:05 송고 ] <!-- 사진구매하기 끝 <!-- 기사내용 경총 현관 위 기습시위 (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14일 오전 서울 마포구 대흥역 인근 한국경영자총협회 앞에서 알바연대 회원들이 현관 위 기습시위를 하고 있다. ...
    Date2013.06.14
    Read More
  2. No Image

    코스피 4거래일 만에 1,880대서 소폭 반등

    코스피 4거래일 만에 1,880대서 소폭 반등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기자 = 14일 코스피는 연일 계속된 외국인의 순매도 행진으로 1,880대에서 소폭 반등하는 데 그쳤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6.51포인트(0.35%) 상승한 1,889.24로 거래를 마치며 4거래일 만...
    Date2013.06.14
    Read More
  3. '원세훈 각본·감독' 국정원 대선 개입 드러났다

    <'원세훈 각본·감독' 국정원 대선 개입 드러났다> 고개숙인 원세훈 전 국정원장 <<연합뉴스DB>> '국가 안보' 맡은 정보기관이 '국정 홍보'에 주력 정부 정책 반대하면 무조건 '종북좌파' 딱지 붙여 (서울=연합뉴스) 임주영 송진원 기자 = "종북좌파를 척결하고...
    Date2013.06.14
    Read More
  4. 檢, 새한티이피 원전 시험성적서 다수위조 추가확인

    檢, 새한티이피 원전 시험성적서 다수위조 추가확인(종합) 원전 성적서 위조 업체대표 직원 영장심사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원전 부품 성적서 위조 파문을 일으킨 새한티이피 오모 대표와 JS전선 전 직원 문모씨가 6일 부산지법 동부지원에서 영장실...
    Date2013.06.14
    Read More
  5. 정진후 "영훈국제중 기부금 받고 부정입학 의혹"

    정진후 "영훈국제중 기부금 받고 부정입학 의혹" 진보정의당 정진후 의원 <<연합뉴스 DB>>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성적조작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영훈국제중학교가 거액의 기부금을 받고 교과성적이 좋지 않은 학생을 부정입학시켰다는 의혹...
    Date2013.06.14
    Read More
  6. 8월부터 원유가격 12.7% ↑…우유도 200~300원 오를듯

    8월부터 원유가격 12.7% ↑…우유도 200~300원 오를듯 한 대형마트 우유판매대 모습 <<연합뉴스DB>> (세종=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농림축산식품부는 '원유(原乳)가격 연동제' 도입에 따라 현재 1ℓ당 834원인 원유 기본가격이 8월부터 1ℓ당 940원으로 12.7% 인...
    Date2013.06.14
    Read More
  7. 오정현 SSCP대표 등 4명 조세피난처에 유령회사 설립

    오정현 SSCP대표 등 4명 조세피난처에 유령회사 설립(종합2보) 오정현 SSCP대표 등 4명 조세피난처에 유령회사 설립 (서울=연합뉴스) 인터넷 언론 뉴스타파는 13일 오정현 SSCP 대표가 조세피난처인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페이퍼컴퍼니(서류로만 존재하는 유...
    Date2013.06.14
    Read More
  8. 쌍용건설 워크아웃 확정…내주 자금 수혈

    쌍용건설 워크아웃 확정…내주 자금 수혈(종합3보) 쌍용건설 워크아웃 확정…내주 자금 수혈 (서울=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13일 워크아웃(기업 재무구조 개선)이 사실상 확정된 쌍용건설의 서울 송파구 신천동 본사. 이날 워크아웃 확정으로 채권단은 쌍용건설...
    Date2013.06.14
    Read More
  9. 괴산 친환경논에 '화석생물' 투구새우 서식

    <괴산 친환경논에 '화석생물' 투구새우 서식> 괴산서 발견된 긴꼬리투구새우 (괴산=연합뉴스) 변우열 기자 = 충북 괴산군 감물면 이담리의 논에서 서식하는 긴꼬리투구새우. 긴꼬리투구새우는 고생대 화석과 현재의 모습이 흡사해 '살아있는 화석 생물'로 불리...
    Date2013.06.13
    Read More
  10. 北 "당국회담 무산 南책임"…판문점 채널 이틀째 불통

    北 "당국회담 무산 南책임"…판문점 채널 이틀째 불통(종합2보) 읽지 못한 현수막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지난 12일 오전 그랜드힐튼 호텔에 마련된 남북당국회담장이 철거되고 있다. 이날 예정됐던 남북당국회담은 지난 11일 수석대표 '격(格)'을 놓고...
    Date2013.06.13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917 918 919 920 921 ... 962 Next
/ 9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