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당국회담 무산 南책임"…판문점 채널 이틀째 불통(종합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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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읽지 못한 현수막
-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지난 12일 오전 그랜드힐튼 호텔에 마련된 남북당국회담장이 철거되고 있다. 이날 예정됐던 남북당국회담은 지난 11일 수석대표 '격(格)'을 놓고 대립하던 끝에 무산됐다. 2013.6.12 xyz@yna.co.kr
조평통 대변인 담화로 첫 반응…"회담에 미련 없다"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13일 남북당국회담 무산을 우리 정부의 책임으로 돌리면서 당국회담에 미련이 없다고 밝혔다.
조평통은 이날 대변인 담화를 통해 "북남당국 회담이 괴뢰패당의 오만무례한 방해와 고의적인 파탄책동으로 시작도 못해보고 무산되고 말았다"며 "우리는 당국회담에 털끝만한 미련도 가지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조평통 대변인은 "우리는 당국회담을 파탄시킨 도발적 망동을 절대로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남측은) 이번 사태가 북남관계에 미칠 엄중한 후과에 대해 전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담화는 지난 11일 남북당국회담이 무산된 이후 나온 북한의 첫 공식 반응이다.
당국회담에 미련이 없다는 북한의 입장은 전날 우리 정부가 무산된 당국회담을 다시 성사시키기 위해 수정제의를 하지 않겠다고 밝힌 데 대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판문점 연락관의 전화를 받지 않아 연락채널도 사실상 단절됐다.
통일부는 우리 측 판문점 연락관이 이날 오전 9시께 북측 연락관에게 시험통화를 시도했으나 북측에서 전화를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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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측 연락관이 남북연락관 직통전화로 북한 연락관과 전화통화를 하는 모습 <<연합뉴스DB>>
특히 조평통 대변인은 담화에서 북측이 회담 불참을 통보한 배경도 조목조목 밝혔다.
대변인은 "남측이 처음부터 장관급 회담을 주장하고 통일부 장관을 내보낼 의향이라고 확약했음에도 회담이 개최되기 직전에 수석대표를 아래급으로 바꾸어 내놓는 놀음을 벌인 것은 북남 대화역사에 있어본 적이 없는 해괴한 망동으로서 무례무도의 극치"라고 비난했다.
또 남측이 통일부 장관의 상대로 노동당 대남담당 비서를 겸하고 있는 통일전선부장이 나와야 한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이것은 우리 체제에 대한 무식과 무지를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며 "당중앙위원회 비서가 공식 당국대화 마당에 단장으로 나간 적은 한번도 없다"고 일축했다.
회담 의제와 관련해서도 남측이 6·15와 7·4 공동기념, 민간왕래와 접촉, 협력사업 문제는 의제에 넣지 않으려고 "앙탈을 부렸다"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대변인은 "앞으로 당국회담이 열린다고 해도 과연 문제토의가 제대로 되겠는지, 북남관계를 개선하여 나갈 수 있겠는지를 다시금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며 남북대화에 거듭 회의적인 입장을 밝혔다.
대변인은 또 박근혜 대통령의 대북정책 기조인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언급하면서 "이전 정권의 대결정책과 한치도 다르지 않으며 오히려 그것을 능가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6/13 10:33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