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銀, 격론 끝 동의…신한銀 동참 가능성 높아져
'데드라인' 이틀 앞두고 상장폐지 모면할 듯
(서울=연합뉴스) 안승섭 홍정규 김승욱 기자 = 국내 시공능력 13위인 쌍용건설[012650]의 워크아웃(기업 재무구조 개선)이 극적 타결로 가닥을 잡았다.
쌍용건설은 워크아웃 개시가 미뤄지면서 이미 적지 않은 타격을 입었지만, 막판 합의 도출로 상장폐지 위기를 벗어나고 회생을 모색할 수 있게 된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쌍용건설 채권단인 국민은행은 전날에 이어 이틀째 여신심사위원회를 열어 격론 끝에 워크아웃에 동의하기로 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쌍용건설의 회생 가능 여부를 집중적으로 논의했다"며 "부정적 의견도 많아 치열한 논의 끝에 표결에 부친 결과 동의로 결론났다"고 밝혔다.
국민은행이 동의함으로써 오는 13일 오전 여신심사위원회를 여는 신한은행도 워크아웃에 동의하는 쪽으로 기울 가능성이 한층 더 커졌다.
수출입은행이 워크아웃 개시에 동의한 가운데 산업은행과 서울보증보험도 주요 채권은행의 의사에 따르는 '조건부 동의'로 가닥을 잡은 상태다.
이에 따라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을 포함해 워크아웃 개시 요건인 채권단의 75% 이상이 합의에 도달, 긴급 지원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워크아웃 개시 이후 채권단의 지원 규모는 1천70억원의 출자전환과 4천450억원의 신규 자금 공급이다. 지난 2월26일 결의한 1천700억원의 출자전환 이행도 포함된다.
쌍용건설은 이달 말까지 유예된 상장폐지 위기를 벗어날 수 있게 된다.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은 유예 시한의 2주일 전까지 합의가 안 되면 채권단에 워크아웃 부결을 통보할 계획이었다. 그러면 쌍용건설은 상장폐지를 공시해야 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쌍용건설 상장을 유지해야 영업 차질이 적고 인수·합병(M&A)도 순조로워 어제 각 채권은행에 14일을 '데드라인'으로 통보했다"고 말했다.
다만, 채권단 내에서는 여전히 쌍용건설의 회생 가능성에 부정적인 시각도 많아 신한은행이 워크아웃 부결로 급선회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쌍용건설 워크아웃이 타결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은 금융당국의 강한 압박과 설득 때문이라는 점에서 시장 원리에 따라 법정관리로 돌아설 수도 있다는 것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채권단의 실질적·잠재적 부담이 너무 크다"며 "비협약 채권자까지 포함하는 법정관리가 깔끔하고 공평하다"고 지적했다.
쌍용건설에 1조3천600억원을 투입한 채권단은 신한은행의 동의로 워크아웃이 개시되면 최소 1조원을 더 집어넣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쌍용건설은 워크아웃이 3개월 넘게 지연되는 탓에 대규모 해외 수주가 불발되는 등 이미 피해가 현실화했다.
2억달러와 6억3천만달러 규모인 싱가포르 복합건축 공사 2건은 쌍용건설이 재무개선 자료를 제출하지 못해 각각 수주에 실패했거나 실패가 확실시되고 있다.
중동의 11억3천만달러 짜리 지하철 공사도 지난달 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재무개선 자료를 오는 14일까지 제출해야 한다고 쌍용건설은 밝혔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6/12 17:41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