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설계 5건 수주 직·간접 관여…해외유출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한국전력기술 직원의 원자력발전 부품 성적서 위조 사건 수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한전기술 전(前) 직원이 핵심 원전기술을 빼돌려 직접 회사를 설립하고 원전설계 사업을 도급받은 사실이 또 드러났다.
한전기술은 원전을 설계하고 원전 부품 제조업체가 민간 시험업체에서 발급받은 성능검증 시험서를 승인하는 한국전력의 자회사다.
서울서부지검은 한전기술의 원전 관련 핵심 영업비밀을 빼돌린 혐의(영업비밀 누설)로 전 한전기술 안전분석책임자 이모(51)씨를 구속했다고 11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2010년 3월부터 같은 해 11월까지 한전기술의 핵심기술인 원전설계 계산서와 원전 배관도면 등 비밀 파일 9천여개를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이씨는 2010년 6월 퇴직을 앞두고 3개월 전부터 영업비밀 파일을 직접 USB 저장장치 등에 내려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자신이 접근할 수 없는 핵심기술은 상급자 아이디를 이용해 빼돌렸으며 퇴직 이후에는 자신의 부하였던 직원들을 시켜서 필요한 기술을 빼냈다.
이씨는 빼돌린 기술을 이용해 원전설계 관련회사를 세우고 한전기술로부터 총 도급비 12억원 상당의 원전설계 5건을 수주받는데 관여했다. 그는 울진 원전 1,2호기 설계에도 관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원전 설계 기술은 안전과 관련해 매우 중요한 기술로 외부로 유출될 경우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며 "이씨가 관련 기술을 해외로 유출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6/11 12:02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