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재복 대기자]
지난해 12월1일 러시아 서베링해에서 침몰한 ?501오룡호?의 사망·실종 선원
가족들이 폭발했다. 선사인 사조산업의 불성실한 보상금 협의에 반발, '상경 투쟁'에 돌입했다. 501오룡호 사망·실종자 가족 비상대책위원회는 5일 "무성의한 보상금 협의에 항의하려고 사조산업
본사가 있는 서울에서 무기한 투쟁을 벌인다"고 밝혔다.
사고 발생
후부터 사고대책본부가 꾸려진 사조산업 부산지사에 머무르던 선원 가족들은 이날 오전 함께 상경해 오후부터 서울 서대문구 사조산업 본사 정문에서
집회를 개최했다. 현재 사조산업은 사망·실종 선원 한 사람당 3500만원의
위로금(보상금 별도)을 제시해 놓고 있다.
고장운 비상대책위원장은
"(위로금) 3500만원은 말도 안 되는 금액"이라며 "국회와 외교부 등 관계기관을 잇따라 방문해 중단된 수색 재개는 물론 제대로 된 보상절차
개시를 촉구할 것"이라고 토로했다. 특히 501오룡호 사망·실종자 가족들을
더욱 격분시킨 것은 책임자인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의 행보 때문이다. 주 회장은 501오룡호 사고 발생 후 실종자 가족들을 찾아 진정성 있는
모습으로 책임을 지겠다고 했지만 현재는 논란에서 한 발 물러나 뒷짐을 지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주 회장은 501오룡호 사고 발생 다음 날인 지난해 12월2일 오후 늦게 실종자 가족들 찾아
"가족들이 원하는 대로 사고 수습에 온 힘을 다하겠다. 회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그에 따른 책임은 내가 지겠다"고 말한 뒤 다음 날인
3일 브리핑에 직접 참석, 사태 해결을 위해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후 지난달 25일 오전 부산 감천항으로 들어오는
501오룡호 생존선원들과 만난 것이 전부다.
고 비대위장은
"가족들이 원하는 대로 사고 수습에 온 힘을 다하겠다던 주 회장은 어디서 뭐하는 건지 답답하다"며 "경주 마우나오션 리조트 참사로 숨진 부산외대
학생 유가족들에 대한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의 모습을 조금이라도 보고 배웠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마우나오션 리조트 참사 당시 유가족과의 원만한 합의 뒤에는 이 회장의 역할이 켰다. 이 회장은
마우나오션 리조트 보험금 1억원(1인당 1000만원)에 사재로 위로금 일부를 부담했다. 정확한 보상금 액수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보상금 규모는
숨진 학생 1명당 5억~6억원 규모로 전해졌다. 고 비대위장은 "주 회장을
비롯한 사조산업이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할 경우 세월호 유가족들과 만나 연대하는 방안도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해 12월1일 침몰한 501오룡호의 실종 선원
수색작업은 한 달간 지속하다가 올해 1월1일부터 러시아 해역의 입어활동 금지기간이 시작되면서 중단됐다. 현재까지 501오룡호 승선원 60명
가운데 지금까지 7명이 구조되고 27명이 사망했으며 26명은 실종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