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택 사회초년생, 가구주 아니라도 행복주택 입주 가능
서울의 한 중소기업에 다니는 1년 차 직장인 A 씨(28)는 서울 구로구 오류동에 짓는 행복주택의 공고가 나오면 곧바로 입주를 신청할 생각이다. 광주 출신인 A 씨는 지난해 7월 정부가 예고한 ‘행복주택 입주 자격안’을 보고 한때 낙담했다. 아버지가 광주에 아파트를 갖고 있어 신청자격이 제한된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달 1일 확정된 입주자격은 이보다 크게 완화돼 본인만 무주택자면 입주할 수 있게 된 것이다. A 씨는 “목돈이 없어 서울 친척집에 머물며 월세방을 알아보고 있었다”면서 “주변 시세보다 싼 행복주택에 입주하면 주거비 부담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기대했다.
도심 내 서민임대주택인 행복주택의 기본 입주요건이 ‘무주택 가구주’에서 ‘무주택 가구원’으로 완화된다. 특히 부모가 다른 지역에 집을 갖고 있더라도 홀로 독립해 사는 무주택 사회초년생에게 행복주택 입주기회를 주기로 했다. 국토교통부는 이 같은 행복주택 입주 요건을 담은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을 2월 27일부터 시행한다고 1일 밝혔다. 행복주택은 주로 신혼부부, 대학생, 사회초년생 등을 위해 도심에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게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박근혜 정부의 핵심 주거복지 사업이다.
확정된 요건에 따르면 무주택자라면 가구주가 아니어도 행복주택 입주를 신청할 수 있도록 자격요건이 완화됐다. 지난해 7월 예고한 안에서는 무주택인 가구주만 신청할 수 있었다. 이에 따라 5년 차 이내 신혼부부의 경우 남편이 행복주택이 들어서는 시군 또는 그와 맞닿은 시군의 직장에 재직 중인 무주택 가구주만 신청할 수 있었다. 완화된 안에 따르면 남편이 아니라 아내의 직장이 행복주택이 들어서는 시군 또는 그와 맞닿은 시군에 있어도 입주 신청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특히 사회초년생의 무주택 기준이 대폭 완화돼 본인이 취업한 지 5년 이내 무주택자라면 입주 신청을 할 수 있게 된다. 기존에는 함께 살지 않는 부모가 집을 갖고 있으면 자녀는 행복주택 입주 대상에서 원천 배제됐다. 자녀가 부모와 떨어져 직장 주변에서 혼자 살 경우 ‘독립’으로 보고 무주택자로 인정해야 한다는 여론을 수용한 것이다. 행복주택 물량 가운데 80%는 도입 취지대로 대학생, 사회초년생, 신혼부부 등 젊은 계층에 공급된다. 나머지 20%는 취약계층과 노인에게 돌아간다. 산업단지에 공급하는 행복주택의 경우 산단 근로자에게 80%가 공급된다. 공급물량의 50%는 기초단체장이 우선 선정할 수 있으며 지방자치단체나 지방공사가 직접 사업을 시행할 경우 비율이 70%까지 확대된다.
신혼부부, 대학생, 사회초년생의 행복주택 거주 기간은 6년(2년마다 계약 갱신)으로 제한된다. 하지만 행복주택에 살던 대학생이 취업하거나 사회초년생이 결혼할 경우에는 최대 10년까지 살 수 있다. 노인이나 취약계층, 산단 근로자는 최장 20년까지 거주할 수 있다. 개정된 규칙은 올해 상반기(1∼6월)에 입주자를 모집하는 서울 송파구 삼전동지구와 서초구 내곡동지구 등부터 적용된다.
권맑은샘 기자 kbc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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