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美 시애틀미술관과 내년 3월 반환 합의
[류재복 대기자]
조선 초기 ‘덕종어보’가 내년 3월 국내로 돌아온다. 덕종어보는 성종 2년(1471년) 성종이 세조의 아들 덕종(德宗, 1438~1457년)을 ‘온문의경왕’(溫文懿敬王)으로 추존하고자 존호를 올리면서 제작된 것으로, 1924년까지 종묘에 보관돼 있었다. 문화재청(청장 나선화)은 미국 시애틀미술관의 반환 합의에 따라 미국에 있는 ‘덕종어보’가 내년 3월에 우리나라로 돌아온다고 16일 밝혔다. 시애틀미술관은 ‘덕종어보’를 문화재 애호가인 토마스 D. 스팀슨 씨로부터 1963년 기증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재청은 지난 7월 덕종어보 반환 문제를 우호적인 방법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입장을 국립문화재연구소를 통해 시애틀미술관에 전달했고, 지난 7월부터 시애틀미술관과 직접 협의를 진행했다. 이에 시애틀미술관은 협의 과정에서 덕종어보를 반환할 뿐만 아니라, ‘인수(印綬, 어보에 달린 끈)’까지 함께 기증하겠다는 입장을 알려 왔다.
이번 덕종어보의 환수는 문화재청이 외국 소장기관과의 직접 협상을 통해 우호적으로 해결했다는 점에서 모범사례로 평가된다. 또한 이번 덕종어보의 우호적 반환은 미국, 일본 등 외국 기관에 소장된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유물의 환수 추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덕종어보는 내년 3월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양 기관 관계자, 기증자 유족 등이 참석한 가운데 반환될 예정이며, 문화재청은 덕종어보 환수가 완료 되는대로 내년 상반기 국립고궁박물관 특별전시를 통해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다.
한편, 문화재청은 지난 2013년 한미 공조를 통해 압수된 ‘문정왕후어보’와 ‘현종어보’의 조속한 환수를 위해 미국 국토안보수사국(HSI)과 지속적인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수사 절차가 마무리되면 내년 초에 국내로 반환될 것으로 예상된다.